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돋보기] 어느 벤처투자가의 고백 등

◐ 어느 벤처투자가의 고백

벤처 거품이 사라져 버린 요즘. 스톡옵션을 포기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는가 하면 벤처업게에선 추석 자금 대란설까지 나돌고 있다. 골드러시를 연상시킬 만큼 테헤란 벨리로 몰려들었던 닷컴기업들에게 이제 차가운 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최근 경영난으로 고민에 빠져있는 닷컴기업 경영자에게 난국을 헤처갈 지혜를 던져주는 책이다. 저자는 마이크로 소프트, 아메리카 온라인 등의 기업공개에 참가했던 실리콘 밸리의 투자 분석가 루산 퀸들린.

성공한 벤처보다는 실패사례를 위주로 서술해 벤처 사업가들이 쉽게 저지르는 실수들을 피하도록 돕고 있다. 성공한 기업가는 자신들이 성공한 이유를 잘 모르고 과거를 미화하는 경향이 많기 때문에 성공보다는 실패로부터 배우라고 충고한다.

다른 사람의 실수를 통해 미숙한 기업가의 결정이 어떠한 결과를 초래하는지 예시한다. 다른 벤처 관련 서적과는 달리 성공에 대한 장밋빛 환상을 심어주기보다는 신중한 경영을 강조한다. 좋은책만들기, 9,000원.

◐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운가

조금만 뜨면 첫사랑에서부터 술마시고 실수한 사건에 이르기까지 별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해대는 연예인들. 스포츠 신문과 TV 토크쇼 등은 거의 스타들의 이러한 의미없는 잡담으로 채워진다.

그럼에도 이들의 이야기는 청소년에게 인기가 높고 새로운 유행을 창조하기도 한다. 하지만 사회개혁과 정의를 위해 묵묵히 일하는 사람의 숭고한 삶은 대중의 관심밖이다.

자신의 양심과 민중에 대한 사랑으로 폭압적 사회에 과감히 맞선 지식인의 진솔한 삶을 담고 있다. 여성운동가, 학자, 신부, 소설가, 언론인 등 각 분야에서 민중을 위해 헌신하는 아름다운 사람의 삶은 인간의 고귀함을 돋보이게 한다. 그들의 인간미 넘치는 삶은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는 확신을 준다.

아울러 인권적 관점에서 바라본 재벌 문제들,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는 재일동포의 현실 등 이 시대 인권문제도 심도있게 다루고 있다. 인물과 사상사, 9,000원

◐ 어디서 감히 짹짹

‘행복 그거 얼마예요?’에서 소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톡톡 튀면서도 정감있게 풀어냈던 최윤희씨. 대한민국 아줌마들의 대변인 역을 자임하는 그녀가 세상을 향해 다시 한번 KO 펀치를 날렸다. 주부들의 눈과 귀가 되어 사회 유명인사 27인에게 편지를 쓴 것.

이 책은 그동안 저자가 만난 주부들과 자신의 생각을 전직 대통령, 유명 연예인 등 사회 중심에 서있는 인물에게 편지라는 형식을 통해 전하고 있다.

“IMF 몰고 와서 전국민을 반쯤 나자빠지게 했던 바로 그 대통령…. 이제는 그만 좀 입 다무십시오. 쳐다보는 국민들 속 터집니다.” 전직 대통령 YS에게 이렇게 말하는가 하면 김대중 대통령에게는 인기에 연연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27통의 편지에는 보통 사람의 소망이 담겨있다. 못난 참새가 잘난 봉황에게 감놔라 배놔라 떨어보는 배짱훈수. 일러스트레이터 강우현씨의 신랄한 그림은 KO 펀치의 위력을 배가시킨다. 여성신문사, 7,500원.

◐ 알몸

18년 동안 300여 쌍의 영혼 결혼식을 주관한 설산 스님의 인생을 담았다. 수많은 남녀 영혼들을 맺어주는 영혼결혼식에 얽힌 사연과 그 과정에서 깨달은 삶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깊은 감동을 준다.

영혼 결혼식으로 이승에서 못다한 사랑을 저승에서 이루고자 하는 애달픈 이야기, 죽은 신랑과 살아있는 신부와의 결혼식, 신랑되는 영혼이 맘에 들지 않는다며 결혼식을 거부한 여대생의 영혼, 영혼 결혼식 전후에 감사의 인사를 하러온다는 영혼들의 얘기 등은 책을 읽는 이의 마음 한구석을 찡하게 한다.

