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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총체적 위기, 돌파구가 없다

구덩이에 빠진 사람의 유일한 탈출수단인 외밧줄은 쥐가 갉아먹고 있고, 바닥에는 독사들이 혀를 낼름거리고 있다. 고개를 들면 구덩이위에선 사나운 사자가 눈을 부릅뜬 채 으르렁대고 있다.

요즘 한국 경제를 보면 흡사 구덩이에 빠진 사람을 연상시키게 한다. 나라 안팎으로 온갖 악재가 잇따라 터져 우리 경제를 옴쭉달싹 못하게 만들고 있다. 뭐하나 시원한 것이 없이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한국경제가 환란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3차 오일쇼크’ 악몽 다시 오나

우리 경제의 목줄을 쥐고 있는 국제 유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무역수지가 급감하고, 각종 물가의 연쇄 인상도 예고되고 있다. 이대로 가면 상상도 하기 싫은 ‘3차 오일쇼크’가 현실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감마저 확산되고 있다. 3차 오일쇼크가 일어나면 세계경제 둔화로 수출로 먹고 사는 한국은 치명타를 입게 될 수 밖에 없다.

사정이 이처럼 급박하게 돌아가는데도 정부는 ‘무책이 상책’이라며 ‘강건너 불구경’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현상이 지속되자, 정부는 뒤늦게 ‘조자룡 헌칼’쓰듯 기름값 등 에너지 가격을 현실화해 서민들의 허리를 더욱 휘게 만들고 있다. 가격을 올려 수요를 줄이겠다는 당국자의 안이한 발상에 서민들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수출 전선도 심상치 않다. 달러벌이의 최대효자인 반도체의 실적 둔화 전망으로 삼성전자 등 반도체주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에 자극받은 외국인들도 한국 비중을 축소하며 ‘셀 코리아(Sell korea)’에 나서고 있다. 빈사상태에 있는 증시의 유일한 버팀목인 외국인들마저 떠난다면 증시 폭락→달러 유출→기업 자금난 심화→신용 경색→고물가속 저성장의 스태그플레이션 악순환을 배제할 수 없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미국 포드발 ‘메가톤급 토네이도’가 들이닥쳐 산소마스크로 연명하는 한국 경제의 숨통마저 끊으려 하고 있다. 지난 6월초 7조7,000억원의 입찰가격을 써내 라이벌 GM과 현대-다임러크라이슬러를 제쳤던 포드가 지난주말 인수 포기를 전격 선언한 것.

대우측이나 금융시장으로선 청천벽력의 날벼락을 맞았다. 재벌 개혁의 시금석이라는 대우처리는 또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한국의 대외 신인도와 구조조정에 찬물을 끼얹을 메가톤급 악재다.

이번 주 증시는 여전히 안개속이다. 지난주말 증시에 폭탄을 터뜨릴 가능성이 높았던 ‘두마녀(선물및 옵션 동시만기일로 더블 위칭데이)’가 예상밖으로 날뛰지 않아 한고비를 넘겼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포드 쇼크가 터져 이번주에도 약세장을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악재 “지금은 투자 말릴 때”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지금은 투자를 권유하는 것보다 말리는 게 일”이라고 증시주변의 분위기를 전했다. 지금처럼 악재가 득시글거릴 때는 “일단 떨어지는 칼날을 피하고 보라”는 증시 격언을 떠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다만 기술적 반등시 현금화에 주력하고, 금융주의 움직임을 주목하며, 거래소 개별우량주에 대한 단기매매를 노릴 것을 권하고 있을 뿐이다.

미궁에 빠진 대우차 처리는 9월18일 대우차 채권기관 회의를 계기로 다시금 시동을 걸고 있다.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은 이르면 10월말까지, 늦어도 연말까지 GM, 현대-다임러크라이슬러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 연내 매각을 추진한다는 속전속결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다임러크라슬러는 이미 대우차 인수에 관심이 없다며 냉담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GM도 우리의 다급한 사정을 훤히 꿰뚫고 있어 최대한 헐값에 인수하기 위한 시간벌기에 나설 것이 불보듯 뻔하다.

지난주는 ‘샐러리맨의 우상’이 날개도 없이 추락해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었다. ‘세계는 넓고 할 일은 많다’며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줬던 김우중 대우 전회장이 분식회계 혐의로 검찰에 고발됐다. 외발자전거식 확장경영으로 일관했던 김 전회장의 퇴장은 후배 기업인들에게 반면교사가 되고 있다.

이의춘 경제부차장 eclee@hk.co.kr

입력시간 2000/09/20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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