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9.28 서울 수복 50년전과 지금

9월28일 오후 서울 경복궁 앞마당에서 조촐한 행사가 열렸다. 9.28 서울수복 50주년을 기념해 정부가 마련한 행사였다.

전쟁의 포화가 자욱하던 50년전 가슴 벅찬 감격으로 지금은 헐려버린 중앙청 앞마당에서 태극기를 올렸던 바로 그 역전의 용사들이 감격의 순간을 되새기며 바로 그 자리에서 똑같은 자세로 태극기를 게양했다.

50주년. 감회가 새로울 만한 날이었지만 이날 그 자리에 있던 노병들의 얼굴은 그리 밝지만은 않아보였다. `조국을 위해 이 한몸을 바쳤다'는 자부심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50년이라는 세월이 이 역전의 용사의 얼굴에 `주름살 계급장' 외에도 또다른 무엇을 안겨준 것일까.

같은 시각 제주에서는 제3차 남북 장관급 회담에 참석한 남측 박재규 통일부 장관과 북측 전금진 내각책임참사가 경제협력 실천기구 설립과 북측에 60만톤의 식량 지원에 합의하고 서로 손을 맞잡고 있었다.

50년전 서로 총칼을 맞대고 목숨을 건 동족상잔의 전쟁에서 맞섰던 양측이 이제는 고위 당국자들을 상호 교류하며 경제협력을 진행시키겠다는 것이다. 세월이 가져다 준 변화라 할 수 있다.

남북 화해 무드는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위한 첫 디딤돌이다. 그것은 무엇보다 소중히 이뤄내야 할 훸??손의 과제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가 통일에 정진하기에 앞서 잊지말아야 할 것이 있다. 50년전 이 땅을 지키기 위해 하나뿐인 목숨을 내던진 호국선열의 고귀한 정신. 그것은 `반공'(反共)이라는 빛바랜 구호와는 다른 차원의 것이다. 그들이 있었기에 오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10/04 17:20


송영웅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