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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조치훈, 본인방 위를 탈환하다

혼인보. 1983년 조치훈이 삼관왕을 차지하고 난 후 가장 먼저 실각한 건 혼인보였다. 상대는 린하이펑이었다. 린하이펑이 조치훈에게서 기적같이 3패 후 4연승으로 혼인보를 가지고 간 건 어쩌면 불행 중 다행이었다.

조치훈이 1986년 불의의 교통사고 때까지 어차피 모조리 타이틀을 내놓게 된다고 하면 그 타이틀은 고바야시의 몫이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나마 혼인보 타이틀만은 린하이펑이 2년간 굳건히 지켜주어 고바야시의 대삼관을 결과적으로 막게 된 것이니까.

1988년 조치훈이 드디어 ‘빅3’ 타이틀 중의 하나인 혼인보에서 도전권을 거머쥐게 된다. 도전자 결정전에서 1980년 명인을 딸 때도 도와주었던 오다케 히데오를 물리친 건 행운이었다. 1988년의 혼인보은 린하이펑이 아니라 우주류의 대가 다케미야 마사키였다. 1983년 린하이펑으로 넘어갔던 타이틀을 1985년부터 다케미야가 뺏어와 내리 4년간 지켜오고 있었다.

이 한번만 더 이겨내면 다케미야는 본인방 5연패를 달성하게 되니 ‘명예 혼인보’의 작위가 주어질 뿐 아니라 통산 7회 우승의 금자탑을 세우게 된다. 그러나 불행히도 그 한번은 끝내 조치훈의 ‘빅3’를 향한 활화산같은 의지를 꺾지 못하고 수그러들게 된다.

이성과 감성의 대결. 어차피 무너진 조치훈이라면 어느 누군가 권좌에 올라도 오를 수 밖에 없다. 그 주인공이 다케미야라고 해도 사실 이상할 건 없었다. 다케미야는 그즈음 우주류라는 대세력 작전, 중앙작전으로 세계적 센세이션을 일으키던 낭만파였다.

아마추어들은 누구라도 다케미야식 우주류를 들고 나왔고 시중 기원에서는 온통 우주류의 물결로 휩싸였던 시절이다. 다케미야의 우주류는 1980년대 중반부터 만들어진다.

다케미야 스스로는 허무한 중앙작전을 일컬어 자연류라고 명명하지만 남들은 드넓은 세계를 탐험한다는 뜻에서 우주류라고 불러준다. 과거에도 다케미야가 우주류를 시도하긴 했지만 1980년대 중반처럼 다양한 의미를 함축하는 유연함은 없었다.

그에 반해 조치훈은 모델이 없는 기사였다. 다만 특징없는 바둑이라는 것이 오히려 특징으로서 어떤 상대에게도 대항할 수 있는 실전주의라는 측면이 강하다고도 할 수 있었다. 혼인보 복귀를 앞두고 바둑저널은 조치훈의 바둑을 ‘반우주류’라고 불러주었다.

그 별명은 적절했다. 조치훈은 과연 이렇게 강할 수도 있다는 편린을 보여주듯 다케미야를 휘몰아쳐 간단하게 4:0으로 박살을 낸다. 44년의 역사를 지닌 혼인보전에서 영봉을 시킨 예는 이제껏 고작 6번 밖에 없었다. 더욱이 도전자가 챔프를 그렇게 넉아웃시킨 예는 조치훈이 처음이었다. 요즘말로 무늬만 도전자지 조치훈은 이미 기량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최정상임에 다름없다는 방증이었다. 고바야시에게 기성을 빼앗기고 무관을 경험한 지 3년반 만에 새로운 조치훈은 3대 타이틀에 복귀한다. 33세가 되던 해였다.

“나는 언제고 바둑을 마치면 기쁨이 의외로 적습니다. ‘전심전력으로 두어 혼인보만 된다면 좋겠다’ 하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것이 실현되면 또다른 기전을 생각합니다. 충전이라든가 리듬회복 같은 것 따위는 잊어버립니다. 아무리 그래보았자 과거로 돌아갈 수는 없는 것 아닙니까.”

1989년 조치훈은 당당히 재기한다. 그러나 그것으로 곧장 고바야시와 비교되는 양상이라든가 곧장 일본 권좌를 그대로 물려받는 것까지 나아가지는 못했다. 조치훈은 혼인보, 십단, 천원 등 3관왕이었고 고바야시도 기성, 명인, 고세이 등 3관왕이었다. 겉으로는 대등한 양상이지만 랭킹 1, 2위를 지닌 고바야시의 아성과는 아직 비교할 수가 없었다. <계속>


[뉴스와 화제]


ㆍ삼성화재배 8강확정-이창호 탈락 충격

제5회 삼성화재배 8강이 확정되었다. 8월30일과 9월1일 양일간 유성삼성화재연수원에서 벌어진 본선1,2회전에서 조훈현 서봉수 유창혁 루이 양재호 강지성 등 한국은 총 6명이 8강에 진출해 기염을 토했다.

그러나 대회 4연패를 노리던 최강 이창호 9단이 ‘새로운 천적’ 중국의 저우허양에게 또다시 패해 탈락한 것은 가장 큰 이변으로 꼽힌다. 이창호 9단은 중국의 신예 저우허양에게 최근 3연패를 당하고 있는데 모두 굵직한 세계대회에서 당한 것이라 충격이 크다.

서봉수가 중국의 창하오에게 이긴 것이 눈에 띄고 신예 강지성이 작년 대회에 이어 또다시 8강에 올라 최고의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한편 중국 일본은 각각 1명씩만 8강에 올라 극도의 부진에 시달렸는데, 마샤오춘 왕리청 요다 등 정상급 기사가 불참한 것이 그 원인이다.

8강대진은 다음과 같다. 조훈현-서봉수, 유창혁-강지성, 루이-야마다 기미오, 양재호-저우허양.



<진재호 바둑평론가>

입력시간 2000/09/0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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