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춤으로 풀어낸 '슬픈 사랑'의 재해석

■로미오와 줄리엣(Romeo et juliette)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은 원작이 지닌 뛰어난 극적 구성력 때문에 연극 영화 오페라 발레 등 거이 모든 무대 예술 장르의 단골 레포토리가 되어 왔다.

시를 잂는 듯한 화려한 대사외 치밀한 구성, 그리고 청춘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로맨틱한 비극으로 그렸다는 점에서 이 희곡은 어떤 장르로 무대에 오른든 항상 관객들의 사랑을 독차지해 왔다.

이 고전 명작이 이번에는 '발레' 형식을 빌려 국내 무대에 오른다. 올해부터 재단법인으로 새롭게 출발하는 국립발레단은 9월 1일부터 3일까지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고난위도 작품으로 정평이 나 있는 발레 '로미오와 줄리엣'은 지난 70년간 80개 작품으로 만들어졌을 만큼 인기가 있는 단골 소재.

그럼에도 이번 작품이 주목받는 것은 최근 유럽에서 한창 절정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천재 안무가 장-크리스토프 마이요(40)가 참가하기 때문이다.

마이요는 33세에 프랑스 문화훈장을 받고 그해 모나코 왕실이 임명한 몬테카를로 발레단 예술감독으로 임명될 정도로 예술성으 린정 받고 있는 안무가. 여기에 국내 사상 최고의 배우 캐스팅도 이뤄졌다.

동야인 남성 무용수로서는 최초로 유럽 최고 명성을 지닌 파리오페라발레단 정식 단원이 된 한국 발레의 간판 김용걸과 그의 단짝 파트너인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김지영, 그리고 지난해 한국을 빛낸 발레스타 커플 이원국과 김주원이 더블 케스팅으로 출연한다.

이번 공연은 철저하게 장-크리스토프 마이요식 버전으로 만들어진다. 기존 발레에서는 마임으로 처리할 슬픔 애도 기쁨 등의 동작들을 모두 춤으로 처리했다. 춤 동작도 장식적이고 획일적인 것이 아닌 일상 생활에서 나온 듯한 자연스러움을 강조했다.

또 등장 인물의 캐릭터를 독특하게 해석, 부드럽고 순진하기만 하던 줄리엣은 사리 분명하고 자아가 강한 여자로, 줄리엣의 어머니 캐플릿 부인은 부성과 모성을 모두 지닌 매력적인 여성으로 나온다. 또 거칠고 악한 이미지인 티볼트는 품위있고 남성적 소유자로, 로렌스 신부는 신과 인간의 경계를 오가며 이 극의 흐름을 주도하는 신비로운 존재로 등장한다.

음악성을 중시해 프로코피에프의 악보를 충실히 따랐고 군무를 추는 무용수들도 모두 솔리스트급의 발레리나들을 기용했다.

이번 공연에는 배우와 지휘 관현악단을 제외한 안무 음악 조안무 무대미술 의상 조명 등 대부분의 작업을 장-크리스토프 마이요 사단들에게 맡김으로써 국내 발레 수준이 한계단 올라가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영화]


ㆍ8½우먼

섹슈얼 환타지. 부유한 제네바의 사업가 필립 에멘탈(존스탱 분)은 아내를 잃은 뒤 무료한 생활에 빠진다. 그의 아들 스토리(매튜 들라이머 분)는 이런 아버지를 위로하기 위해 저텍에 자신들만이 매음굴을 만든다.

이 매음굴에는 하인을 비롯해 복장도착증을 가진 반신불수의 여자, 착한 창녀 팔미라 등이 들어온다. 그러나 그들의 위압적인 성적 환상에 여자들은 차츰 지쳐가고 두 남자도 혼란에 빠지게 된는데… 피터그리너웨이 감독 작품. 8월 26일 개봉/시네코아 등

ㆍ퍼플 스톰(Puples Stom)

홍콩 블록버스터. 평화로운 세계를 꿈꾸는 캄보디아의 좌익 테러리스트 집단은 생화학 무기 '퍼플스톰'을 탈취하기 위해 혁명전사 토드와 그의 아내를 홍콩으로 파견한다.

하지만 토드는 무기 탈취에 실패하고 기억상실증에 걸린다. 그는 오히려 테러집단에 의해 새로운 인간으로 변형돼 역스파이로 이용되는데…. 예전 '영웅본색' '첩혈쌍웅' 과 같은 홍콩 액션물의 수준을 한단계 끌어올린 작품. 8월 26일 개봉/단성사 강변 GGV 시티극장 등

ㆍ블러드 마스크

'대부' '지옥의 묵시록'의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과 할리우드의 떠오르는 별 웨인 왕 감독이 공동 제작한 작품. 하와이 형사 터너는 친구 결혼식에 가기 직전 은행강도와 마주치는데 우연찮게도 이들이 예식장쪽으로 달아나면서 친구의 신부 제니를 살해한다.

이후 억울하게 죽은 제니는 영혼이 되어 나타나 일당들을 하나 둘씩 제거하는데…. 전편에 걸친 현란한 액션과 동양적 감성이 잘 어우러진다. 9월 2일 개봉/ 피카디리 등


[연극]


ㆍ오, 맙소사!

인간이 비합리적인 내면을 우스꽝스럽게 뒤집어 그려내는 그로테스크 코미디. 30년 가까이 차갑고 지적인 필력으로 우리 시대의 정치적 격변과 사회 변화를 포착해온 중견 극작가 이강백이 무형식의 연출가 채윤일과 손잡고 선보이는 야심작.

