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 논란] `커밍 아웃'하는 동성애자가 늘고있다

커밍 아웃(Coming Out). 동성애자가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밝히는 행위를 말한다. 우리말로 하자면 `공개'(公開) 정도가 적당하다.

동성애자들이 말하는 커밍 아웃은 세가지다. 첫째는 자기 커밍 아웃. 스스로 동성애자임을 인정하는, 가장 중요한 단계다. 둘째는 가족 및 친구, 지인에게 하는 사적인 커밍 아웃. 그리고 셋째로 직장동료를 포함한 사회적 커밍 아웃이 있다. 홍석천의 경우가 여기에 해당한다.

동성애는 커밍 아웃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봐도 틀린 말이 아니다. 1단계 커밍 아웃은 대부분 2,3단계로 이어지고, 동성애자가 타인에게 커밍 아웃을 하는 순간 그는 자신의 성적 취향을 혼자만의 비밀로 삼고 살던 때보다 더 큰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대부분 가족, 친구, 직장 동료의 따가운 시선과 비난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고 해고나 사퇴 등의 불이익도 감수해야 한다. 자발적인 공개는 타의에 의해 곧바로 치명적 낙인이 되기도 한다.

그래서 동성애에 관한 얘기는 무성해도 커밍 아웃을 하는 사람은 아직 생각보다 많지 않다. 1996년 최초로 커밍 아웃을 한 서동진 퀴어영화제 조직위원장 이후, 임태훈 동성애 인권연대 대표, 1997년 여자친구와 공개결혼식을 올린 한채윤씨 등 소수만이 3단계 커밍 아웃을 했고 일반인은 대부분 2단계 커밍 아웃까지만 한다 하고는 싶지만, 사회적 커밍 아웃이 가져올 불이익이 두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커밍 아웃을 하는 동성애자들은 점점 늘고 있다. 동성애 인터넷 사이트에서는 일반인의 커밍 아웃 체험담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자신의 성 정체성을 자신과 주변 사람에게 솔직하게 알리고 동성애자로서 살아가는 것이 동성애를 혼자만의 비밀로 끌어안고 숨어사는 것보다 훨씬 낫기 때문이다.

문화평론가 이재현씨는 “커밍 아웃은 단순한 공개가 아니라 동성애에 대한 억압에 저항한다는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동성애자가 동성애자임을 숨기려고 하는 한 그들에 대한 편견과 인권침해는 달라질 수 없기 때문이다.

입력시간 2000/10/10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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