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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대삼관' 등극의 열쇠 본인방

1989년의 상황은 어쩌면 일본바둑사상 전무후무한 명승부의 전야제 같은 해였다. 조치훈이 본인방 십단 천원 등 랭킹 3,4,5위 타이틀 세 개를 갖고 있었고 고바야시 고이치는 기성 명인 고세이 등 1,2,7위 3관왕이었다.

이쯤 되면 통합타이틀전에 대한 무성한 얘기들이 오갔을 법하다. 그러나 우리 쪽에서 보면 대등한 것이지 일본인의 관점에서는 대등한 게 하나도 없었다. 당연히 랭킹1,2위를 거머쥔 고바야시의 단일 제왕시대인 것이다.

고바야시의 입장에서 보면 조치훈이 83년에 쟁취한 ‘대삼관왕’에 대한 욕구가 더 솟구칠 만했다. 하기야 고바야시는 조치훈이 보유한 본인방만 가져온

다면 이른바 기성 명인 본인방 3개 ‘빅 타이틀’을 동시에 보유하는 대위업을 이룬다. 일본 바둑계에서 최고의 흥행 열쇠는 고바야시가 쥐고 있었다.

분위기는 서서히 고바야시의 바람대로 되어가고 있었다. 조치훈은 89년 연말에 린하이펑에게 천원전에서 2승3패로 패퇴, 그에게 타이틀을 내줬고 90년초에는 다케미야에게 2승3패로 십단타이틀을 빼앗기고 말았다.

90년대 초반 일본 바둑계는 외형상 군웅할거의 시대였지만 실제로는 고바야시에게 뭇 영웅들이 도전하는 형국이었다.

고바야시가 기성 명인 고세이 3관왕. 조치훈은 본인방. 십단은 다케미야 마사키. 천원은 린하이펑. 왕좌는 가토 마사오. 타이틀 보유자는 무려 5명에 달하였지만, 실제 1인자는 고바야시였고 99칸을 가진 고바야시가 나머지 1칸을 채우기 위해 조치훈에게 계속 군침을 흘리고 있는 정도가 특기사항이었다.

목표라는 것은 언제나 자신을 채찍질하여 더욱 강하게 만드는 효험이 있지만 한번 이루어진 목표는 그것이 아무리 높고 고귀한 것이라도 도전자나 구경꾼때문이라도 더 높이 상향조정되기 마련이다.

조치훈이란 사나이가 83년 일본바둑사상 전무후무한 대기록 대삼관을 차지하자 그때까지 그런 ‘사건’에는 전혀 의식이 없었던 바둑팬들도 놀라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이제는 최고의 타이틀인 기성 하나만으로도 성에 차지 않는다.

진정한 바둑계의 패자는 대삼관이 되어야 한다는 의식에 차 있었다. 따라서 고바야시가 명실공히 1인자이지만 늘 맘 한구석엔 과거 조치훈보다 못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것은 솔직히 고바야시가 더 하면 더 했지 바둑팬들보다 못하지 않았다.

하늘도 무심한 건 고바야시에겐 기회가 찾아오고 조치훈에게는 기회가 찾아오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조치훈은 불의의 교통사고 후 거의 매년 1위 기성

을 향해 대시했지만 번번이 2위 3위에 올라 불운을 곱씹었다. 그러나 고바야시가 하나 남은 본인방에 도전할 적엔 운이 상당히 따라준다.

사상 최고의 리그멤버라고 일컬어지던 본인방리그엔 조치훈을 제외한 전 타이틀 보유자에다가 오다케 히데오 등 모두 조치훈 고바야시와 같은 동문인 기다니 도장 출신이 합류하여 전통의 본인방을 향해 뛰었다.

워낙 막강한 도전자 그룹이었던 탓에 전승자는 절대 나올 수가 없었고 동률재대국은 불가피해진다. 그중 고바야시는 운도 좋게 플레이오프까지 통과하면서 당당히 조치훈에게 도전장을 던진다.

형태상으로는 고바야시가 조치훈에 도전하는 것이지만 실제로는 고바야시는 자신과의 일생일대 싸움이었고 일본 바둑사와의 한판 승부였던 셈이다. 또 실제로는 고바야시의 승리가 예상되던 때였다. 승승장구의 고바야시가 운까지 따라준다면 그것은 날개돋친 말 페가수스가 아니고 무엇이랴. <계속>


[뉴스와 화제]


ㆍ 이상훈 이세돌 형재대국 펼쳐져

사상초유의 형제대결이 펼쳐진다. 연초부터 32연승 행진을 펼쳐온 ‘불패소년’ 이세돌과 신인왕에 빛나는 이상훈 형제가 신예 10걸전 타이틀을 놓고 자웅을 겨루게 되었다. 형제는 A B 조로 나뉘어 벌어진 리그전에서 각각 4승으로 조수위를 차지하여, 조수위끼리 맞붙는 결승에 나란히 진출했다. 이에 따라 국내는 물론 일본 중국서도 없는 형제대국을 펼치게 됐다.

물론 바둑사상 타이틀을 걸고 형제간대국이나 부자대국 자매대국도 한번도 벌어진 적이 없다. 대국은 10월초순 예정.

ㆍ 루이 또 이창호 꺾어

‘이창호 킬러’ 루이나이웨이가 또 이창호를 꺾었다.

국내최대의 타이틀 LG정유배 준결승에서 루이는 9월8일 벌어진 이창호와의 대국에서 백을 들고 불계승을 거두어 결승에 진출, 또 하나의 타이틀을 눈앞에 두게 됐다. 결승상대는 이세돌과 최명훈의 승자. 이로써 루이는 이창호와의 역대전적에서 4승1패를 기록했다.



<진재호 바둑평론가>

입력시간 2000/09/2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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