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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스터 앞날 "속단은 금물"

냅스터 앞날 "속단은 금물"

음반사와 짝짜궁땐 유료회원제 될수도

혹시 당신은 지난주 ‘냅스터’(Napster.com)를 비롯한 인터넷 서비스에서 음악 한 곡이라도 다운로드받지 않았는가? 없었다면 둘 중의 하나다. CD 한장을 사기위해 여러 곳을 헤맨 뒤 돈을 아까워하며 산 기억이 없는, 음악과는 전혀 무관하게 사는 사람이거나, 인터넷에서 단순 정보만을 이용하는 초보자거나.


서비스 중단여부 결정은 9월중순

지난 한주동안 온라인 음악 파일 공유 서비스 ‘냅스터’를 이용한 네티즌의 숫자는 무려 5,800만명. 웹 서비스 사용량을 조사하는 PC 데이터 온라인의 집계에 따르면 이는 전통적으로 인터넷 최고 음악 사이트였던 리얼 네트워크의 Real.com을 가볍게 제친 것은 물론, 각 분야에서 최고 사이트라 할 수 있는 ESPN.com, DISNEY.com, MSNBC.com과 Priceline.com 등의 접속량을 뛰어넘는 어마어마한 숫자다.

지난 7월26일 미국 연방법원이 냅스터 서비스를 폐쇄하라는 판결을 내리자 온라인 음악팬들은 곧 가라앉을 보물섬에서 하나의 황금이라도 더 건지려는 사람들처럼 이곳으로 몰려들었다. 냅스터 뿐만이 아니었다. 스카우어 익스체인지 , 프리넷,아이메시 , 큐트 엠엑스 등 냅스터와 비슷한 파일 공유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도 덩달아 특수를 누리며 트래픽 정체를 빚었다.

다행히 냅스터가 폐쇄직전인 7월28일 항소와 함께 폐쇄명령유예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법원에 제출하고 샌프란시스코 항소순회법원이 이 신청을 받아들임으로써 일단 서비스 중단 여부는 항소심 판결이 나는 9월 중순까지 미뤄지게 됐다. 그러나 ‘세기의 재판’으로까지 불리는 이번 소송에서 어느쪽의 손이 올라가든 네티즌과 음반업계와 인터넷상에 일으킨 파장은 쉽게 가라앉을것 같지 않다.

1999년 무료서비스 냅스터의 등장은 사용자에게는 황금밭의 등장을 의미하는 것이었다. 온라인상에 있는 사용자의 하드디스크에 있는 MP3 파일을 비롯한 음악 파일을 즉석에서 검색하고 다운받을 수 있는 이 획기적인 서비스는 인터넷상에서 음악을 즐기려는 네티즌의 갈증을 거의 모두 해소시켜줄 수 있는 장점을 지녀 폭풍과도 같은 반응을 일으켰다.

그러나 저작권 수익과 음반 재생산을 수입으로 하는 음반산업계와 일부 뮤지션에게 냅스터는 무시무시한 괴물의 등장이었다. MP3 파일의 등장으로 CD의 파일화가 가능해져 무단복제에 대한 우려를 하고 있던 차에 이걸 공짜로 아무에게나 나눠주는 서비스라니. 소니, EMI, 유니버설 레코드 등 굴지의 음반업체는 당장 소송을 걸었다.

음악 팬들은 평소 미워하던 레코드 업체야 그렇다 치고 사랑해 마지 않던 최고의 헤비메탈 밴드 ‘메탈리카’와 인기 정상의 랩가수 ‘닥터 드레’ 등까지 소송을 내고 재판정의 청문회에 등장하는 TV 화면을 보면서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그러나 자신이 원하는 음악을 몇초 내에 찾아내서 CD 음질로 자신의 컴퓨터에 안겨주는 이 서비스에 대한 유혹은 그런 찜찜함을 뒤로 미뤄두기에 충분했다. 사용자는 나날이 늘어 지난달까지 2,000여만명에 이르렀다.


