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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수작업 검표'지리한 공방, 판정은 법정에서…

수(手)작업에 의한 검표(수검표) 실시→ 수검표 금지 처분 신청·기각→ 수검표 결과의 반영 시한 발표ㆍ 법원의 인정→ 수검표 진행의 합법 판결→ 부재자 투표 개표후 최종결과 발표 확인→ 수검표 결과의 인정 신청 기각→ 최종결과 발표 연기 명령, 그리고 또?

미국 백악관을 향한 공화ㆍ민주당의 법정 공방전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대권싸움도 11월 18일 자정(현지시간)으로 마감된 플로리다주 부재자 투표의 개표로 유권자의 표심에 따른 선거전은 끝나고 법 해석에 의한 소송전으로 넘어가면서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 앨 고어 민주당 후보 모두 '돌아오지 못할 다리'를 건너는 느낌이다.

어느 측이든 대권 소송전에서 패할 경우,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치명타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주 대법원, 최종결과발표 연기명령

플로리다주 선거를 관리하는 주정부와 법원간에, 또 공화당과 민주당간에 서로 물고 물리는 공방전의 하이라이트는 부재자 투표의 결과 발표를 하루 앞둔 17일에 나온 주 대법원의 최종 결과 발표 연기 명령.

지루한 선거전이 플로리다주 부재자 투표의 결과 발표로 막을 내릴 것이라는 기대가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 내려진 이 명령으로 백악관 주인의 향방은 다시 일정기간 수면아래로 가라앉았다.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부시 후보는 플로리다주 부재자 투표에서 630표를 추가, 고어 후보와의 표차를 총 930표로 늘렸다.

그러나 주 대법원이 몇몇 카운티에서 계속되고 있는 수검표의 합법성에 관한 판결을 내릴 때까지 최종 결과를 발표하지 못하도록 한 명령에 따라 플로리다주 선거를 관장하고 있는 캐서린 해리스 정무장관은 최종 결과의 발표를 연기했다.

앞으로의 일정은 수검표 인정여부를 가리는 주대법원에 판결에 따라 달라질 전망이다. 주 대법원은 21일 양측 변호사들의 주장을 듣는 청문회를 열 예정인데 최종판결이 바로 나올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주 대법원에서 이날 양측의 수검표 인정 판결이 내려질 경우, 수검표의 최종 결과가 나오는 24-25일께 플로리다주의 승자가 발표되고, 불인정 판결이 나오면 부시 후보 진영은 바로 '대선 승리 선언'에 들어갈 전망이다.

그러나 두 경우 모두 패한 측이 연방법원에 항소할 것이라고 밝혀 대권을 향한 소송전은 앞으로 계속될 수 밖에 없다.

플로리다주의 향방에 따라 고어후보(262명)든 부시후보(246명)든 25명의 선거인단을 추가로 확보, 대통령으로 확정되기 때문에 누구도 소송전에서 양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또 사안이 사안인 만큼 주 대법원이 판결을 수검표가 끝날 때까지 연기한다든가, 최종 결정을 연방법원으로 넘기는 경우도 생각해볼 수 있다.


패한 측 연방법원 항소 방침

양 진영은 최고의 변호사들을 동원, 물러설 수 없는 한판 승부를 벼르고 있으나 변호사들은 물론 법률학자들조차 섣부른 예측을 자제하고 있는 중이다. 주 대법원의 구성에서부터 여론, 수검표 상황 등 변수가 많기 때문이다.

부재자 투표에서 패한 고어 후보는 수검표 인정 판결과 팜비치 카운티 등 민주당 텃밭인 4개 카운티의 수검표 결과에 목을 매고 있는 상태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인정판결이 나오고, 수검표에서 부시 후보를 1,000 ~1,500표 이상 따돌리는 경우인데 막상 기대했던 만큼 표가 나오지 않아 고민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고어 후보는 팜비치 카운티 전체 투표의 1%에 해당하는 4개 투표소의 4만5,000표를 대상으로 실시된 수검표에서 19표를 추가해 4개 카운티에서 수검표가 이뤄지면 낙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했었다.

두 진영의 법적공방이 겉으로는 적법한 제도적 절차에 따라 승리를 쟁취하려는 싸움으로 비춰진다. 그러나 속내를 들어다 보면 나라 전체가 공화-민주당으로 나뉘어져 '정권 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그만큼 선거제도 자체에는 허점이 많다.

