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규장각 도서란?

1866년 병인양요(丙寅洋擾) 당시 강화도에 왕실의 전적(典籍)과 책이 보존되어 있던 장소는 두 곳이었다.

하나는 강화성 내의 강화부(읍)에 있던 외규장각이었고 다른 하나는 강화읍에서 남쪽으로 15km 정도 떨어져 있는 정족산성내 전등사 부근에 있던 사고(장사각)와 그 별고인 선원보각이었다.

강화부는 1866년 10월16일 로즈(Roze) 준장이 지휘하는 프랑스 해군에 의해 함락되었고 프랑스군은 이곳에 20여일 주둔했다.

이때 프랑스군은 몇점의 족자, 지도 등을 모아 목록을 작성한 후 공식적으로 접수해 군함에 적재했다. 11월11일 퇴각할 때는 외규장각을 포함하여 행궁, 장년전, 관아, 창고 등에 불을 질러 파괴했다.

정족산성내에 있던 사고에는 `왕조실록'의 진본(眞本), 의궤(儀軌:국왕 책봉과 결혼, 장례, 대형공사, 잔치 등 국가나 왕실의 각종 의전절차를 기록한 그림과 공식문서) 등의 책이 보존되어 있었고, 선원각에는 왕실의 족보가 보관되어 있었다.

1866년11월9일 프랑스군 분견대 130여명은 정족산성에 접근했다가 천총(千摠) 양헌수의 휘하에 있던 조선군의 맹렬한 공격을 받아 부상자만 30여명을 내고 퇴각했다.

따라서 정족산성 내의 사고와 선원각은 조금도 피해를 입지 않았고 여기 있던 왕조실록과 책은 현재 서울대학교 규장각 도서관에 보존돼 있다.

로즈제독은 파리에 도착한 뒤 약탈해간 조선왕실의 책과 유물을 1867년 1월 기증형식으로 당시 왕립도서관, 현재의 프랑스 국립도서관(BNF)에 넘겨주었고 외규장각 도서는 그때부터 현재까지 BNF의 동양필사본부에 보존돼 왔다.

외규장각 도서에는 의궤 191종 297권과 17세기초의 조선본 동아시아 지도, 왕실의 족보인 선원계보기략(璿源系譜記略), 역대 임금이 지은 글을 모은 책인 열성어제(列聖御製), 조선 철종때의 문인 김조순의 문집 풍고집(楓皐集) 등 국보급 책자가 다수 포함돼 있다.

입력시간 2000/11/0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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