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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 카페(33)] 휴대폰의 장미와 가시

편리와 소망을 채워주기도 하지만 인간과 자연에 독침이 되는 과학은 장미의 가시와 같다고 했던가?

전자파는 무선통신설비(휴대폰, 방송국 송신소, 레이더, 이동전화기지국)를 비롯한 고주파 이용설비(과학ㆍ의료용 기기)에 필수적 수단이다. 하지만 전자파의 유해성, 특히 몸에 지니고 다녀야 하는 휴대폰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이 점차 그 뜨거움을 더해가고 있다.

전자파의 위험성이 극명해진 계기는 군용 레이더에서 발생한 사건이었다. 레이더가 가동된 상태에서 한 병사가 청소를 하던 중 갑자기 사망한 것이다. 겉은 멀쩡한데 몸 속은 새까맣게 타있었다.

전자파는 물 분자의 충돌을 일으켜서 온도를 상승시키기 때문에 70%가 물인 인간의 몸 속을 여지없이 녹여버린 것이다. 그 후 이 원리를 활용하여 전자렌지가 등장한다. 휴대폰을 사용하다보면 귀 부분이 뜨거워지는 것도 이런 원리 때문이다.

휴대폰 전자파의 유해논란은 1998년 호주의 한 의학전문지가 휴대폰의 전자파가 뇌종양을 일으킬 수 있다고 경고한 이후 본격화했다.

그러나 휴대폰 생산국가와 휴대폰 사용국가간의 이해관계 때문에 체계적 조사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휴대폰은 뇌종양과 기억력 감퇴, 치매 등을 불러올 우려가 높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동물실험에서는 유해성이 점차 입증되고 있다.

영국과 캐나다 연구팀은 휴대폰이 방출하는 전자파에 하룻밤 노출된 벌레(선충)는 세포기능이 교란되는 등 생물학적 변화를 겪는다는 사실을 지난 5월 네이처지에 발표했다.

영국 태이사이드 대학 연구팀은 휴대폰 사용시 인체의 단백질 구조에 변화가 일어나기 때문에 두골(頭骨)이 비교적 얇고 신경계통이 발육단계에 있는 16세 이하의 청소년과 어린이는 휴대폰 사용을 억제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홍콩대 웡만인 박사팀이 최근 5개 휴대폰의 전자파 발산량을 측정한 결과 전화가 연결되는 순간의 전자파(5.5∼10㎿/㎥)가 통화시(0.5∼1.5㎿/㎥)에 비해 최고 20배 높았다고 한다.

휴대폰 사용시 전화가 연결되는 순간 가급적 몸에서 멀리 하는 것이 좋다는 이야기다.

이렇듯 전자파의 유해성이 가시화하면서 지난 8월에는 미국 메릴랜드주의 신경정신과 전문의 크리스 뉴먼은 7년 동안의 휴대폰 사용으로 귀 뒤에 악성종양이 발병했다며 모토롤라와 베리존 커뮤니케이션스를 상대로 8억 달러(약 8,290억 원)의 손해배상을 볼티모어시 순회법원에 제기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다.

인체에 미치는 전자파의 영향을 막기 위해 미국은 인체 보호기준을 마련하고 지난 9월부터 모든 통신설비와 장비에 대해 이 지침을 따르도록 규정하고 있다.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스위스, 이탈리아 등 개별 유럽국가도 전자파에 대한 인체 보호기준을 속속 법제화했다.

특히 영국은 5월부터 미성년자를 상대로 한 휴대전화 판촉행위를 금지하고 기지국을 설치할 때 정부 승인을 받도록 했으며 8월부터는 전자파에 대한 경고문(사용장소, 사용시간, 인체 유해성 등)을 휴대폰 단말기에 명시하도록 했다.

일본 우정성도 머리 부분의 조직이 6분 동안 흡수하는 전자파의 양을 체중 1㎏당 2와트(W) 이하가 되도록 전자파 허용기준을 정했다.

한때 '휴대폰에 이어폰을 연결하는 것이 전자파를 줄인다'(70%)는 발표가 있었으나 최근 영국 소비자협회의 조사에서는 이어폰의 전선이 안테나의 역할을 하기 때문에 오히려 전자파 피해를 증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해성 연구에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는데 프랑스에 있는 국제암연구소(IARC)에서는 2004년 초까지 영국 일본 미국 등 14개국이 참여하여 뇌 조직과 침샘, 청각 조직에 생기는 암과 휴대전화에서 나오는 전자파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연구하게 된다.

우리나라 정보통신부에서도 올해부터 2004년까지 100억 원을 투입해 전자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를 실시할 계획이다.

동시에 전자파를 흡수하는 액체 플라스틱, 전자파 흡수칩 등 다양한 전자파 흡수재의 개발도 가속화되고 있으며 전자파 흡수재 국내시장이 연간 1,500억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원근 과학커뮤니케이션연구소장

입력시간 2000/11/21 2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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