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우즈를 꺾을 것인가?

골프계 평정, 경쟁가 나타나야 진정한 '골프神' 등극

타이거 우즈가 프로에 데뷔한 것은 만 스무살에서 7개월 모자랐을 때였다.

그리고 어느 신인보다 팬들을 휘어잡았다. 우즈는 15개의 PGA투어 중 4개를 손에 쥐었고 180만 달러의 상금을 채겼으며 나이키, 타이틀리스트 등과 계약을 맺어 6,000만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다. 1997년 대회에서 세계 최고의 골프 선수들과 겨뤄 12타차로 우승을 했다.

하지만 그는 스윙폼을 완전히 바꾸는 모험을 단행했다. 그동안 스윙폼을 바꾸려고 노력한 사람은 많이 있었다. 하지만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즈는 왜 그런 모험을 한 것일까. 동료들은 우즈의 스윙폼이 완벽하다고 생각했지만 우즈는 훨씬 나아질 수 있다고 생각했고 최고의 우상이었던 잭니컬러스보다 좋아진다면 무엇이라도 할 수 있다고 결심했다.

오늘날 우즈가 있기까지 그의 아버지의 조기교육과 코치들의 헌신적 노력이 뒷받침됐다. 무엇보다 우즈는 끊임없는 자기개발 노력이 가장 결정적이었다.


스윙폼 교정 모험, 결과는 대만족

마스터스 대회가 끝난 뒤 우즈의 코치 버치 하몬은 우즈로부터 스윙폼을 바꾸겠다는 이야기를 듣고 그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하몬은 우즈에게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당분간 성적은 나빠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두 사람 모두 우즈가 슬럼프에 빠질 경우 주위 사람의 반응이 어떨지 잘 알고 있었다. 우즈의 두각을 질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마스터즈 우승이 단순히 운이 좋았을 뿐이었다고 조롱할 것이다.

그러나 우즈는 주저하지 않았다. 우즈와 하몬은 수백개의 볼을 치면서 스윙폼을 검토하는 작업을 반복하기로 결정했다.

목표는 스윙을 절제하는 것이었다. 우즈는 단순히 다운스윙을 할 때 히프와 어깨를 격렬하게 돌려 엄청난 비거리를 냈다. 하지만 팔과 몸이 따로 놀아 볼이 러프에 빠지는 일도 적지 않았다. 하몬은 우즈가 다운스윙을 할 때 히프와 상체의 돌림을 조절하도록 했다.

우즈는 그립을 좀더 느슨하게 잡고 왼쪽 손등이 목표에 직각(스퀘어)이 되도록 했다. 앞팔의 힘을 늘리고 클럽페이스를 목표선과 직각으로 유지했다. 왼쪽 손목을 약간 구부려 임팩트때 힘을 더 줄 수 있도록 했다.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그 전보다 샷이 훨씬 똑바르게 날아갔다. 비거리도 길어졌다. 스윙교정의 또다른 목표인 볼 콘트롤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1997년 7월 이후 1999년 2월까지 19개월간 우즈는 단 한차례 우승을 하는데 그쳤다. 볼이 러프에 빠지면 짜증을 내기도 했다.

시합에서 우승을 놓쳤지만 그는 1997년 마스터스 대회 때와 비교해 훨씬 나아졌다고 말했다. 우즈는 1999년 5월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연습경기를 할 때 드디어 긴 터널에서 벗어났음을 깨달았다고 했다.

당시 그는 달라스에서 열리는 바이런 닐슨 클래식을 준비하면서 웨지샷과 미들 아이언을 집중적으로 연습했다. 스윙을 하면서 1년만에 처음으로 그는 목표했던 그대로 스윙을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움직임이 자연스러웠고 편안했다. 볼은 쭉 뻗어나갔다.

같은 클럽으로 여러차례 볼을 쳐도 궤도나 거리가 똑같았다. 우즈는 하몬에게 전화를 걸어 “드디어 해낸 것 같다”고 즐거워했다. 우즈는 넬슨 대회에서 공동 7위를 했지만 스윙의 느낌이 너무 좋았다. 풀스윙이든, 숏 칩샷이든, 로빙이든, 퍼팅이든, 이제 샷을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6개대회 연속우승 기록

곧 승리가 찾아왔다. 넬슨 대회 이후 1999년 말까지 14개 대회 중 10개 대회에서 우승했고 8개 PGA 투어대회를 석권했다.

이는 1974년 조니 밀러 이후 최고의 성적이었다. 1999년 말에서 2000 초까지 6개 대회 연속 우승이라는 기록도 세웠다. 니컬러스도 PGA투어 7개 대회 우승과 3연속 우승이 최고 기록이었다.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함으로써 역대 4명 밖에 이루지 못한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나이는 불과 24세. 니컬러스의 기록을 두 살 낮췄다.

올해 우즈는 이미 6개 토너먼트에서 우승했고 상금으로 600만 달러를 벌어 총수입은 1,700만 달러를 넘어섰다. 어니 엘스는 올해 들어 네 차례나 우즈에게 우승컵을 넘겨주고 2위에 머물렀다.

우즈와 시합을 하려면 롱홀에서는 이글을 하거나 최소한 버디는 해야 한다.우즈의 기록 중 가장 눈부신 것은 롱홀에서의 성적이다. 평균 4.38타. 보통 코스마다 4개의 롱홀이 있는 4라운드 경기라면 10타를 벌게 되는 것이다. 마크 오메라는 “우즈의 드라이브샷은 사람을 질리게 한다”고 말한다.

그렉 노먼이나 데이비드 러브 3세 등 세계적인 골프선수들을 가르쳤고 7년동안 우즈의 코치로 홀동하고 있는 하몬은 “현재 우즈의 능력중 75%만 발휘되고 있다. 그게 더 무섭다”고 말했다.

마이클 조던처럼 우즈는 골프를 정복했을 뿐만 아니라 골프의 양산을 바꿔버렸다. 돈없는 아이들을 위해 코스를 개발하고 장비를 구입해주는 ‘타이거 우즈 재단’이 성공할 경우 신체조건이 훨씬 좋은 흑인과 히스패닉, 아시아계 어린이가 골프에 뛰어들게 될 것이다.

우즈는 “뛰어난 신체조건과 운동신경을 가진 마이클 조던이 만약 어렸을 때 골프를 시작했다고 상상해보라”고말했다.


"경쟁자 없는 우즈, 안타깝다"

우즈는 과연 역사상 가장 위대한 골퍼가 될 수 있을까. 니컬러스의 메이저 대회 18회 우승이라는 금자탑에 도전하려면 15차례나 더 우승을 해야 한다.

니컬러스는 다음과 같이 말하다. “우즈는 경쟁자가 없을 정도로 뛰어나다. 과연 누가 우즈를 이길 수 있을까. 어니 엘스나 B.J.싱? 그들은 메이저 대회에서 두번 밖에 우승하지 못했다.

나는 메이저 대회에서 7차례나 우승한 아놀드 파머를 눌러야 했고 7차례나 우승한 게리 플레이어나 9차례의 리 프레비노, 6차례의 톰 왓슨 등 쟁쟁한 선수들이 즐비했다. 나는 언제나 도전하고 도전 받는 것을 즐겼다. 불행하게도 우즈는 아직 그러질 못한다. 나는 우즈도 같은 상황이 되기를 바란다.”

정리 송용회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08/18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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