패쇄해도 또다른 냅스터 생길 것

마침내 27일. 법원은 저작권 침해를 이유로 냅스터 서비스를 중단을 명령한다. 현행 저작권법으로는 MP3의 사적 복제는 인정할 수 있지만 이를 온라인으로 공개적으로 복제해주는 것은 불법이라는 이유에서다.

이를 허용할 경우 냅스터 사용자는 연말이면 7,000만명으로 늘어나 36억개 가량의 음악파일이 무료로 이용될 것이며 이는 음반업계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힐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나 저작권 보유자의 ‘카피라이트’(Copyright)에 맞서 정보 자유화의 ‘카피레프트’(Copyleft)를 주장하는 네티즌은 거센 분노를 연일 쏟아내고 있다. 자유로운 파일 교환을 위한 네트워크 ‘프리넷’을 주창한 이안 클라크는 “많은 사람이 음악파일 교환을 원한다”면서 “이 욕구를 정당화하는 철학과 기술이 존재하는 한 이 행위를 억제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철학’과 ‘기술’은 설사 냅스터의 서비스가 레코드 산업계를 위한 상징적 위안의 차원에서 막을 내린다 하더라도 또다른 형태의 ‘냅스터’가 영원히 살아남으리라는 것을 이미 증명해주고 있다. 우선 저작권 침해 논란의 부분에서다.

냅스터는 사실 MP3 파일을 무료로 나눠주는 서비스가 아니다. 단지 사용자의 하드 디스크에 어떤 음악이 들었는지를 검색해주고 파일을 서로 주고 받는 서비스를 지원할 뿐이다. 더구나 이 서비스는 영리의 목적이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저작권 침해를 ‘방조’했을 뿐이다.

또 그들의 주장대로라면 이같은 행위가 오히려 음반판매를 촉진하기까지 할 수 있다.

특히 ‘기술’의 문제를 따지자면 사실 냅스터의 이번 소송은 전혀 쓸데없는 짓이나 다름없다. 냅스터 등장 이후 이미 앞서의 누텔라(Gnutella)니, 스카우어(Scour)니 하는 수많은 파일공유 서비스 들이 등장했다.

냅스터가 음악 파일만을 나눠 가질 수 있는데 비해 다른 서비스들은 비디오, 문서 등 어떤 종류의 파일도 검색해서 나눠 가질 수 있을 정도로 나아갔다. 이런 식이라면 저작권을 가진 모든 분야의 업체들이 이들 업체들을 제소해야 할 판이다.

그러나 이들 업체는 제소해야 할 대상마저 불분명해진다. 냅스터가 중앙 서버를 가지고 사용자의 하드디스크를 제공하고 일단 업로드를 받아 다른 사용자에게 중계해주는 시스템을 가진 반면, 다른 서비스들은 아예 중앙 서버마저 없이 바로 사용자들끼리 연결을 시켜주기 때문이다.

이른바 ‘P2P’(Peer to Peer) 방식의 이런 서비스는 현재 웹의 개발에 버금가는 혁신적인 인터넷 기술로 주목받으며 투자업체들의 각광을 받고 있다.


음반업체도 새 판매방식 추진

때문에 이미 다운로드 방식으로 각종 엔터테인먼트를 즐기는 것은 대세라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저작권을 가진 업체와 이런 서비스 업체들이 어떻게 타협하고 새로운 게임의 룰을 만들어 공생의 길을 찾느냐다.

MP3 파일을 만들어 ‘판도라의 상자’를 연 MP3.com은 지난 4월 뉴욕주 연방지법에서 자사의 My. mp3.com이 미국 레코드연합회에서 패소한 뒤 최근 음반회사들과 화해를 추진중이다. MP3 파일을 이용자가 등록하거나 다운받을 때마다 일정액의 요금을 지불하는 방식으로 타협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유료 회원제로 파일을 다운로드받는 새 방식이 이번을 계기로 정착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더 근본적인 변화는 레코드 업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더이상 전통적인 CD 판매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가진 소니, EMI 등 거대 기업은 8월1일 노래 1곡당 2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음반을 다운로드받는 온라인 음반 판매방식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음반판매의 역사가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이윤정 국제부 기자 yjlee@hk.co.kr

입력시간 2000/08/09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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