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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지노와 탄광촌] “카지노는 광부에겐 딴 나라 얘기”

“기술도 학력도 없고 한 평생 탄만 캐온 우리에게 무슨 혜택이 있겠습니까.”

정선군 고한읍 구사택에 살고 있는 신승일(55)씨는 20여년간 막장에서 일해온 광부다. 신씨가 다니고 있는 탄광은 이곳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삼척탄자. 하지만 이나마도 2~3년안에 폐쇄 될 것으로 보여 차후 생계 대책에 고민이 많다.

슬하에 3자녀를 두고 있는 신씨는 하루 6시간씩 3교대로 주 6일간 탄을 캐러 5,000m가 넘는 지하갱도로 들어간다. 그리고서 받는 월급은 170만원. 그나마 세금이다 국민연금이다 제세금을 제외하면 막상 손에 잡는 것은 140만원에 불과하다.

“1970년대 말 첫 월급을 탔는데 서울 대기업의 부장과 맞먹는 수준일 정도로 괜찮았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나마 석탄산업이 괜찮았던 1990년대 초까지는 지금 정도의 월급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로 10년간을 그대로 묶여 있었던 거지요. 예전만 해도 집안 사람에게 베풀고 살 정도였는데 지금은 앞길이 막막할 뿐입니다. 좋은 시절에 왜 미래를 대비하지 못했는지 지금도 후회가 막심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광부들이 대부분 그런 상황이었는데 아마도 못 배운 탓이겠지요.”

새벽이면 기침과 호흡 곤란이 오는 진폐 증세로 잠을 설치는 신씨지만 그의 마음을 더욱 황량하게 만드는 것은 육체적 고통이 아니다. 함께 7,000m가 넘는 지하 갱도에서 정을 나누던 주변 동료들이 하나둘씩 떠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미래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혹시나” 하는 기대를 걸었던 카지노 건설에 대한 실망도 한몫 한다.

“지난해부터 카지노 건설공사가 시작되면서 뭔가 막연한 기대를 해본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광부들은 자신이 카지노와는 별 관계가 없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저희 같이 늙고 못 배운 사람이 일할 곳이 없다는 것이지요.

물론 광부 2세 중 극소수가 카지노에 취직한 경우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 숫자는 정말 미미한 수준입니다. 다들 서울 같은 도시 지역에서 사람들을 데려왔으니까요.”

신씨는 자신이 아직 탄광에서 일하고 있지만 탄광은 조만간 정리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씨는 “사실 정부가 주민 반대에 부딪쳐 탄광을 완전폐쇄하지 못하고 있지만 사실 탄광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국가적으로 큰 손해입니다.

국민 세금을 가지고 이제는 쓰지도 않는 탄을 캐는 것은 낭비입니다. 만약 정부가 폐광촌 광부와 가족을 위한다면 이런 일회성 지원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일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주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김명원 기자 kmx@hk.co.kr

입력시간 2000/10/24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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