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책 돋보기] 위대한 낭만주의자 등

▣ 위대한 낭만주의자

프랑스의 가장 위대한 낭만주의 화가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의 인간적 갈등과 고민, 그리고 그의 삶과 정서가 녹여져 있는 작품 세계를 살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책이다.

이 책은 크게 세 파트로 나눠진다. 천재화가 들라크루아가 친구, 이성, 가족, 예술계 동료와 나누었던 편지들과 그의 감성이 잘 담겨져 있는 일기, 그리고 미학자로서의 들라크루아에 대한 예술적 평가로 구성돼 있다.

그가 주변 사람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사랑 때문에 가슴졸이는 고백과 친지에 대한 연민과 사랑, 그리고 위대한 낭만주의자 예술가로서의 인간 들라크루아를 만날 수 있다. 그가 1822년부터 쓰기 시작한 일기는 단순한 생활사의 기록이 아니라 사물에 대한 그의 예술적 감성과 문학적 재능이 듬뿍 녹아있다.

자연과 인간을 비교한 글에서 그의 사색의 깊이 외에도 그가 회화와 문학의 융합을 꿈꾸던 예술가였다는 사실이 분명히 드러난다.

이 책에는 글 뿐아니라 200여점에 달하는 그가 남긴 데생, 유화, 파스텔화, 수채화, 동판화, 조각 등의 작품과 설명을 본문의 흐름과 연대순으로 전면 컬러로 싣고 있어 작품 감상도 함께 할 수 있다. 강주헌 옮김, 1만5,000원.

◐ 깡통

어른을 위한 잔잔한 동화 같은 시(詩). 영혼을 지닌 깡통과 떠돌이 소년의 따뜻한 만남을 통해 모든 사물에 깃들인 사랑의 갈망과 안타까운 상처의 흔적을 보여준다.

얼음 바람을 견디기 위해 엎드린 채 가지를 뻗는 북극 버드나무처럼 스스로 지혜를 얻으며 사랑의 여로에 오르는 깡통과 소년의 길은 고단하지만 아름답게 묘사돼 있다. 잿빛의 어두운 배경, 그리고 절망과 체념의 색깔로 이야기를 풀어가고 있지만 나름대로의 삶을 펼쳐가는 모습이 의연하다.

시인 이상희(40)는 1987년 신춘문예에 당선돼 문단에 등단했다. 시집 `잘가라 내 청춘' `벼락무늬', 그림동화 `외딴 집의 꿩 손님' `내친구 청둥오리' 등이 있다. 김세현 그림, 6,000원.

◐ 세계화 이후의 세계화

1991년부터 시작된 유례가 없는 장기호황에도 불구하고 인플레 조짐이 나타나지 않는 알 수 없는 현상. 정보기술(IT)에 의한 생산성 향상 효과가 경기 순환을 소멸시켰다는 일종의 가설과도 같은 이론.

이 책은 경제학자 조차도 기존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없어 `신경제론'이라 이름 붙여진 현재 미국의 경제를 해부하고 있다. 매킨지의 신경제 전문가인 로웰 브라이언은 이 책에서 “신경제란 완성된 이상적 상태(주가 물가 실업률 등 몇몇 지표로 대표되는)가 아니라 역동적인 전환기 경제, 다시 말해 기업이 전략을 가지고 적극 개입해야 할 과정”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황진우 역, 1만3,000원.

◐ 중국 고전이야기

원시 문학과 당대의 시문학에 이르는 동양 철학의 정수를 소개한 `중국 고전 이야기'의 두번째 판. 삼국연의, 수호전, 서유기, 금병매 등 잘 알려진 중국 고전을 독특한 관점에서 소개한다.

삼국연의의 주인공은 누굴까. 보통 유비 조조 손권을 꼽지만 지은이는 신의의 상징인 관우와 지략의 대명사인 제갈량, 간교함의 화신 조조 3인을 중추로 꼽는다. 그리고 삼국연의의 주된 정서가 되고 있는 촉한 정통론을 나관중이 살았던 시대(원말 명초)의 분위기와 연결해 설득력 있게 묘사하고 있다.

또 제갈량의 인물 묘사에서 보이는 지나친 신격화와 후덕한 인물로 묘사한 유비의 상식 이하의 모습을 결점으로 꼽고 있다. 송철규 저, 1만원.

◐ 거기에 산이 있었네

산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유용한 서적. 현재 약국을 경영하고 있는 산사람 손치석 박사가 3년여간 수도권의 모든 산야를 현지답사해 직접 확인하고 정리한 등산 지도책 겸 해설서.

도봉산 북한산 화악산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산외에도 천보산 용마산 등 수도권에 숨어 있는 작은 산까지 빠짐없이 수록했다. 등산 지도, 관련 산의 적절한 사진, 거기에 자세한 사진까지 넣어 보기 쉽게 엮었다.

특히 본문 등산지도에는 다각도의 등산 코스를 표시했고 구간별 소요 시간과 종착지의 대중교통 노선까지 최근 것으로 넣었다. 국내에서 가장 큰 판형인 국배판(297mm×210mm) 크기에 표지 및 본문이 전면 컬러로 인쇄돼 있다. 얼과알 펴냄, 1만4,500원.

◐ 호모 노에티쿠스

국내에 첫 선을 보이는 뉴에이지 운동의 선각자 조지 트레벨랸의 저서. 천문학적인 관점 등을 예로 들며 현재 급속히 진행되고 있는 의식의 변화가 장차 미래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 지를 예견하고 있다. 박광순 옮김, 8,500원.

◐ 한국인에게 문화가 없다고?

IMF환란위기 등 곤란을 겪고 있지만 그래도 한국은 만만치 않은 문화적 가능성을 지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통 문화 유산을 고찰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을 만한 정신문화적 유산에 대한 대안을 제시한다. 최준식 저, 9,000원.

◐ 미국 기자들, 이렇게 취재한다

미국 언론인이 기사에 접근하는 방식과 철학, 기자와 취재원의 관계, 언론과 권력의 관계를 구체적으로 다루고 있다. 미국 언론인이 보는 미국 사회의 참모습과 비판도 함께 수록돼 있다. 스티브 와인버그 저, 이용식 옮김, 2만원.

◐ 김홍재, 나는 운명을 지휘한다

무국적 재일 조선인이라는 한계와 좌절을 딛고 지휘봉과 신념만으로 일본 열도를 사로잡은 거장 김홍재가 쓰는 휴먼 스토리. 윤이상의 `무악' 등 지휘가 김홍재가 연주한 작품이 담긴 CD도 함께 준다. 박성미 옮김, 9,900원.

◐ 야담삼천리

북한 사회과학원과 현암사가 함께 엮은 우리 민족의 해학과 풍자 모음. 용재총화 어우야담 청구야담 등 30여개의 고문헌에 한문으로 된 이야기를 얼굴 붉히는 육담과 질펀한 해학으로 묘사했다. 북한 사회과학원 저, 7,800원.

입력시간 2000/10/24 1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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