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실에서] 철도연결이 '상생'효과를 발휘한다는데…

남북한의 통일에 대해 러시아와 중국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겉으로야 남북한의 주체적 통일에 반대하지 않지만 속내까지 그렇다고 믿기는 어렵다.

한반도 통일이 동아시아 세력관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통일한국이 어떤 대외노선을 취할 지를 면밀히 이해타산을 하고 있으리라.

제각기 속셈이 다른 러시아와 중국이 남북한 철도연결에 대해서만은 매우 호의적이다. 물론 철도가 연결된다고 해서 당장 통일이 되지는 않는다는 생각이 바탕에 깔려있을 것이다.

하지만 양국이 철도연결에 찬성하는 보다 근본적인 이유는 남북한 관통철도가 아시아 각국에 ‘상생’효과를 발휘한다는데 있다.

남북한 철도연결은 경제난에 빠져있는 러시아에게는 입이 찢어질만한 호재다. 남한과 일본의 유럽행 화물이 시베리아 횡단철도를 이용함으로써 통과운임 수입을 극대화하고, 극동지역 발전까지 앞당길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역시 동북 3성 지역의 태평양 출구를 확보하고, 시베리아 횡단철도와 접속되는 중국횡단철도 주변의 서북부 지역 경제를 활성화할 수 있다.

철도연결의 최대 수혜자는 북한이 될 것이다. 북한은 통과운임 수입을 확보하고 남한의 대북한 투자를 가속화함으로써 경제와 체제안정을 기할 수 있다.

북한의 안정은 러시아와 중국이 특히 원하는 바가 아니던가. 철도연결은 남한에게도 ‘섬나라’에서 벗어나 태평양과 대륙을 연결하는 명실상부한 ‘반도국가’로 거듭나는 계기가 된다.

‘서로에게 좋은 것이 가장 좋은 것’이라면 남북철도 연결이 바로 그 격이다. 철마가 시베리아 대평원을 향해 휴전선을 꿰뚫으며 포효할 때가 기다려진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08/16 18:37


배연해 주간한국부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