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터넷, 새로운 언론의 창구

새로운 컨텐츠의 '대안 언론'

인터넷은 등장 초기부터 새로운 매체의 가능성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세계 어디에서든 언제나 접속이 가능하고 누구든지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는 인터넷의 기본 특성은 새로운 형태의 정보를 제공할 수 있는 매체의 탄생을 예고했다.

당연히 신문, 방송 등 기존 매체들이 인터넷에 의하여 대체될 지도 모른다는 위기론이 대두되었고 이에 따라 국내의 주요 일간지와 방송국 대부분이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하는 등 기존 매체들이 분주하게 대응하였다.

하지만 인터넷은 원하는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사이트를 운영할 수 있다는 특성 때문에 기존의 신문사나 방송국의 높은 문턱을 넘을 수 없었던 각계각층을 대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장을 마련해 주고 있다.

국내의 경우 ‘새로운 언론’을 표방하는 딴지일보(www.ddanji.com) 등의 신문 패러디 사이트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현재 국내에서 인터넷으로만 제공되는 신문 사이트로 등록된 것이 80여개, 대학신문과 전문지 사이트가 각각 100개에 육박하고 있는 것만 보아도 인터넷을 통한 시민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개인이 집에서 인터넷 방송 제공하는 시대

최근에는 인터넷 멀티미디어 전송 기술의 발전으로 인터넷을 통한 방송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개인도 집에서 인터넷 방송을 제공할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인터넷 방송 서비스 전문업체인 캐스트서비스(www.castservice.com)의 6월 집계에 따르면 국내의 웹 캐스팅 서비스업체는 507개에 이른다. 인터넷 방송을 제공하는 주체도 기존의 방송국 중심에서 벗어나 다양해지고 있다.

올 초에는 한화, 삼성물산, SK 등의 대기업 뿐 아니라 한국통신, 두루넷, 드림라인 등의 초고속 인터넷 기업들이 인터넷 방송국을 자체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한 것이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기존 연예인이 인터넷 방송국에 주주나 대변인 등의 역할을 맡으며 활발하게 참여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8월 초 집계에 따르면 인터넷 방송국 중 연예인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방송국 수가 16개에 이르고 있다.

이들은 일반 텔레비전의 각종 표현상의 제약을 받지 않는다는 장점을 지닌 인터넷 방송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은 것이다.

문제는 얼마나 많은 네티즌이 새로운 사이트들을 이용하는가 하는 것이다. 실제로 인터넷 방송국의 수가 500여개에 이르지만 접속 건수가 하루 10건 이내인 것이 대다수인 것으로 보면 수십, 수백만명을 확보하고 있는 기존 언론을 대체하는 새로운 창구의 역할은 한계에 부딛히게 된다.


기존 언론에서 다루지 못하는 파격적 내용

현재 어느 정도 가능성을 보이는 ‘대안 언론’ 사이트의 특징을 보면 기존 언론에서 다루지 못하는 성적인 내용, 정치적 내용, 폭로 등의 파격적이고도 특이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딴지일보의 경우 성적인 내용과 정치적인 내용을 코미디 풍자의 형태를 빌어 하고 있다. 연예인 중심의 사이트에서도 사생활 폭로나 성적인 내용 중심이다. 이밖에 네티즌의 관심을 끄는 대안 언론 사이트로는 골프, 낚시, 스키 등의 취미활동이나 정보통신, 증권, 부동산 등의 전문적인 내용에 관한 소식을 전해주는 사이트가 꼽힌다.

결국 새로운 언론의 창구 역할은 기존의 언론과 유사한 내용이 아니라 충격요법을 사용하여 새로운 컨텐트를 제공하는 것으로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이 우리 사회를 좀 더 민주적인 사회로 만들어줄 것이라는 예측은 언론 전반에 걸친 것이 아니라 극히 일부 충격적인 폭로 등의 내용을 담았을 경우에만 해당되는 일인 것 같다.

<이영음 한국방송대학교 방송정보학과>

입력시간 2000/08/17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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