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절절한 사연 안고 서울로, 평양으로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50여년간 가슴속에 응어리진 그 애절한 한(恨)을 어찌 3박4일의 짧은 일정 동안 다 풀 수 있을까.

8월15일부터 18일까지 서울과 평양에서 분단후 역사적인 남북한 이산가족 상호 방문이 이뤄진다. 그 얼마나 가슴 찡한 감동의 드라마들이 펼쳐질까.

꿈에 그리던 동생을 만날 날을 기다리며 며칠 밤을 꼬박 지센 팔순 할아버지, 109세 노모의 사망 소식을 듣고 혼절했다가 ‘고향 땅이라도 밟겠다’고 아픈 몸을 추스리는 칠순 노인, 북한에 두고 온 딸을 만난다고 50년간 준비한 혼수를 챙기는 백발 성성한 할머니….

그 어느 누구, 어느 사연 하나도 가슴 절절하고 기구하지 않은 것이 없다. 이제 이산 가족 상봉은 남북한 모두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이번 1차 상봉단 명단에서 빠진 이산 가족에게도 밝은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12일 북한을 방문하고 있는 남측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에서 이번 8·15 교환 방문 외에 올해 9,10월 추가 남북 이산 가족 방문을 실시하겠으며 내년부터는 고향까지 방문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와 함께 “남북 모두가 휘발유를 사서 쓰는 처지에 무엇 때문에 멀리 돌아서 중국에게 돈 써가며 굽신 거릴 필요가 있냐”며 우선 ‘큰 대표단(장관급)’ 방북부터 서해를 통하지 않는 직항로를 이용하도록 하겠다고 적극적인 의지를 표명했다.

지금 남북 관계는 50여년의 남북 분단 이후 가장 밀착된 상태에 있다. 50여년만에 찾아온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여야 정치인을 비롯한 온 국민은 한마음이 돼 신중하면서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이들의 상봉을 지원해야 할 것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08/16 18:31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