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의보감] 손목관절 이상

직장은 물론 가정에서까지 컴퓨터의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컴퓨터의 과도한 사용으로 인한 손목 질병에 시달리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

대부분 사람이 컴퓨터 작업시 쉬지 않고 장시간 작업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때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손목관절에 무리한 힘을 가하게 되면서 이것이 누적되고 나중에는 손의 기능 자체가 상실되는 불상사를 초래하는 것이다.

대표적인 질병이 바로 수근관증후군. 실례로 타임지에 따르면 미국 노동자의 50% 이상이 직업병에 시달리고 있으며 과걸?° 단순 육체노동자의 반복작업을 통해 직업병이 발생했던 것과는 달리 최근에는 컴퓨터와 동고동락하는 정신노동자에게서 손목병과 같은 직업병이 다발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근관증후군은 일단 발병하면 손이 저리는 증상이 자주 일어나는 외에도 손가락의 감각이 둔해지며 손의 힘이 떨어지는 것과 함께 손바닥의 근육이 위축된다. 또 주먹을 쥐거나 손을 많이 사용하면 증상이 한층 심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일반적으로 남성보다는 여성에게서 더 많이 발생하고 40~60세 사이에 다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으나 최근에는 컴퓨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남성은 물론 유, 소년층에서까지 발생하는 등 다양한 연령층에서 발병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잘 알려진 대로 손목에는 손바닥 쪽으로 가는 신경이 두개가 있는데 이중 정중신경이 손목터널을 통해 지나간다.

그러나 이때 어떠한 원인으로 신경이 붓거나 손가락을 구부리는 근육의 힘줄이 붓는 질병이 생겼을 경우 자연히 신경이 눌리게 되고 손의 저림 증상이 생기게 된다.

즉, 컴퓨터 작업 등 계속되는 작업 등으로 손가락을 구부리는 근육에 비특이성 염증이 발생하고 이로 인해 힘줄과 신경을 싸고 있는 막인 건초와 신경초가 두꺼워져서 그 부위를 지나는 힘줄과 신경의 운동을 제한하게 되면서 수근관 증후군이 발병하는 것이다.

이외에 신장 질환 또는 비타민 B6 결핍, 외상, 류머티즘 관절염, 종양, 임신 및 감염증, 대사질환에 의해서도 발생하기도 한다.많은 사람이 수근관증후군 발생시 혹 중풍의 전조증상이 아닌가 해서 걱정을 하고 병원에 가서 중풍검사를 받아보는 등 긴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너무 염려할 필요는 없다.

수근관증후군의 증상은 중풍의 전조증상으로 발생하는 손발 저림증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수근관증후군은 손의 저림증을 유발하는, 흔한 질환중의 하나지만 그렇다고 해서 결코 만만하게 생각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다.

처음에는 손의 저림 증상을 느끼는 정도지만 나중에는 팔이 시큰거리고 얼얼해서 잠을 이루지 못하기도 하며 장기간 손을 사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를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증상이 더욱 심해질 경우 손으로 하는 아주 간단한 일조차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된다. 수근관증후군이 심각한 질병으로 대두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한방에서는 수근관증후군의 치료는 침과 함께 약물요법을 병행 시행한다. 우선 손가락을 구부리는 근육의 비특이성 염증을 제거하고 근육과 신경의 운동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을 원칙으로 증상개선에 적합한 약물을 투약하는데 꾸준히 약물치료를 시행할 경우 확연한 치료효과가 있다.

또 약물 투여와 함께 발병부위에 침을 놓아 근육과 신경의 위축된 상태를 개선시켜 준다.

수근관증후군의 치료를 위해서는 약물요법도 물론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손을 아끼고 덜 쓰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컴퓨터 자판을 그야말로 부드럽게 두드리는데도 손목에 무슨 심각한 해를 주겠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러한 동작의 반복이 사실은 손목을 골병들게 한다.

따라서 평소 자주 작업을 멈추고 쉬는 한편 손목의 긴장을 풀어주는 손목체조 등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 또 작업시 바른 자세를 갖고 자판과 팔꿈치가 수평이 되도록 하는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서보경 강남동서한의원 원장>

입력시간 2000/10/0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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