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보는 북ㆍ미관계 3대 의문

중국 북경만보(北京晩報)는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의 급변과 관련, 중국국제문제연구소 아태연구실 위사오화(虞少華) 주임과 회견을 갖고 `북ㆍ미관계 3대 의문'의 제목으로 그 내용을 실었다. 내용을 요약한다.

-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방북을 서두르는 이유는?

“클린턴은 퇴임 전 한차례의 멋진 외교적 행동을 완성하려는 욕심을 갖고 있다. 자신의 대통령 임기에 원만한 마침표를 찍고, 나아가서는 차기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기 위한 것이다.

미국은 수년간의 대북접촉을 통해 협상이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이란 점을 깨달았다. 따라서 클린턴은 가능한 빨리 북한방문을 성사시켜 북ㆍ미관계 정상화 협상의 출구를 열려는 희망을 갖고 있다.”

- 김정일이 미사일 문제에서 양보의사를 시사한 이유는?

“북한과 미국은 1992년 이래 8년간 대화와 경색을 되풀이했지만 상호이해는 점진적으로 심화했다. 북한은 첫째, 미국을 통하지 않고는 국제사회 참여와 경제원조, 경제제재 해제를 얻어낼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둘째, 국내 대북한 강경세력의 압력을 받고 있는 클린턴이 외교정책에서 재량의 폭이 적다는 점을 알았다.

셋째, 미사일 문제에서 미국이 지금까지의 요구를 완전히 포기할 가능성은 결코 없다는 점을 간파했다. 북한이 인공위성을 발사한 것은 대항이 아니라 미국과 거래를 위한 카드였다. 미국의 안전보장만 받아낸다면 이 카드는 성공한 셈이다.

이 같은 이유에서 김정일은 역사적인 올브라이트의 방북 기회를 이용해 교묘하게 미사일 문제를 처리함으로써 북ㆍ미관계의 새로운 장을 열려고 했다.”

- 미국은 한반도에서 철군할 것인가?

“지난 6월 남북한이 역사적인 정상회담을 함으로써 남북한 관계는 신속하게 개선되고 있고, 한반도 긴장도 명백히 완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군은 한반도에 계속 주둔할 명분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철군할 의사는 전혀 갖고 있지 않다.

과거 남북한과 중국, 미국이 참여한 한반도 4자회담에서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의제에 포함시키자고 했지만 미국이 완강히 반대해 4자회담이 중단된 바 있다. 미국의 한반도 주둔은 남한 보호를 넘어서는 의도를 갖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볼 때, 미국과의 수교 및 이를 통해 국제사회에 편입되는데 급급한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10/31 23:30


배연해 주간한국부 seapower@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