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미 국무 방북…한국은 북한을 주시한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이 10월23일 성조기를 단 전용기편으로 평양에 발을 내디뎠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1948년 북한정권 수립 이후 평양을 방문한 미국의 최고위급 인사다.

2박3일 방문기간 그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비롯한 북한 수뇌부와 연쇄 회동했다. 내달로 예상되는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의 방북문제와 미사일 문제 등이 핵심이슈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조명록 북한 국방위 제1부위원장의 백악관 방문에 이은 올브라이트 장관의 평양행 등 최근 북ㆍ미간 행보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낳게 한다.

북ㆍ미관계 급진전이 김대중(DJ)대통령 정부의 햇볕정책에 힘입은 것은 분명하다. 아울러 DJ정권은 북한을 국제사회로 끌어내기 위해서는 미국과의 관계정상화가 필수적이라고 누차 밝힌 바 있다.

문제는 북한의 의도다. 남북한과 미국의 삼각관계에서 북한이 상정하는 남한의 위치가 어디쯤에 있는가 하는 문제다.

북한은 1994년 핵위기 등을 통해 미국과 직접 협상하려는 의도를 명백히 했다. 따라서 북한에게 남북화해 제스처는 미국과 직접담판을 위한 일종의 징검다리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부에서는 북미간 관계개선으로 남북간의 각종 현안이 뒷전으로 밀린 사실을 지적하며 북한의 주미종남(主美從南) 전술을 우려하고 있다.

`북한에겐 미국이 주(主)고 남한은 곁다리'란 이야기다. 북한으로서는 `받을 것 다 받았으니 남한에겐 별 볼일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래서 미국의 자세가 더욱 주목된다. 미국이 한미공조에 무게를 두지 않는다면 `길닦아 놓으니 뭐가 먼저 지나간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10/24 18:39


배연해 주간한국부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