아울러 한국 불교 봉사회와 천불 장학회, 무료 합동 결혼식 등의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부처님의 가르침을 전하려 하는 설산 스님의 따스하고 무욕적인 삶도 다뤘다. “우리는 알몸으로 태어나서 수의 한벌 얻어입고 빈손으로 돌아가는 무상한 인생이거늘….” 상처받은 이들을 위해 끊임없이 베푸는 스님의 인간적인 따스함이 묻어 난다. 청어와 삐삐, 7,800원.

◐ 굿바이 대머리

미국 조지 워싱턴 대학병원에서 모발 이식 기법을 연수한 피부과 전문의 이인준 박사가 펴낸 대머리 치료 백과사전. 국내 최초로 대머리와 관련된 전반적인 해결책을 집대성했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어떠한 치료가 좋은지 명쾌한 해답을 제시한다. 국내에서 아직 체계화되지 않은 대머리와 관련된 모든 분야를 자세하고도 친근감있게 소개한다. 가급적 전문용어를 자제하고 잔잔한 에세이 형식으로 서술해 읽기에도 부담이 없다. 유나미디어, 9,000원.

◐ 가족

소외된 민중과 분단의 아픔을 주로 다뤄온 중견작가 김원일 씨의 신작 소설. 3대에 걸친 실향민 집안에서 일어나는 갈등과 고뇌를 그렸다.

냉면 요식업으로 성공한 실향민 1세대에 이어 IMF위기로 점차 몰락해 가는 2세대와 3세대의 삶을 통해 실향의 아픔, 우리 사회에 만연한 물질주의, 술과 마약에 빠진 신세대의 비윤리성 등을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소설을 통해 소외 계층 껴안기를 시도하고 새로운 세기의 필요한 도덕은 무엇인지 묻는다. 문이당, 8,000원.

◐ 재래시장에서 패션 네트워크로

삼성경제연구소가 펴낸 동대문시장 분석서. 재래시장의 대명사였던 동대문시장이 신세대 패션의 중심으로 자리잡기까지의 역사와 창업에 필요한 모든 정보, 의류산업의 메카로 거듭나기 위한 전략까지 망라했다.

아울러 상인들이 시장에서 터득한 상품의 기획, 생산, 판매 등의 성공 노하우를 낱낱이 소개한다. 동대문 시장의 교과서인 동시에 창업을 희망하는 예비창업자들이 곧바로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실무지침서. 창업을 희망하는 사람에게는 실용서적으로, 일반독자에게는 재미있는 동대문 시장 이야기로 다가온다. 삼성경제연구소, 1만 2,000원.

◐ 쇼핑의 과학

‘남성은 마음 편한 쇼핑을 원한다’ ‘여성은 고급스런 쇼핑을 원한다’ ‘쇼핑은 체험이다’는 등 고객을 유혹하는 9가지 법칙을 담고 있다. 마케팅 종사자나 가게를 창업하는 사람이 알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심리를 파헤치고 있다.

쇼핑에도 우리들 삶처럼 법칙과 과학이 있다. 주먹 구구식이 아니라 치밀한 관찰과 합리적 분석을 통해 가게를 경영하는 사람이 알아야할 영업 전략을 제시한다. 앞서가는 매장의 숨겨진 성공 법칙을 읽어낸다. 세종서적, 1만2,000원

◐ 기업군주론

극단적 냉혹함과 부정직함을 군주의 덕목으로 내세웠던 마키아 벨리의 이론을 기업경영에 접목시킨 책. 21세기 기업경영은 처절한 약육강식의 세계와 다름없고 무자비한 독재자가 되지 않고서는 경영자가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변덕스런 직원, 권위적인 주주의 참견 등 기업 내의 숨은 정치적 요소들을 다루는 방법을 들려준다. 마가렛 대처 수상의 자문역을 지냈던 영국 재계 지도자 알리스터 맥알핀이 사업 및 정치 현장에서 습득한 깨달음을 마키아벨리즘으로 풀어냈다. FKI미디어, 9,000원.

입력시간 2000/08/30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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