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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문화대토론회] 동북아시아문화의 지역성과 세계성-2


제2주제: 종교문화(사회 정진홍 서울대 종교학과 교수)

부제: 유ㆍ불ㆍ 선 사상과 아시아인의 전통적 가치

아시아 정신문화의 보편성 추구정신

<주제발표>

▦도미오카 고이치로(富岡幸一郞) 일본 관동여자단대 조교수=20세기 후반은 이데올로기의 대립을 시작으로 종교ㆍ문명 간의 대립 갈등이 가장 큰 문제였다.

일본은 메이지(明治)유신을 거치면서 다른 아시아국가들보다 서둘러 서양ㆍ근대화를 진행시켰으나 서양제국주의적 방식을 추종하고 말았다. 오늘날 일본은 물질적 충족과 반대로 민족과 문화의 정신적 위기를 맞고 있다.

정신ㆍ윤리적 지주를 자국 중심적인 내셔널리즘에서 찾는 것은 잘못이다. 근대 일본에선 전통적 사상 내에서 기독교를 수용했다. 서양에선 기독교가 한때 강력한 사회ㆍ정치적 영향력을 미치면서 이데올로기화하는 폐해가 있었다.

21세기엔 아시아에서도 종교간 대화가 한층 중요해질 것이다. 기독교의 올바른 수용 속에서 아시아의 전통종교도 인류의 보편성을 추구해야 한다. 그 보편성이 새 밀레니엄시대에 문명 간의 충돌이나 종교의 대립을 풀어 줄 새로운 '대화의 정신'으로 자리잡아야 한다.

▦신광철(申光澈) 한신대 종교문화학과 교수=19세기말~20세기 초 한국사회는 근대ㆍ서구화의 영향으로 선택적이기보다는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세계화'를 지향해야 했다.

20세기말~21세기 초에는 또 다른 세계화의 압박을 체험하고 있다. 오늘날의 정체성 위기는 한 세기 전에 겪었던 것보다 심각하다. 지난 해 국내에서 벌어졌던 유교논쟁(공자논쟁)과 '단군논쟁'은 한국사회가 스스로의 정체성을 재규정하고자 하는 시도였다. 정체성 재규정작업은 종교문화에 대한 담론의 재편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최근 종교비판론의 핵심은 개신교에 대한 담론이 지배적이다. 지난 100년간 한국 종교지형을 주도해 온 개신교는 오늘날 외형 성장만 추구하는 '세계화' 경향에 반성적 성찰을 요구받고 있다. 한국사회는 이 시점에서 동학 등 민족종교운동과 척사위정론(斥邪衛正論)등 유교근본주의가 남긴 역사ㆍ의미적 교훈을 되새겨볼 필요가 있다.

▦왕즈위엔(王志遠)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종교연구소 부연구원=지난 200년간 충돌과 대혼전, 대교류를 겪어온 동서문명은 지금도 경제적 우월성을 확보하려는 치열한 경쟁과 교류 협력 속에서 교차ㆍ충돌하고 있다. 문명체제에서 간과할 수 없는 것이 종교문화다.

식민시대의 사유방식은 기독교문화의 배경 속에서 서양문명을 기준으로 문명과 야만을 판정했다. 그러나 서양문명으로 동양문명을 대체하지는 못했다. 서양문명은 아직도 우세를 점하고 있다. 이러한 우세는 기독교에 속한 것이 아니며 바로 '현대문명'에 속하는 것이다.

동북아 3국의 전통 종교 문화는 정체성문제에 직면해 있다. 이를 극복하려면 우선 젊은이들에게 '전통과 현대'라는 틀 속에서 종교문화에 대한 재인식과 과학적 기초에 근거한 새로운 해석을 제공해야 한다. 특히 유ㆍ불ㆍ선의 전통을 매개로 교류와 공동발전을 위해 노력하면서 서양문명과의 상호보완을 통해 인류의 새로운 문명을 창조해야 한다.

<토론>

▦오구라 기조 (小倉紀藏) 일본 동해대 조교수=1980년대만 해도 한국에서는 '한국적인 것이 바로 세계적인 것'이라는 성장중심의 의식체계가 일부 지식층을 중심으로 자리를 잡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한국철학과 사상에 빠져 있던 학생의 입장에서 당시 한국적인 특수성이 세계적인 보편성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가능성의 논리에 심취됐었다.

그러나 이런 슬로건도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 사라졌다. 한국 종교 철학계도 보다 분석적인 측면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거자오구앙(葛兆光) 중국칭화대 인문학원 교수=현대화라는 화두를 놓고 "과연 동북아시아 3국의 전통과 문화가 이를 어떻게 나름대로의 논리와 언어로 풀어 갈 수 있을 것인가"하고 고민하는 것은 과거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기독교가 한국이나 중국, 일본에 들어온 이상 우리는 이를 더 이상 서양의 종교나 문화라고 보지 않는다.

