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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제는 죽었는가?

신·구경제 결합, 저인플레·고성장 이어갈 듯

사이버 관련 주식이 곤두박질치고 닷컴(.com)기업이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상황에서 그동안 크든 작든 재미를 본 친구들이 모두 놀라 나자빠지는 것을 보는 게 솔직히 처음에는 재미있었다.

그러나 곧 당하는 사람은 스탠포드 대학 출신의 젊은이들이 아니라 바로 `우리'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미국을 이끌어온 `신경제'(New Economy)에 갑자기 경고등이 켜졌다. 컴퓨터 마이크로칩의 대명사인 `인텔'부터 가정용품 판매업체인 `홈 데포'에 이르기까지 모두 올해 수익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소식에 최근 몇주동안 투자가들은 갖고 있던 주식을 내던졌다.

여기에 중동지역의 정정불안까지 가세해 뉴욕의 월스트리트는 공황 속에 빠져들었다. 마치 화려한 축제가 끝나듯이 미국 증시의 다우존스 지수는 하루에 379포인트가 폭락했고 하이테크 기업이 모인 나스닥은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바로 그 다음날 반등했지만 상황은 여전히 아슬아슬하다. “신경제가 한때 비디오 분야에서 혁명을 일으킬 뻔했던 소니사의 `베타맥스'와 비슷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그동안 신경제는 생산성이 높은 컴퓨터와 네트워크, 인터넷과 결합돼 있어 매끄럽게 잘 굴러갈 것으로 생각됐다. 저(低)인플레이션과 저금리도 이를 부추겼다.


미국경제 연착륙 가능할까

현재의 경제위기는 최근 몇 년 사이에 가장 심각한 것이다. 잘못되면 스탠더드 앤 푸어즈의 수석경제학자인 데이비드 위스가 예언한 대로 미국 경제의 연착륙은 물 건너갈지도 모른다. 그럴 가능성은 4분의1 정도다.

그러나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은 전혀 우려하는 기색을 나타내지 않고 있다. 그는 “미국 경제의 펀더멘탈(경제기초)은 튼튼하다”고 믿고 있다. 로저 퍼거슨 FRB부의장은 “올해 초의 과속을 식혀가는 중”이라면서 “최근의 지표를 보더라도 위험한 수준은 아니라”고 말했다.

일이 잘 풀리고 있다면 왜 월가(街) 사람들은 그렇게 불쌍하게 행동하고 있을까? 이에 대한 답변의 하나로 경제 흐름을 따라온 기존의 월가 역할이 시장 조정자로 바뀌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너무 과열되면 적절하게 식혀주는 것이다. 닷컴 기업을 보자. 투자가들은 수익보다는 아이디어만 보고 닷컴 기업에 돈을 쏟아부었다. 수익이 없는 기업에는 절대 투자하지 않았던 과거와는 달랐다.

그러나 주가가 뒷걸음질치자 월가 사람들은 정말 가능성이 있는 기업까지 외면했다. 당연히 그 기업은 현금고갈 상태에 빠지고 기술을 개발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됐다.

비즈니스 위크 편집장 미셀 만델은 `다가오는 인터넷 디플레이션'이라는 책에서 이미 이같은 현상을 예언했었다. FRB가 현금부족 상태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다면 경제는 끔찍한 결과를 빚을 것이라는 게 그의 경고다.

과연 그럴까? 가능성은 아주 낮다. 신경제 예찬론자든, 닷컴 경고론자든 앞으로는 신경제가 기존의 구경제(Old Economy)와 빠르게 결합하는 현상을 보게 될 것이다.

`아메리카 온라인'과 타임워너의 결합이 대표적이다. 이와 관련, 스탠포드 경영대학원의 가스 살로너 교수는 “닷컴 기업의 기술과 경영기법이 빠르게 전통기업으로 확산되고 있다”면서 “신경제란 세계의 소비자와 기업이 인터넷의 속도로 쇼핑하고 일하고 놀 수 있도록 만든 인프라 용어”라고 정의한다.

앨런 시나이와 같은 경제학자는 “이미 우리의 행동양식은 완전히 변했다”면서 “신경제는 이제 현실이고 앞으로도 계속 존재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거품빠진 기술주, 전망은 괜찮은 편

미국은 신경제를 통해 `지난해 4/4분기 인플레 3%미만, 연 8.3%의 고성장'이라는 화려한 성적표를 받았다. 그것은 신경제가 모든 분야에서 효율은 높이고 비용은 낮췄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월가의 펀드매너저나 데이트레이더들은 지금 기술주의 거품이 꺼지면서 고통을 겪고 있다. 문제는 바로 인터넷에 대한 무한한 기대감에 있었다.

그래서 증시는 한푼도 벌어들이지 못하는 닷컴 기업에 천문학적 가치를 부여했고 시스코와 선마이크로시스템, 델컴퓨터와 같은 진정한 신경제 리더에게100~200배의 수익을 올려주었다. 퍼스트 앨바니 투자회사의 휴 존슨 수석투자사는 “현재의 수익이 높은 주가를 받쳐주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게 기술주들이 떨어지는 이유”라고 분석한다.

첨단기업 전체로 보면 앞으로의 전망은 괜찮은 편이다. 앞으로 3~5년간은 연 18%의 성장을 계속할 것이다. 지난 5년간 기록했던 연 25~30%의 고성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여전히 미국 경제를 이끌어갈 만하다.

물론 갑자기 거품이 꺼지는 바람에 많은 닷컴 기업이 파산했다. 온라인-오프라인 공기청정기 판매업체 가존(gazoontite.com)도, 할리우드식 웹 엔터테인먼트 사이트인 스카우어(scour)도 파산법원에 가 있다.

10대 소녀들을 겨냥한 사이버채팅업체 키부닷컴(kibu.com)은 여유자금을 투자가에게 나눠주고 스스로 문을 닫았다. 지난 9월에만 무려 4,000명이 온라인 벤처기업을 떠나거나 밀려났다.


활용도 높아지는 인터넷

그래도 인터넷은 신ㆍ구경제의 통합에 의해 활용도가 더욱 높아지고 확산되는 중이다. 유통업체 K마트는 인터넷 쇼핑몰 블루라이트(bluelight.com)의 취급품목을 15만종에서 50만종으로 늘렸다.

디트로이트에서는 자동차의 빅3 업체가 인터넷상으로 부품을 교환하거나 딜러를 통하지 않고 공장에서 바로 소비자에게 차를 인도하는 온라인 판매체제를 구상하고 있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의 e-커머스 전략은 더욱 앞서간다. 소비자들은 인터넷을 통해 어떤 GE제품이든 스스로 수리할 수 있고 마음에 드는 부엌 디자인을 만들어 볼 수 있다.

또 냉장고를 바꾸고 싶다면 홈 데포에 주문을 내고 기다리면 GE측이 즉각 배달해준다.

신경제는 5년전만 하더라도 누구도 가능하다고 생각하지 못했던 저인플레와 고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경기가 하락해도 전문가들의 예측대로 내년에 3.5%의 성장을 기록한다면 1980년대 기준으로는 괜찮은 편이다. 인플레 예측치 3.5%도 그때와 비교하면 낮다.

그렇다고 신경제이니까 경기후퇴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면 착각이다. 신경제는 1970~1980년대보다 더 빨리 성장할 수 있는 경제체제를 말한다. 더욱이 신ㆍ구경제가 만나면 앞으로 있을지도 모를 어떤 유형의 위험도 쉽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다.

이진희 주간한국부 차장 jinhlee@hk.co.kr

입력시간 2000/10/24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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