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auty Clinic] 흉터제거

수년전 소설가 김성종씨의 베스트셀러를 드라마로 제작한 `여명의 눈동자'에서 영화배우 최재성이 역할을 맡은 `최대치'라는 인물이 시청자의 관심을 끌었던 적이 있었다.

물론 박상원이 분했던 휴머니스트 `장하림'의 역할도 예의 온화함으로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지만 강한 카리스마와 야성적인 모습의 최대치에 시청자의 눈길이 더욱 쏠렸다.

그러나 최대치라는 인물이 더욱 시청자의 뇌리에 남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었다. 바로 눈 주위를 둘러싸고 있던 흉터 때문이었다. 칼에 베여 흉하게 남겨진 흉터가 시청자로 하여금 최대치라는 인물을 강렬한 기억으로 남긴 것이다.

얼마전 모 방송국의 의학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서 화상으로 인한 흉터를 낙인처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의 가슴 아픈 모습을 방영한 적이 있다. 흉터 때문에 연인 또는 배우자, 심지어는 자식과도 원치 않는 생이별을 한 채 하루하루를 희망없이 살아가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많은 시청자들이 함께 가슴 아파하고 울었다.

살다보면 스스로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불의의 부상을 입는 경우가 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 자체가 교통사고를 비롯해 산업재해, 안전사고 등 곳곳에 신체적 위해를 가할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부상을 입은 사람이 적절한 치료를 받고 예전의 상태를 회복하기는 하지만 모든 사람이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상으로 인한 흉터 때문에 사람 만나는 것을 기피하고 가슴앓이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피부는 외부 자극에 의해 손상을 받으면 치유되는 과정에서 새로운 조직이 생겨나는데 이 조직은 원래 있던 정상적 피부조직과 구별이 되어서 흉터로 남게 된다. 다행히 흉터 부위가 의복으로 감추어지는 경우 별 문제가 없지만 얼굴이나 팔다리 등 노출되는 부위일 경우 상황은 달라진다.

우선 상대방으로 하여금 좋은 인상을 갖게 하기 어렵다. 자연히 사람을 만나는 것이 두려워지고 그러다 보면 대인관계와 사회생활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이로 인해 이상성격이 형성되기도 한다. 흉터가 육체적으로 드러난 상처이면서도 정신적으로 더 큰 상처를 주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이처럼 흉터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은 성형수술을 통해 해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러나 성형수술을 시행해도 흉터를 완전하게 없앨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다만 줄이거나 옅게 만드는 것은 충분히 가능하다.

흉터의 제거를 위한 성형수술은 흉터가 생긴 후 최소한 6개월 정도의 시간을 기다린 후 시행한다. 피부표면은 1주일 정도면 낫지만 상처의 접합부는 계속적인 치유과정을 겪게 되고 최소 6개월 정도 지나야 살색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부상으로 찢어진 피부가 아물면서 생긴 흉터는 모양에 따라 제거방법이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피부의 선과 같은 방향의 가늘고 긴 흉터는 치료방법도 간단하고 치료결과도 좋다. 흉터의 모양을 따라 흉터가 난 부위를 정교하게 제거하고 주변의 피부를 끌어당겨 봉합한다.

반면 피부의 선과 반대방향으로 생긴 흉터의 경우 Z-성형술이나 W-성형술로서 흉터의 방향을 바꾸어줌으로써 흉터를 최대한 눈에 덜 띄게 해준다.

화상을 입은 흉터의 수술은 가장 어려운 수술 중의 하나다. 손상 부위가 넓은데다 피부의 전층에 해당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흉터가 크지 않을 때는 피부이식술 또는 조직확장술 등으로 어느 정도 제거가 가능하지만 면적이 넓고 깊을 경우 흉터를 제거하고 정상 피부를 이식한다고 해도 인접부위와 차이가 난다.

따라서 화상을 입었을 경우 신속히 성형외과에서 전문적 치료를 받는 것이 흉터를 최소화하기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외에 마마자국이나 여드름에 의한 흉터도 박피술 등을 통해 제거가 가능하다. 다만 이 경우 흉터를 완전히 없애주는 것은 아니며 눈에 잘 띄지 않을 정도가 가능하다.

정일화 세란성형외과 원장

입력시간 2000/10/24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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