더 이상 배타적일 수는 없을 것이다. 그 문화에 대한 적합한 개념과 의미의 재 해석ㆍ재정립이 현실적인 문제로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제3주제 : 생활문화(사회 최정호 울산대 석좌교수))

부제 : 외래문화와 전통 생활문화의 조화 가능성 동아시아의 전통 생활문화에 관한 재조명

<주제발표>

▦조흥윤(趙興胤) 한양대 문화인류학과 교수=문화정체성의 위기는 세계화바람을 타고 밀려드는 외래(서양)문화와 동아시아의 전통적 생활문화의 조화를 모색함으로써 극복될 수 있다. 문화정체성과 세계화, 외래문화와 전통문화는 상호 보완관계가 돼야 한다.

3국은 모두 쌀문화권에 속하지만 중국은 밥과 빵을 혼용하고 일본은 밥을 주식으로 면류를 곁들인다. 밥을 고집하는 나라는 한국 뿐이다. 한국은 중앙집권적 관료문화의 지배체계와 샤머니즘적 상상계가 강해 지역문화가 취약하고 전통생활문화가 신명과 활력을 잃었다.

외래문화를 수용ㆍ소화하며 전통 생활문화를 다듬어 상품화하는 일본의 문화구조를 주목하자.

▦왕이엔(王炎) 중국 사회과학원 정치학연구소 연구원=세 나라는 경제의 발전수준이 서로 다르지만 같은 한자문화권이어서 다른 문화권과 달리 응집력이 강한 편이다.

동아시아문화의 정체성은 100년 전부터 세계화바람을 타고 때로는 훼손되면서 변해왔다. 그러나 공통적인 문화의 정신은 죽지 않고 한자 속에 남아 있다.

한자문화권은 자연과 인간의 조화를 중시한다. 최근 건축 영상 음식 등 일상 생활문화 자체가 '서양에 대한 모방'으로 채워지고 있다. 한자를 내실있게 발전시켜 문화적 생명력을 진작시키지 못하면 정치적 독립과 경제적 번영을 누릴 수 있어도 언어문화에서는 서양의 식민지를 면하기 어렵다.

▦하가 토루(芳賀徹)일본 교토조형예술대 학장=글로벌화(세계화)는 경제와 자본, 기술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특정국가의 생활문화 속에 살아 숨쉬는 시(詩)적 느낌과 여운이 어떻게 타 언어로 타 문화권에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가 하는 점이 글로벌화의 마지막 과제다.

글로벌화에 사회문화적으로 가장 크게 저항하는 것은 시(詩)이지만 글로벌화가 얼마나 성공적인가를 평가하는 데는 당대의 시(詩)가 판단기준이 될 수 있다. 1920년대 일본의 '신여성' 문학사조는 일본사회의 글로벌화과정에서 전통문화와의 대립과 화해를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현대화과정 속의 한ㆍ중ㆍ일 여성문화에 대한 연구가 확대되기를 기대한다.

<토론>

▦임진택(林賑澤) 연출가ㆍ판소리꾼=3국의 문화적 생활양식 속에서 공통적인 실체가 무엇인지, 특장점을 찾아내 밖으로 어떻게 보편타당하게 발전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와 노력이 필요하다.

안으로는 세계화를 수용하는 자세에서 혼란된 가치체계를 잡아줄 수 있는 전통문화의 윤리관을 어떻게 계승해야 하는가가 시급한 과제다. 동학사상인 '동도서기(東道西器)'가 중요하게 부각되고 있다.

▦황즈리엔(黃枝連) 홍콩 침회대 고문교수=같은 한자문화권이므로 응집력이 강하다는 부분이 간과돼서는 안되지만 한글과 일본 히라가나의 우수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3국은 생활문화의 특수성ㆍ다양성을 우선적으로 이해하고 존중함으로써 문화공동체의식을 공유하는 기반을 다질 수 있다. 3국은 폐쇄적이기보다 개방주의적인 사회문화전통을 가지고 있다. 이를 계승ㆍ발전시킬 방안을 찾자.

▦고하리 스스무(小針進) 일본 시즈오카현립대 조교수=세 나라는 전통적으로 연고주의문화가 강하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5년동안 서울에서 학생으로 공부할 때 연고주의 덕에 비교적 편한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일본으로 돌아가니 불편한 것이 많았다.

연고주의는 나와 다른 사람을 배타적으로 구분하는 데서 비롯된다. '법치(法治)보다 인치(人治)'라는 점이 동전의 양면으로 작용한다.

장학만기자 local@hk.co.kr

김관명기자 kimkwmy@hk.co.kr

사진=오대근 홍인기 조영호기자

입력시간 2000/11/28 2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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