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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초점] 희한한 국회, 정치 실종

[뉴스초점] 희한한 국회, 정치 실종

야당이 국회의장의 본회의장 진입을 막는 것은 우리 정치에서 매우 낯익은 풍경이었다.

하지만 여당이 국회의장을 의장실에 억류한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박순용 검찰총장과 신승남 대검차장 탄핵소추안 표결을 둘러싼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대립이 마침내 정면충돌로 비화했다.

한나라당은 11월18일 이만섭 국회의장에 대한 사퇴권고안을 제출하고 이 의장이 사회를 보는 모든 회의를 거부키로 했다.

한나라당은 "탄핵안 표결 무산은 김대중 대통령이 계획하고 이만섭 국회의장이 주도한 정치 코미디였다"며 초강수의 배경을 밝혔다. 한나라당이 이 의장에게 창끝을 돌린 것은 탄핵표결이 예정됐던 17일 밤11시부터 18일 새벽1시 사이에 그가 보인 이상한 행동 때문.

이 의장은 17일 밤 사회문화분야 대정부 질문이 끝난 뒤 탄핵 표결준비를 위한 정회를 선포했다. 정회 선포 5분 후 이 의장은 의장석을 비우지 않겠다던 야당과의 사전약속을 어기고 의장실로 돌아갔다.

의장실에서 여당 의원에 둘러싸인 이 의장은 표결사회를 요구하는 야당 의원에게 "걱정말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자민련 의원 등 10여명이 본회의장에 입장해 의결정족수가 충족되자 그의 태도는 더 수상해졌다. 자신이 (억류돼)못가면 부의장에게 사회권을 넘겨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도 이를 거부한 것.

자정이 넘자 민주당 의원들이 '본회의 자동무산'이란 판단 아래 의장실 포위를 풀었지만 이 의장은 "여야가 좀 더 협의하라"며 본회의장으로 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 한나라당측이 사기당했다고 분개한 것은 당연한 결과.

국회는 20일부터 공적자금을 승인하고 새해 예산안 심사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하지만 여야의 극한대립 속에 국회공전은 불을 보듯 뻔하다. 여당이 과연 정치파행을 감수하면서까지 탄핵표결을 저지해야 했는지 궁금하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seapower@hk.co.kr

입력시간 2000/11/21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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