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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적 평가, 잣대는 무엇인가

재임용 탈락 마광수 교수

"우리는 마교수에게 배우고 싶습니다." "안된다.마교수만큼은 절대 안된다."

지난 8월29일 교수 재임용에서 탈락, 연세대에 휴직원을 낸 시인ㆍ소설가ㆍ평론가ㆍ수필가ㆍ화가인 마광수 교수(49ㆍ국문학)를 향한 연대생들의 사랑이 뜨겁다.반면 학생을 가르치는 교수들의 태도는 여전히 냉엄하기만 하다.


문과대 인사위원회 "능력에 결함"

소설 '즐거운 사라'의 외설파문에 휘말려 연세대를 떠났다가 1998년 5월 부교수로 복직한 마교수가 또다시 모교에서 짐을 싼 것은 국문과가 속한 문과대의 인사위원회가 "학문적 능력에 심각한 결함이 있다"며 그를 부적격 재임용 대상으로 판정한 직후다.

마교수는 "30년간 동문수학하면서 믿고 지냈던 지기에게 배신감을 느꼈다"며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한 상태다."너무 끔찍해 그 동네(연대)에 가기가 공포스럽다"고 호소할 지경이다.

그러나 그의 제자들은 다르다. 1995년 '즐거운 사라'의 대법원 유죄확정 판결로 마교수가 캠퍼스 밖에서 방황할 때 마교수의 연구실을 지키며 '마광수는 옳다'라는 백서까지 출간, 스승의 복직운동을 펼쳤던 학생들의 판단은 여전히 '마광수는 옳다'다.

당시 '마대위'(마광수 교수 복직대책위원회)의 멤버로 활동한 학생 중에서 대학원으로 진학, 캠퍼스에 남은 제자들을 중심으로 '마교수 컴백 운동'이 한창이다. 국문과 홈페이지는 물론, 마교수 팬클럽인 '세헤라자데' 등 인터넷 사이트 곳곳에 마교수를 지지하는 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마광수 옹호론의 논거는 크게 두 갈래다. 먼저 "그는 이데올로기 구조를 해체시켜 진정 자유로운 인간을 꿈꾸는 휴머니스트다. 그래서 마교수의 글에는 이데올로기와 그것을 생산해내는 위선적 지식인에 대한 비판이 가득하다.

그럼에도 매스미디어는 마교사가 성전문가인 양 선전하고 있고 그의 책 한권 읽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를 변태라고 말하고 있다"는 식으로 '나무'보다 '숲'을 보라는 주문이다. 이어 마교수가 여느 교수의 수준을 초월했다는 투의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가 학문적 능력이 없어 글을 쉽게 쓰는지에 대해서는 그가 20대에 쓴 '마광수 문학론집'을 읽어보라. 그 때 이미 경지에 올랐던 현학적 글쓰기를 이제 와 포기한 이유에 관해 숙고하라"는 설득이다.


제자들 "그는 휴머니스트" 활발한 복직운동

마교수는 당초 사표를 냈지만 학생들이 만류, 사직서는 휴직원으로 바뀌었다. "시나 소설은 (연구실적으로) 안쳐준다길래 논문과 평론 등 6편을 냈더니 문학잡지에 게재된 것은 안된다더라"며 더이상 언급을 회피했다.

물론 마교수의 휴직을 결정한 연대 국문과측은 "마교수는 학자, 연구자로 임용됐지 작가로 임용된 것이 아니므로 작품은 평가대상이 안된다"며 단호하다.

아울러 "그가 제출한 '소설의 일탈미에 관한 고찰'을 논문이라 부르고 이런 것을 쓰는 사람을 학자나 교수라고 한다면 이는 이런 명칭과 호칭에 대한 조롱"이라고까지 했다.

마교수는 평소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는 연대 교훈을 '자유가 너희를 진리케 하리라'고 거꾸로 부르기를 즐겼다. 그리고 '자유에'라는 제목으로 이런 시도 썼다.

'우리들은 죽어가고 있는가, 우리들은 살아나고 있는가.우리들의 목숨은 자라나는 돌덩이인가, 꺼져가는 꿈인가.현실의 삶은 죽어가는 빛인가, 현실의 죽음은 뻗어가는 빛인가.'

신동립 estmon@sportstoday.co.kr

입력시간 2000/11/2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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