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망대] 증시, 희망의 계절은 오는가

증권가 어느 애널리스트는 최근 침체장세에선 “팔 때는 무 자르듯 하고, 살 때는 처녀 손목 만지듯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증시는 날개도 없이 추락하다가 9월 마지막주에 일시 반등세를 이어가 한숨 돌렸지만 “방망이를 짧게 잡고 끊어쳐라”는 투자조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향후 장세가 대우차 매각 장기표류 등 걸림돌이 워낙 많기 때문이다. 반등할 때마다 현금화하는 등 보수적 투자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다.

투자자들의 가슴을 새까맣게 만들었던 9월의 악몽장이 끝나고, 황금 단풍과 황금 들녁으로 우리에게 넉넉함을 가져다주는 10월 `수확의 달'에 접어들었다. 쪽박난 주식을 바라보며 신음하는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손실을 조금이라도 만회할 수 있는 황금장세가 도래하길 학수고대할 것이다.


'10월 상승세'전망, 큰 기대는 금물

이런 기대에 부응하듯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10월에 상승랠리가 펼쳐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최근 수개월간 대폭락 장세에서도 1,000%의 경이적인 수익률을 올린 `여왕개미' 이도영씨는 “각종 지표와 차트를 분석할 때 10월에 주가가 상승세로 돌아설 것”이라며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다.

삼성전자 등 대형 우량주의 주가 추이를 통해 이 같은 조짐을 찾아냈8?다는 게 여왕개미의 진단이다. 그동안 주가가 떨어지는 것만 보았던 개미들이여, 기도하는 심정으로 여왕개미의 예언이 제발 들어맞길 바라자. 일부 사이버 고수들도 수확의 달에 주가가 550선에서 바닥을 찍고 다시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고 있다.

반의 반, 반의 반에 반토막난 개미들에겐 가뭄에 단비처럼 희망섞인 메시지라 아니 할 수 없다.

하지만 개미들이여, 큰 기대는 하지 말자. 10월 장세는 수확의 기쁨을 누리는 들녁의 농부와는 같지 않다는 전망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9월말 연5일째 상승세는 제한적 반등장세 이상이 될 수 없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무엇보다 뚜렷한 매수 주체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고객예탁금도 7조5,000억원으로 지난7월 10일이후 2개월여만에 3조원이상 빠지면서 연중 최저치를 갈아치우고 있다. 신규자금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반등폭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증시가 지금처럼 혼조장세를 보일 경우 미국의 전설적인 주식투자자 워렌 버펫의 투자격언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첫째 주가를 보지말고, 기업을 보고 투자하라. 둘째 내재가치가 주가보다 낮으면 사라. 셋째 주주가치를 극대화하는 기업에 투자하라. 넷째 경쟁기업에 비해 탁월한 경쟁력을 갖고 있는 기업에 투자하라.

버펫의 투자 격언을 염두에 둘 경우 그동안 주가가 지나치게 빠졌던 일부 저가우량주, 실적 호전주, 경기방어주(도시가스주 등 )에 대한 저점 매수에 나서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은행 짝짓기, 대우차 처리 등에 주목

이번주 최대 관심은 지난주 은행장들의 `프라하 로맨스'가 어떻게 국내에서 구체화할 지에 쏠려 있다.

IMF/IBRD연차총회에 대거 참석했던 은행장들은 현지에서 신부감과 신랑감(합병대츛m??) 을 찾아 ` 연애'나 구애를 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금융권에선 주택 +하나+ 한미 은행간, 국민+ 조흥+외환은행간 짝짓기 가능성을 주목하고 있다.

국제유가 급등으로 경유 등유가격이 주초에 또 올라 서민들의 허리가 더욱 휠 전망이다. 정부의 물가안정을 위한 정책대응이 긴요한 시점이다.

정부가 알짜 공기업인 한국중공업의 지분 51%를 매각키로 함에 따라 삼성 현대 등 재벌들의 한중 인수 경쟁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암초에 부딪친 대우차 처리를 위한 정부와 채권단의 행보도 관심거리.

하지만 채권단의 수를 손바닥 보듯 훤하게 알고 있는 현대-다임러크라이슬러, GM이 배짱을 튀기며 헐값 매수를 노리고 있어 대우차 매각은 적지 않은 진통을 겪을 전망이다.

이의춘 경제부 차장

입력시간 2000/10/04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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