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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정현준 불똥' 어디로 튀나?

[경제전망대] '정현준 불똥' 어디로 튀나?

프랑스의 절대군주 루이 14세는 무소불위의 절대왕권을 휘둘러 `태양의 제왕'으로 불렸다. 그는 1651년 의회연설에서 "짐은 국가다"라는 절대왕권 시대를 상징하는 유명한 말을 했다.

그의 군대가 1709년 말파케 전투에서 패전했다는 소식을 듣자 "신은 짐이 그를 위해 한 일을 잊었단 말인가."라고 말할 정도로 콧대가 높았다.

요즘 동방금고 불법 대출사건에서 드러난 금융감독원 간부들의 비리를 보면 절대왕권시대의 군주를 연상케한다.

곳간이 비어 나라가 망했던 국제통화기금(IMF) 체제 후 최대 `경제권력'을 과시해온 금감원이 금융 및 기업구조조정작업을 주도해오면서 권한에 상응하는 책임감과 도덕성, 투명성을 갖추지 못한 채 심각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에 빠져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기 때문이다.

절대권력은 절대부패 한다. 환란이후 경제부처내 최대 권력을 주물러온 금감원도 `절대'라는 이름하에 온갖 추문과 부도덕성, 부패에 연루돼 출범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것이다.

금감원 출범 이후 최대위기

금감원이 여론의 뭇매를 맞게된 도화선이 됐던 장래찬 금감원 전 비은행검사국장은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이 조성한 사설펀드에 3억5,000만원어치를 투자했다가 손해를 보자 주식을 돌려준 후 원금을 회수해갔다.

금융기관의 생사 여탈권을 무기로 도덕불감증에 걸린, 군림하는 관료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원론적이지만 주식투자는 철저한 투자자 책임이다.

원금이 보장되는 은행 예금과는 다르다. 장 전국장은 " `짐'이 손해를 봤으니 너희들이 손해를 보전해주어야 하느니라"라고 정사장에게 명령한 것이나 다름없다.

`나으리들'이 주식투자는 투자자 책임이요, 실적 배당상품임을 항상 강조하면서 자신들은 "내 것은 원금보장상품이야"라며 파렴치한 이율배반적 행태를 보인 것이다.

비단 장국장만이 아니다. 급류를 타고 있는 검찰 수사과정에서 코스닥 등록 및 비은행금융기관을 감독, 검사해온 금감원 임직원 상당수가 정현준 사장과 이경자 동방금고 부회장으로부터 거액의 `주식뇌물'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 정 관계를 발칵 뒤집어놓고 있다.

대박을 노리고 코스닥에 투자했다가 반토막은 커녕 5분의 1토막, 심지어 10분의 1토막 난 개미들은 `나으리들'의 원금손실 보장 스캔들에 억장이 무너지고, 가슴이 썩어간다.

설상가상으로 그동안 주가조작설이 끊이지 않았던 코스닥 등록기업 리타워텍의 13억달러 외자유치 의혹도 제2의 `정현준게이트'로 일파만파로 번질 전망이다.

요즘 증시는 `레밍스현상'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툰드라지역에 사는 설치류 레밍스(Lemings)는 주기적으로 떼를 지어 바다로 뛰어드는 습성을 지니고 있다.

3~4년에 한번씩 무리가 커지면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가 결국 무리전체가 바다로 뛰어든다고 한다. 미국 증시는 기업들의 실적 발표에 따라 급등락이 반복되고 있다.

뉴욕 월가 동향에 좌우되는 한국증시도 현대사태 등으로 널뛰기를 반복하고 있다.

증시, 호재보다 악재 많아 여전히 `흐림'

지난주 큰폭으로 하락, 종합주가지수 500선을 위협했던 증시는 이번 주 상승 전환과 조정 지속의 중요한 갈림길에 서있다.

주가는 대부분의 악재가 이미 반영돼 하방 경직성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500~550대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연기금의 주식투자가 본격화하는 것은 주식 매수 여력을 높여줄 호재. 하지만 호재보다 악재가 더 많아 여전히 증시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주초 방한키로 예정돼있던 미국계 AIG그룹 그린버그 회장의 서울행이 연기된 것이 불길한 징조다.

그린버그 회장은 현대증권 등 현대금융계열사에 10억달러를 투자하는 대가로 4,000억원의 특혜금융 지원을 요구했으나 정부는 난색을 표시하면서, 현대의 외자유치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는 것이다.

지난주 1차 부도설에 휘말렸던 현대건설도 증시 발목을 잡을 것으로 우려된다. 주말에 발표할 금감원의 퇴출기업 선정은 일부에 그치는 `보여주기'에 그칠 것으로 보여 그 효과가 의문시된다.

은행경영평가위원회의 6개 부실은행에 대한 평가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칠 사안이다. 눈을 밖으로 돌리면 필리핀 등 동남아국가들의 통화가치 하락으로 동남아발 제2의 환란 위기감이 고개를 들고 있다.

국제유가는 OPEC의 증산결정으로 급등세가 진정되고 있지만 중동정세 불안으로 우리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경제부 이의춘 차장eclee@hk.co.kr

입력시간 2000/10/31 1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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