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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와 오늘] 포드와 카터

새 천년 미국 백악관의 새 주인은 선거가 끝난 지 2주일이 지났으나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11월21일에는 플로리다주 대법원이 '수(手)개표'를 인정할 것인지 여부를 조지 부시 공화당 후보와 앨 고어 민주당 후보 진영에 묻고 결정한다.

법정으로 간 미 대통령 선거는 미국민은 물론, 전세계의 관심사다. 11일 백악관에서 열린 백악관 200주년 파티에 참가한 제럴드 포드(83세. 38대 대통령)과 지미 카터(76세. 39대) 전 대통령도 역사상 가장 치열하고 저열한 선거전을 보면서 사려 깊은 코멘트를 했다.

먼저 말문을 연 사람은 포드. "근소한 표차로 선거에서 지는 것을 경험한 나는 대통령 퇴임이후의 삶에도 새롭고 건강한 기쁨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누가 1977년 1월에 나와 카터가 영원한 친구로 변하리라고 생각했을까.

그걸 맺어준 것은 두 사람이 백악관에서 집무했다는 연대감이다. 지금 세상에서 제일 오래된 민주공화국이 격렬한 선거전 때문에 새로운 단합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의 정당은 치열하게 싸우지만 그 것은 대통령의 권위와 평화적 정권 이양을 이루기 위한 싸움이다. 백악관은 내년에도 건재해야 한다."

이 연설을 받아 카터가 나섰다. "나는 대통령 취임사에서 '포드가 미국을 치유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많은 역사가들이 포드와 나를 미국 대통령중 가장 친밀한 사이라고 말하는데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

나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세계의 여러 선거현장을 감시했다. 지금 미국은 경험해 보지 못한 사태를 겪고 있지만 우리의 선거제도는 계속 번영할 것이다. 이를 증명하듯이 클린턴에 패한 조지 부시, 나에게 진 포드가 여기에 함께 와 있지 않는가.

백악관의 주인은 모두 선거에서 패배한 적이 있는 사람들이다. 클린턴은 주지사 때, 포드, 카터, 부시는 대선에 서 실패했다. 존슨도 1941년 선거에 떨어진 적이 있다. 우리는 실패에서 교훈을 얻고 백악관에서 명예와 성취를 누린다."

두 대통령의 짤막한 연설을 워싱턴 포스트지가 사설을 통해 격찬했다. 그건 고어와 부시에게 "대선에서의 승리가 별 것 아님"을 지적한 두 전직 대통령들의 말을 명심하라는 부탁이었다.

이 사설은 "대선에 이기는 것이 모든 것이 아님"을 두 후보가 자신들의 참모들에게 전하고 빨리 단합하라는 게 포드의 충고라고 지적했다.

카터도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는 계속 발전할 것이며 미 국민과 역대 대통령들의 확고한 의지로 현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폈다"고 사설은 분석했다.

사설은 고어는 근거없이 재검표만 하면 승리한다는 주장, 부시는 재검표를 하지 말라는 주장을 각각 버리고 문제된 투표용지만 재검표하라고 주장했다. 포드의 말처럼 평화적인 대통령직 이양이 백악관의 주인이 되는 첩경임을 명심하라는 말이다.

그러나 '연방주의자 협회'와 월 스트리트 저널지가 16일 발표한 미국 역대 대통령 순위 매기기에서 두 전대통령의 순위는 높지 않다. 39명의 역대 대통령을 30명의 역사학자, 25명의 정치학자, 23명의 헌법학자 등 78명이 최고에서 최하위까지 5등급으로 분류한 것이다.

이 조사에서 포드는 평균이하의 대통령으로 28위였고 카터는 30위를 차지했다. 카터는 5점 만점에 2점을 받아 워터게이트사건으로 불명예 퇴진한 닉슨(33위)과 같은 취급을 받았다.

한 역사학자는 이란인질사건의 미숙한 해결로 카터는 능력없는 대통령이란 평가를 받았고, 퇴임후 활발한 활동은 반영되지 않았다고 해석했다.

지난 9월 베스트 셀러에 올랐던 윌리엄 라딩스가 쓴 '위대한 대통령과 끔찍한 대통령'에서 카터는 19위, 포드는 27위에 올랐었다.

어쨌든 두 전직 대통령이 느끼는 미국 대통령은 '무슨 수단을 동원해서든 대통령이 되려고 해서는 안되는 것'이며 정당의 싸움에 의해 탄생하기보다는 국민의 의지로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결론적으로 백악관 주인은 영원한 승자가 아니며, 패자도 어느날 승자가 된다는 것이다.

박용배 세종대 겸임교수

입력시간 2000/11/21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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