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10대] "어리다고 무시하는게 싫어요"

◎ 다드림 커뮤니케이션 사장 표철민군 “인터넷 제국을 세우고 싶어요.” 다드림 커뮤니케이션 사장 표철민(15)군. 서울 윤중중학교 3학년인 그는 온라인 상에서 삼성이나 현대같은 대그룹을 세우는 꿈을 갖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컴퓨터를 조금 잘하는 평범한 학생에 지나지 않았던 표군이 기업체 사장이 된 건 지난해 9월부터. 자신의 도메인을 팔려고 인터넷에 광고를 냈다가 의외로 반응이 좋자 사업을 시작했다.

영업실적도 좋아 올해 초에는 부모님의 도움없이 여의도에 사무실까지 차렸고 직원도 12명이나 뒀다. 그중 10명은 표군 또래다. 얼마 전에는 몇몇 컨설팅 회사로부터 제3시장에 등록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는 제의를 받기도 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지만 아직은 그만큼 자금이 필요치 않아 거절했어요. 하지만 언젠가는 제3시장이나, 코스닥에 등록할 생각이에요.”

하지만 표군은 요즘 고민이 많다. 경쟁업체들이 생겨나 매출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아이디어로 승부하려 했으나 기술이 없으니 한계가 있어요. 그래서 기술개발에 많은 비용을 투자해, 종합 e비즈니스 포탈서비스를 만들었어요. 9월에 선보일 예정인데 잘 됐으면 좋겠어요.”

다른 학생들에게 나쁜 영향을 미칠지도 모른다며 자퇴를 은근히 권하는 학교도 그를 힘들게 한다.

“공부는 계속하고 싶은데 선생님들이 자퇴하라고 할 땐 속이 상해요. 반에서 3등 하던 성적이 10등 밖으로 밀려나 엄마 잔소리도 부쩍 늘었어요.” 게다가 표군은 나이가 어려 어른들이 사업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어린 학생이라 믿지 않는 어른이 많고 심지어는 무시하기도 해요. 그 때문에 많이 어려웠어요.”

회사에서 생활하며 사업에 전념하다 보니 집에 가는 날은 한달에 한두 번 정도에 불과한 표군. 특히 방학에는 거의 24시간을 회사에서 보낸다. “새벽 5시쯤 자서 9시에 일어나서 일해요. 소비자 만족이 아니라 소비자를 졸도시키는 사업을 하고 싶어요.”

입력시간 2000/08/22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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