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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를 보는 세계] 중국- 대만에 미칠 파장 자국이익 위해 저울질 한창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중국방문, 남북 정상회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북한방문 등 한반도를 둘러싼 외교의 톱니바퀴가 급속히 돌아가고 있다. 이에 대한 중국의 공식 반응은 환영일색이며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강력한 통일한국의 등장이나 미국의 경제지원을 무기로 한 북한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진심으로 원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중국은 한반도 정세의 급격하고 새로운 국면의 전개로 인해 한반도가 중남미와 같이 새로운 파워게임의 장(場)이 되는 것을 경계하고 자국의 최대 관심사항인 대만 통일에 미칠 영향력을 저울질하며 접근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북 영향력 유지에 신경 곤두세워

중국은 한반도 화해기류를 바로 코 앞에 대치중인 미군 철수의 기회로 활용함은 물론 한반도 통일과정을 대만에 대한 자국의 권리주장에 이용할 목적에 모든 영향력을 경주할 전망이다. 유동기에 들어선 한반도 정세를 놓고 중국은 현재 역동적이고 발빠른 대응을 하면서도 여유를 갖고 대처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에 앞선 5월 말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전격 방중은 북한이 그동안 소원했던 관계에도 불구하고 ‘중요 문제는 먼저 중국과 의논한다’는 외교원칙을 국제사회에 천명, 한반도 문제에서 중국이라는 존재를 크게 해주는 목적을 달성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또 앞으로 미국이 한반도 문제를 독자적으로 좌지우지못하고 중국의 협조가 필요조건이 됐음을 의미한다고 국제문제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중국과 북한의 결속은 양측의 이해와 의도가 맞닿아 있다. 우선 북한은 대중 접근으로 ‘자신의 안전을 확실히 한다’는 점을 과시하고, 중국은 미국을 견제하면서 한반도 안정유지를 위한 ‘필요경비’로서 원조를 하고 현시점에서 타인으로 대체하기 어려운 지도자 김정일을 계속 지원한다는 구상이다.

중국의 한반도 정책기조는 평화와 안정유지, 당사자해결 원칙이다. 남북 정상회담이 끝난 지난 6월15일 장쩌민 국가주석은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에게 각각 축하전문을 보냈다. 김 대통령에게는 “이번 수뇌회담은 역사적인 의의를 지닌 중대한 사건입니다.

회담성과는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 유지에 고귀한 공헌을 할 것입니다. 쌍방의 관계개선은 양측과 조선민족의 공통희망과도 부합됩니다. 이번 회담이 반도의 자주와 평화통일을 촉진하기 위한 훌륭한 출발이 될 것으로 믿습니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에게는 “이번 회담은 통일을 실현하겠다는 민족의 숭원을 체현(體現)한 것입니다. 북남 쌍방은 한반도 문제의 주요 당사자입니다. 중국은 북과 남이 대화와 협력으로 자주 평화통일을 실현하는 것을 지지한다는 일관된 입장을 견지해왔습니다.

중국은 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전을 위해 계속 적극적인 노력을 할 것입니다”라고 보냈다. 내용은 남북 정상회담을 적극 환영하고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행간에는 미국을 염두에 둔 통일문제와 자주적 해결 등 자국의 이익 극대화와 현상 유지의 뜻이 숨어있다.


남북통일문제 등에 신중한 입장

정상회담후 이산가족 상봉 등 구체적 회담성과가 쏟아져 나오자 중국 고위 당국자들의 우려섞인 발언이 잇달아 나와 주목된다. 천지쳔 부총리는 최근 방중한 고노 요헤이 일본 외상과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를 거론하면서 “완화되는 방향이 보이고 있으나 주의 깊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통일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가 아니며 해결에는 일정한 시간 상의 절차가 필요하다”고 언급, 통일을 향한 남북대화에 대한 시간상 인식에 문제점을 지적했다. 천지쳔은 또 “북한으로 하여금 미사일을 포기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 중국 나름대로의 한계를 드러냈다.

리명 중국 전인대 상무위원장도 지난달 29일 미국에서 이만섭 국회의장을 만났을 때 “북한이 개혁·개방으로 갈 수 있도록 중국측이 더욱 협력해달라”는 요청에 “국가체제를 어떻게 발전시킬지는 각자가 알아서 결정할 문제로 북한이 독자적으로 알아서 결정할 일”이라는 답변을 했다.

중국은 지금까지 북한과의 특수관계와 ‘일국양제’(一國兩制)라는 통일전략이 한국의 경협제안이나 북측의 연방제안과 상반된다며 한반도 통일정책과 대만의 통일정책을 같이 거론하는 것 자체를 금기시해왔다.

중국은 지난 1992년 한국과 수교 후에도 김정일 체제의 정통성을 인정해왔고 고려연방제라는 북측 통일방안을 지지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또 최근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을 통해 양국간 주요 정책 및 조치에 대한 사전협의 등 다양한 형태로 소원했던 관계복원에 성공했다.


러시아·북한과 ‘북방 3국’ 공조 추진

하지만 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남북한이 통일에 대한 공통점을 도출, 함께 논의키로 함으로써 한반도 통일정책을 지지하지 않을 수가 없게 됐다. 중국은 또한 최근 한국과 미국 일본의 3국 공조를 우려 속에 지켜보면서 러시아 북한과 북방 3국 공조를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반도는 ‘2+1’(남북한과 미국)의 구도에서 ‘2+2’(남북한, 미국, 중국)의 구도로 개편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최근 중국의 인민일보, 차이나 데일리, 베이징 리뷰 등 언론들은 한중수교 후 금기시해왔던 주한 미군 철수문제를 기회만 있으면 보도하고 있다.

남북 정상회담을 지켜본 한 한반도 전문가는 “이제부터가 중요하다. 아시아에 긍정적 시기가 도래하는 것은 틀림없지만 달걀에서 뼈를 찾지말라”고 경고했다.



송대수 베이징특파원 dssong@hk.co.kr

입력시간 2000/09/20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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