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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뛰기 증시 투자전략] 주가, 바닥 짚고 일어서나?

연말주가 전망…비관론 대세 속 "650선 회복"

`Wag the dog (개 꼬리가 개를 흔든다).'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애꿎은 제3세계 국가에 부도덕적으로 간섭을 일삼는 미국 고위 당국자들의 위선을 비판한 미국 영화 제목이다. 굳이 우리말로 옮기려 한다면, 본질적인 것보다 비본질적인 것이 더욱 대접을 받는다는 `배보다 배꼽이 크다'가 적당하다.

연말을 향해 줄달음치는 현재의 증시 전망도 `꼬리가 개를 흔드는' 형국이다. 주가 폭락으로 잃어버린 돈을 한꺼번에 되찾겠다는 `한탕주의'가 널리 퍼지면서 현물시장의 위험을 회피하기 위해 만들어진 선물시장의 거래규모가 급증하는 등 투기장으로 변하고 있다.

또 외국인들의 비중이 커지면서 한국 기업의 가치보다는 미국 시장의 움직임에 따라 주가가 널을 뛰는 모양을 보여주고 있다. 당연히 전문가들의 올 연말 증시전망은 일부 긍정적 전망에도 불구하고, 추세적으로는 부정적일 수 밖에 없다.


한탕주의 만연, 투기장으로 변모

우선 비관론에 앞서 소수이기는 하지만 긍정론을 제기하는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자. 증시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의 가장 큰 근거는 정부가 증시안정대책을 내놓은 10월18일 이후 증시가 소위 `바닥'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미국이나 동남아 증시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한국 증시 자체로만 놓고 보면 상황은 호전될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요지이다.

증시안정대책이 나온 후 증시는 그 자체로는 상당한 저력을 보이고 있다. 미국 다우 존스지수가 1만선 이하로 하락했는데도 불구하고 18일 1.32포인트가 상승(514.17), 강보합세를 보인데 이어 21일에는 단숨에 30포인트 이상 올라 550선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눈에 드러난 것으로만 따지면 미국 시장에 대한 내성(耐性)을 갖춰가고 있다는 결론도 가능한 상황이다.

신흥증권 홍순표 연구원은 “기본적으로 종합주가지수가 상당히 하락한데다, 정부의 시장대응에 대한 기대감으로 미국 시장에 대한 내성이 형성되어 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SK증권 현정환 연구원도 “지수변동성의 심화, 빠른 테마군 전환, 호재에 대한 냉소주의, 활발한 선물거래, 정부의 증시 안정대책 등 증시가 바닥을 다지고 있다는 신호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동원경제연구소 정훈석 책임연구원 역시 정부의 증시안정화 대책에 긍정적 평가를 내리며, 연말 장세를 신중하지만 낙관하고 있다.

정 연구원은 “증시 안정대책만으로 하락추세를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것이 일반적 분석이지만, 소수의 입장에서 분석하면 나름대로 긍정적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연구원은 “주가지수 500선 근처에서 발표된 이번 대책으로 증시의 추가 하락가능성이 사라졌으며, 1989년 이후 현재까지의 평균지수(654포인트)로의 회귀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매출액, 영업이익, 경상이익, 순이익증가율 등이 모두 플러스를 보이는 기업 혹은 영업실적이 흑자로 반전된 기업들 중 종합주가지수가 최저치를 기록한 때의 주가보다 주가가 낮은 기업들의 경우 장기적으로 투자메리트가 있다”고 추천했다.


해외변수에 극도로 민감, 취약한 구조도 문제

하지만 10월20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아시아와 유럽 정상들이 아셈(ASEM) 회의를 여는 바로 그 순간 3만여명의 전세계 비정부기구 대표들이 올림픽 공원에서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반대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한국 증시는 해외변수에 극도로 민감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국내 변수보다 한국 증시에 영향을 미치는 해외 변수들은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실제로 많게는 5조원, 작게는 5,000억원 안팎의 자금을 운용하는 국내 주요 보험사 펀드매니저들은 “국내 증시가 여전히 해외 악재에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앞으로의 증시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요컨대 미국 시장의 경우 10월19, 20일 이틀 동안 다우존스와 나스닥 지수가 모두 동반 상승하는 등 반등 양상을 보이고 있지만, 유가 불안정과 미국 경제의 경착륙 가능성 등 불안요소는 여전하다는 것이다.

동부화재 성인근 주식팀장은 “두 달 가량 계속된 미국 증시의 약세에 따른 국제 유동성 축소로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시아 증시에 대한 매도공세가 계속되고 있으며, 대만의 가권지수가 5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 증시가 연일 최저수준을 기록중”이라고 말했다.

성팀장은 “미국 증시가 안정 국면에 안착,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매패턴이 순매수로 선회하기 전까지는 국내시장의 변동성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전망했다. 성팀장은 “주가가 일시적으로 상승하더라도 주가는 550에서 640선의 박스권에서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웬만하면 주식에 투자하지 말라”

국내 보험사로는 가장 많은 규모인 5조6,000억원 가량을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삼성생명 관계자도 “시장에서 삼성생명이 차지하는 위치를 고려, 구체적 예상지수를 밝힐 수는 없지만 연말 주가전망이 부정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1조원 가량의 투자자금을 관리하는 교보증권 김태성 주식팀장도 “최근 증시는 확실히 단기 바닥국면이기는 하지만, 연말까지 주가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무리”라고 설명했다.

오히려 김팀장은 “불안한 해외변수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현대사태 등을 감안하면 자칫 하향조정의 가능성도 있다”며 연말주가를 500~550선으로 장세를 예상했다.

삼성화재 우정기 증권팀장 역시 “대외여건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만 앞으로 주가가 회복하기는 힘들며, 상승하더라도 620선 이상은 무리”라고 말했다.

현명한 투자자라면 “지금은 수익보다는 위험관리가 더욱 중요하며, 중소형 개별주를 중심으로 주가가 반등할 때 매도타이밍을 노리라”는 증권사의 애매한 추천사를 “당분간 증시는 별볼일 없으니, 웬만하면 주식에 투자하지 말라”로 이해해야 하는 시기이다.

신동주ㆍ 세계일보 경제부기자 ranger@sgt.co.kr

입력시간 2000/10/24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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