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벤처의 선두주자

올초 미국에서는 게놈 프로젝트의 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기사가 지면을 장식하였다. 오랜 세월에 걸쳐 신비의 장막에 감추어져 있던 생명의 비밀이 점차 밝혀지고 있다는 기사는 몇 해전부터 시도되어온 유전자 복제 뉴스와 겹쳐 새로운 희망을 전하는 메시지가 되었다.

이러한 희망은 미국에서 인터넷 벤처기업(닷컴기업)의 위기론과 때를 같이 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바이오 벤처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되었다.

국내에서도 이러한 움직임은 예외 없이 발생하였으며, 마크로젠이 최초의 바이오 벤처로서 그 성가를 높였다. 2년전 서울대 의대의 허름한 연구실에서 한 교수가 시작한 실험실 벤처인 마크로젠은 올 2월 코스닥에 상장되면서 큰 관심의 대상이 되었다.

1997년 6월 창업 당시 4억 2,000만원으로 시작한 마크로젠은 6월말 현재 자본금이 2억4,000만원으로 크게 증가하였으며, 시장가치는 무려 1,483억원에 이를 정도로 그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이러한 평가는 지난해까지 적자를 기록하다가 올 6월 첫 흑자를 기록하면서 나타난 성과이다.

이 성과도 아직은 다소 과소평가된 면이 있다. 최근 증시를 떠도는 벤처위기론에 의해 한때 15만원을 상회하던 주가가 3만3,000원까지 하락하였기 때문이다.

마크로젠은 지금까지 유전자이식 생쥐를 판매한 수익을 기반으로 성장하여 왔지만 점차 상품 영역을 유전자 지도를 이용한 DNA칩으로 확장시키고 있다. 이러한 사업이 성공적으로 수행되어 마크로젠의 의지대로 한국인의 유전자 정보를 마크로젠이 밝혀낸다면 마크로젠의 가치는 현재와는 비교도 되지 않을 만큼 크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유전자공학에 대한 철학적 차원의 반대논리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지가 관심거리이다. 인위적인 생명 복제로 생기는 많은 문제에 대한 우리 사회의 최종 결론은 마크로젠의 성장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계평 ECUNION 리서치팀장

입력시간 2000/09/20 2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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