어느날 갑자기 호수가 말라 버리면서 주인과 가족은 망연자실한다. 호수의 주인집 아버지는 종말의 날이 온 것이라 예언하며 보트에 가족을 태우고 하늘로 올라갈 날만을 기다린다. 아버지가 예언한 종말의 날 보트는 기적처럼 하늘로 올라가는데… (02)334-5915 9월 1일~13일 4시30분·7시 30분/문예회관 소극장

ㆍ아비

아버지 재산의 사회 환원을 초점으로 인간의 삶과 사랑, 그리고 가족간의 진정한 의미를 희극 형식으로 빌어 조명한 창작극. '악령' '파우스트'등에서 스케일 큰 구성력을 보여준 정일성이 연출하고 신예 김동기가 극본을 썼다. 오영수 홍경연 강태기 김명수 하덕성 등 연기력 있는 배우들이 함께한다. 웃음속에 페이소스가 점찰되는 충격적인 코미디를 지향하고 있다. (02)745-9884~5 9월 2일~11일 4시30분·7시30분/동숭아트센터 동숭홍


[공연]


ㆍ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

8세에 데뷔해 세계 3대를 콩쿨인 몬트리올, 칼 플레쉬, 퀸 엘리자베스 콩쿨을 차례로 석권한 바 있는 '바이올린이 천재' 강동석이 갖는 전국 순회 연주회.

이번 공연은 특히 감염퇴치 명예대사로 위촉된 것을 기념해 전 국민적인 간염퇴치운동을 독려하기 위해 마련됐다. 정치용과 수원시립교향악단의 연주로 엘가이 위풍당당 행진곡 op.39,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 e단조,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제5번 e단조 op.64 등을 연주한다. 9월 3일 7시 30분/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콘서트]


ㆍ소리, 21세기 가락과 즉흥

청소년과 네티즌들에게 우리 가락과 음악을 들려줌으로써 한국 음악에 대한 위상을 제고하고자 마련된 공연, 가야금 4중주단의 '사계'와 타악 그룹 '공명'의 공연, 그리고 영혼의 목소리를 지닌 이성원의 구음, 즉흥 연주의 달인 백인영의 가야금·아쟁, 자신만의 타법을 개발한 김대환의 타악기 연즈, 일본 출신인 유지가스이의 바이올린, 신예 즉 홍무 무용가 오민정의 춤 등이 선보인다. (02)545-8063 9월 3일 7시 30분/ 영산아트홀


[뮤지컬]


ㆍ의형제

한국전쟁에서 1979년 유신말기에 이르기까지 한 쌍둥이 형제 '무남'과 '현민', 그리고 그의 생모 '간난'의 삶을 정치·사회 상황과 결부해 그린 뮤지컬. 4, 5개월 단위로 연기자와 연주자들을 재구성해 내년말까지 1년여간의 장기 공연을 할 예정이다.

윌리 러셀의 원작을 김민기가 번안해 연출까지 담당한다. 1998년 공연때 무남역으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던 권형준, 임권택감독의 '춘향전'의 조승우 등이 출연한다. (02)763-8233 9월1일~12월 31일 3시·7시 30분/ 학전블루 소극장




'안녕하세요, 들국화'


1980년대 중반 젊은이의 고뇌와 방황의 메세지를 표현해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던 '들국화'가 단독 콘서트를 연다. 1983년 10월 보컬 전인권, 베이스 최성원, 피아노 허성욱으로 결성된 '들국화'는 1985년 발매한 1집 앨범이 공전의 히트를 치며 국내 언더 그라운드를 가요계의 신화를 만들었던 주인공.

그러나 결성 4년인 1987년 돌연 해체를 선언하고 팬들을 떠났다가 1997년 허성욱이 교통사고로 숨지는 것을 계기로 1998년 11년만에 재결성됐다. 1998년 KBS 홀에서 가졌던 해후 공연은 전회가 매진되는 일대 성황을 이루기도 했다.

포크록 형식으로 다분히 한국적이면서도 기존의 발라드나 트로트적인 느낌을 완전히 배제한 진솔한 사운드가 아직도 30대 이후 팬들에게도 어필하고 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이은미 김장훈과 배우 최민식이 게스트로 출연, 히트곡 '그것만이 내 세상'을 들려준다. (02)525-6929 9월 2일, 3일 8시/예술의 전당 야외극장

■올해로 24회째를 맞이하는 서울연극제가 8월 25일부터 10월 15일가지 50여일간 문예회관 동숭아트센터 바탕골 소극장 등에서 열린다. 지난해부터 경연제에셔 축제로 바뀐 이 행사는 손진책 예술감독이 국내와 해외를 돌아다니며 직접 심사·섭외한 연극 무용 마임 등 각 장르의 작품을 선보인다.

연극계의 마에스트로 로버트 윌슨과 브루어가 연출한 '하지', 프랑스 국립오를레옹 무둉단 죠셉나쥬 연출의 '보이첵', 일볼 녛대극 리더 오타쇼고이 '사라치', 리투아니아 극단의 '햄릿' 등 세계 연극계 화제작들이 줄줄이 무대에 오른다.

또 세계 정상급 극단 영국 로열 셰익스피어 컴퍼니의 수석 보이스 디렉터인 시실리 베리를 초청, 발성과 발음을 전문적으로 사사받을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이번 행사에 나오는 자유참가적에 대해서는 소정의 지원금도 제공한다(02)3673-2561.

■한국 영상자료원은 9월4일부터 8일까지 '한국영화 명배우 회고전'의 일환으로 의리파 사나이로 터프한 남성미의 대명사인 이대엽의 대표작 5편을 상영한다. '로맨스 가족' '돌아오지 않는 해병' '일지매 삼검객'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수병과 제독' 등이 상영된다. (02)521-3147.

입력시간 2000/09/05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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