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Clinic] 미인은 만들어지는 것

어지간해서는 자리잡기가 힘들다는 대학 도서관에서 늦게 와도 빨리 자리를 잡는 학생은 얼굴이 갸름하고 날씬한 예쁜 여학생이다. 반면 얼굴이 크고 몸매가 볼품 없는 소위 '학구파' 여학생은 웬만큼 일찍 나오지 않고서는 자리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남학생들은 대부분 예쁘고 늘씬하게 생긴 여학생들에게 호감을 보이며 힘들게 차지한 자리도 기꺼이 내주기 때문이다. 이는 최근 대학가 도서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진풍경이다.

뿐만 아니라 입사시험이나 결혼에 있어서도 눈에 띄게 갸름하고 늘씬해 상대적으로 아름답게 보이는 여성에게 후한 점수를 주는 것이 요즘의 세태다. 이쯤 되면 이제 미인은 타인과 비교 우위를 느끼게 하며 자신의 만족감을 충족시켜주는 조건으로서 뿐만 아니라 경제학적인 측면까지 갖고 있다고 할 만하다.

사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미인에 대한 기준은 변화해 왔지만 미인에 대한 끊임없는 선호는 시대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계속되어 왔다. 그래서 미인에 대한 욕망을 지닌 여인들은 저마다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실례로 14세기 프랑스 왕비였던 이사보는 하얀 얼굴을 갖고자 당나귀의 젖으로 목욕을 하고 멧돼지의 머리골과 악어의 내장, 늑대의 피로 만든 로션을 사용했다.

또 클레오파트라는 잡티 없이 고운 피부를 유지하기 위해 썩은 우유를 이용, 세안을 했으며 고대 이집트부터 19세기까지 많은 서양의 귀족 부인들이 얼굴을 희게 한다는 연백을 사용, 사망에 이른 경우가 허다하다.

이처럼 미인에 대한 여성들의 선호와 갈구는 생명의 위협을 무릅쓸 정도로 절실했다. 우리 나라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어서 구한말 고종 황제의 왕비였던 민비는 러시아 공사 부인이 얼굴을 하얗게 만들어 준다며 선물한 연백분을 과다 하게 사용하다 연독으로 인해 얼굴이 푸르뎅뎅하게 부어 올랐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여염집 여성들도 오뉴월엔 창포잎 우려낸 물을, 한여름에는 복숭아잎 우려낸 물, 가을에는 노란 느릅나무 단풍을 우려낸 물, 겨울에는 유자씨를 찧어 달인 물로 세수를 했고 부자님 마나님들은 얼굴 피부에 탄력을 주고 잔주름을 없애준다 하여 한약재인 당귀의 뿌리와 잎을 말려 빻은 가루주머니를 세수대야에 담가놓고 세수를 했다.

이처럼 미인에 대한 욕망은 시대와 인종을 초월해 모든 여성들의 화두가 되고 있으며 현대 여성들이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다. 인공위성과 매스미디어의 발달로 시각을 자극하는 매체들이 생활에 깊숙이 자리잡게 되면서 오히려 미인에 대한 욕망은 한층 강해지고 있으며 이의 실현을 위한 노력도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이다.

과거 화장품을 사용해 콤플렉스를 느끼던 부분을 감추던 것과는 달리 성형외과를 찾아 눈이나 코 등 자신 없는 부위를 수술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더욱이 최근에는 얼굴 윤곽과 가슴, 엉덩이에서부터 피부 박피술 또는 점빼기에 이르기까지 외모를 아름답게 가꾸고 만들고자 하는 노력들이 광범위하게 전개되고 있다.

실례로 임상에서 보면 성형외과를 찾는 환자들이 결코 과거와 같이 특정한 일부 계층에 국한되지 않고 연령층 또한 결혼 적령기의 아가씨에서 40-50대 주부, 심지어는 초등학생에 이르기까지 실로 다양하다. 그만큼 현대 여성들은 자신의 외모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야 말로 이제는 타고난 자신의 불만족스러운 외모에 대한 안타까움마저도 적극적으로 개선해 자신감을 찾아가는 시대이다. 또 그렇게 함으로써 자신의 능력에 걸 맞는 대우까지도 받는 세상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시대상황이 이를 입증해주고 있다.

그래서 많은 여성들이 미인이 되기 위해 지금 이 순간에도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어느 누구를 막론하고 시간과 경제력을 과감히 투자해 아름다움을 가꾸어가고 있는 것이다.

미인은 선천적으로 타고나기도 하지만 요즘은 후천적인 노력으로 만들어지는 미인도 적지 않다. 이쯤 되면 미인은 바로 자신의 노력에 의해 만들어지는 셈이다. www.iseran.co.kr 02)3444-7300

정일화 세란성형외과원장

입력시간 2000/10/12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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