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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증시 해빙무드에 '冬鬪' 복병

온산을 붉은 색으로 물들였던 만추와 조락의 계절이 덧없이 지나가고 엄동설한의 겨울로 전환되는 한 주간이다.

금강산은 벌써 눈 덮인 개골산으로 변했다고 한다. 우리의 마음도 나뭇잎이 다 떨어지고 줄기만 앙상하게 남은 개골산과 다를 게 무엇이랴. 국내외 경제환경을 둘러보면 마음을 온통 스산하게 만드는 악재로 포위돼 있다.

20대의 벤처기업인 진승현 MCI코리아 부회장이 열린금고와 한스종금 등에서 천억원대를 불법적으로 대출받아 문어발 사업확장과 정ㆍ관ㆍ금융계 로비자금으로 펑펑 썼던 것이 무엇보다 우리를 슬프게 만들고 있다.

진승현씨의 법행수법이나 양태를 보면 어쩌면 그렇게 정현준 한국디지탈라인 사장과 닮을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긴다. 20대의 패기만만한 젊은 벤처인을 지향했던 그들은 명문대 경영학과를 나와 21세기 디지털 경제시대를 이끌어 갈 신흥기업인으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금융계 '진승현 게이트'로 혼란

하지만 그들은 추악한 사이비 벤처인에 지나지 않았다. 종금사와 상호신용금고를 인수한 후 사업확장을 위해 출자자 대출한도를 헌신짝 버리듯 어겨가며 사금고처럼 악용했다. 이 과정에서 출자자 불법대출을 은폐하기 위해 금융감독원 등에 수십억원대의 검은 로비자금을 뿌려댔다.

일반직장에 입사했다면 이제 주임이나 대리에 불과했을 그들은 허황된 꿈을 좇다 밀납으로 만든 날개가 녹아버려 추락한 그리스 신화의 이카로스와 하등 다를 바가 없다.

벤처업계를 이끌어가는 이금룡 옥션사장 등은 "정현준ㆍ진승현씨 등은 벤처인의 명예와 신뢰성에 큰 상처를 준 사이비 벤처인에 불과하다"며 개탄했다. 대부분 벤처인이 밤 늦도록 신기술 개발을 위해 몰두하고 재벌식 경영행태를 지양하려 한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주문하고 있다.

정현준ㆍ진승현 게이트가 연이어 터진 것은 감독당국인 금융감독원의 솜방망이 제재와 감독소홀, 금융을 사금고화하려는 비금융인의 금융업 진출 허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감독당국인 금융감독원이 그동안 수차례 진승현씨의 열린금고에 대한 불법대출을 적발하고도 단순경고하는데 그쳐 로비의혹이 강하게 나오고 있다.

지난주 짙은 안개에 뒤덮여 있던 증시는 희망을 이야기할 만한 일부 호재들이 부상하고 있다. 무엇보다 한나라당의 조건없는 국회등원과 공적자금 법안의 통과 협조를 계기로 최대 경제현안인 공적자금법안의 국회통과에 청신호가 켜지고 있다.

종합주가지수가 지난 주말에 이어 주초인 27일에 강한 오름세를 이어간 것이 시장에너지를 충전시키는데 일조하고 있다.

여야가 공적자금 관련법안을 통과시킬 경우 은행주들이 한층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향후 금융주 랠리도 기대해 볼 만하다. 한국증시의 바로미터인 미국 나스닥이 지난 주말 큰 폭의 상승세로 돌변하고 다우지수가 오른 점도 주가상승을 기대할 만한 백만원군이다.

증시에 부담을 주었던 환율은 정부의 환율 방어 의지에 힘입어 1,200원대 안팎에서 횡보하고 있다. 실물경제를 주도하는 반도체도 최근 급반등세로 돌아서 제한적 상승을 가능케 하는 모멘텀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대선은 법정 공방으로 안개 속을 헤매고 있지만 플로리다 주정부가 일단 부시의 승리를 선언해 행정적 절차는 마무리지었다.

정부가 윗목, 아랫목 할 것 없이 푹 꺼져버린 경기의 불씨를 다시 지피기 위해 지난주 발표한 신도시 재추진, 내년 사회간접자본 예산의 상반기 집중 배정 소식 등도 얼어붙은 시장분위기를 녹이는 데 다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구조조정 고삐 늦추는일 없어야"

그러나 경제에 부담을 주는 걸림돌도 적지 않다. 공기업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공기업 노조 등의 동투(冬鬪)가 거세지고 있고, 대우차 부도 이후 대규모 실업자가 거리로 쏟아지고 있어 향후 경제운용에 커다란 주름살을 주고 있다.

한전노조가 30일 전면파업에 돌입할 경우 가정과 산업현장에 대한 전력공급이 중단될 위기에 처해있는 등 일파만파의 파장을 가져올 전망이다. 정부가 이런 때일수록 구조조정에 대한 강한 의지를 천명하고 일관된 정책을 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주문하고 있다.

정책의 일관성이 흔들릴 경우 공기업 개혁은 사실상 물건너 가고 대외 신인도에도 치명타를 줄 것으로 우려된다.

현정부가 추진한 경제개혁은 미완성 작품이다. 환란 후 환부를 제거하려고 배를 갈랐다가 종양이 너무 커 이를 봉합하고 진통제를 놓아 문제를 키운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민의 정부가 초심으로 돌아가 강력한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노벨평화상을 받은 티벳의 달라이 라마는 그를 지지하는 군중에게 "불안해하는 우리의 마음 속에 믿음의 꽃을 심어주자, 희망의 향기를 채워주자"고 설파했다.

대우차 부도 등으로 제2의 환란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불안에 떨고 있는 각 경제주체에게 희망과 믿음을 줄 수 있는 정책당국의 복음을 기대해보자.

이의춘 경제부 차장 eclee@hk.co.kr

입력시간 2000/11/28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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