미국의 유력지 뉴욕 타임스는 "개도국이 중립성을 이유로 비정당인에게 선거관리를 맡기고 있으나 미국은 정당 출신 선출직들이 선거업무를 맡고 있어 중립성이 훼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캐서린 해리스 정무장관이 대표적인 예다.

플로리다주 공화당 선거운동 공동대표인 그가 재검표 마감시간을 지난 14일로 못박은 것은 명백히 부시의 당선을 확정하려는 속셈에서 나온 것이다. 그러나 선거관리에서 공화- 민주당간에 문제가 생길 경우 법원이 판단을 내리기 때문에 선거 공정성은 확보된다는 주장도 있다.

앞으로도 하나의 판결이 나오면 패한 쪽이 또다른 판결을 구하는 지루한 공방전이 계속될 것이다. 법원도 공화ㆍ민주 양당으로 갈려 있기 때문이다. 고어측에 유리한 판결이 많은 플로리다 주법원은 민주당 편이고, 연방 법원은 공화당 편이다.

공화당측이 애틀랜타 연방 제11 고등법원에 수검표 중단을 요청하는 항소장을 낸 것은 민주계가 지배하는 플로리다 법원에서는 승산이 없으므로 연방 대법원에서 '진검 승부'를 가리자는 의도에 따른 것이다.

현재 연방 대법원 판사 9명 가운데 윌리엄 렌퀴스트 대법원장을 비롯, 공화계가 5명이고 나머지 4명이 민주계로 분류되고 있다.

하지만 연방 법원의 경우, 연방의 권리나 헌법이 침해됐다는 확실한 증거가 잡히지 않는 한 개별 주 사안에 관여하지 않는다는 게 관례다.

연방헌법 역시 각 주가 선거 및 투표에 관련 절차를 정하도록 권한을 위임하고 있다. 애틀랜타 연방 제11 고등법원이 공화당측의 청원을 법원의 결정에 편견이 없다고 17일 기각한 것이 그 예다.

부시 진영은 그러나 "수검표 과정에 근본적인 결함이 있어 재개표가 아니라 투표를 왜곡, 재창조하고 플로리다 유권자들의 진정한 의도를 오산하는 것임을 보여주는 목격자의 확고부동한 증거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부재자 투표 개표과정에서 1,400여표가 우편 소인이 찍히지 않았거나 서명 또는 봉투가 없다는 이유로 개표가 거부되는 사태를 지적한 것이다. 부시 진영이 불리한 상황에 처하면 이 문제를 물고 늘어질 가능성이 있다.


진흙탕 싸움 속 '결과승복' 상황 나올수도

양 진영의 분위기는 LA타임스의 표현대로 '각 후보 선거본부 요원들은 글로브를 낀 채 체스를 두고 있는 프로 권투선수 같다'. 언제 한바탕 싸워야 할지 모르는 두 본부의 직원은 150-250명에서 30-50명으로 줄었으나 전의는 전혀 줄어들지 않았다.

이들이 존재하는 한 두 후보의 진흙탕 싸움은 계속될 것이고 대선의 혼돈상황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워싱턴 포스트가 15회 연장전까지 가면서도 안타 하나 터져 나오지 않는 지루한 야구경기와 같으나 언제 결승점이 나올지 모른다고 표현한 것도 이 때문이다.

현 단계에서 가장 확실한 것은 단 한가지다. 빌 클린턴 대통령이 내년 1월20일 물러나고 부시든 고어든, 아니면 데니스 해스터트 하원의장이든 후임자가 취임선서를 할 것이라는 점뿐이다. 어떤 시나리오를 동원하더라도 정권교체는 이뤄질 것이다.

최선의 시나리오는 플로리다주가 최종 결과를 발표하면 지미 카터나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 등 양당의 원로들이 나서서 패자에게 결과에 승복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당사자가 이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미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11월 20일자 표지사진에 백악관을 배경으로 부시와 고어의 얼굴을 합성, 미국대선의 혼돈을 말해주고 있다.

이진희 주간한국부 차장 jinhlee@hk.co.kr

입력시간 2000/11/2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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