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뮤지컬 세상엔 문화의 향기가 있다

■ 뮤지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 써우와 다무르

12월이다. 겨울방학도 얼마 남지 않았고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도 다가온다. 예년 같으면 1년 중 가장 흥이 나는 대목이라 벌써부터 들썩거리겠지만 올해는 아무래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경제가 나빠지고 살기가 힘들다고 해도 그럴수록 더욱 뭔가 기분전환을 위한 투자가 필요한 게 아닐까.

그렇다면 뮤지컬은 어떨까. 평소 공연장을 자주 찾지 않는 사람이라도 한번쯤 춤과 노래, 연기가 한꺼번에 펼쳐지는 뮤지컬을 감상하다 보면 저절로 흥이 생길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올 연말에는 두편의 뮤지컬이 무대에 오른다. 하나는 크리스마스 시즌이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고 다른 하나는 환타지 뮤지컬을 표방한 창작극 '써우와 다므루'.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는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앤드류 로이드 웨버의 1971년작.

예수가 죽기 전 7일간을 배신자 가롯 유다의 시선으로 그려낸 작품으로 클래식과 록의 결합으로도 유명하다. 수록곡 중에는 마리아가 부르는 'I Don't Know How To Love Him'이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극단 현대극장은 1980년 초연 이래 지금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모두 555회 공연으로 120만명을 기록했다. 또 유다 역의 추송웅 김도향 강산에 윤도현, 예수 역의 조하문, 마리아 역의 윤복희와 양금석, 빌라도 역의 유인촌, 박상원, 천호진 등을 여러명의 스타가 이 작품으로 이름을 날렸다.

12월22일부터 내년 1월31일까지 국립극장 해오름 극장에서 공연되는 이번 작품은 MBC의 간판 PD 출신인 표재순과 김의경 시립극단 단장이 함께 연출을 맡았고 기타리스트 함춘호가 편곡을, '명성황후', '마지막 춤은 나와 함께' 등을 안무했던 서병구가 춤을 만들었다.

출연진은 예수역에 대학가요제 출신의 정지우와 김장섭이 더블캐스팅되었고 유다역은 뮤지컬계의 간판 스타인 남경주가 맡았다. 이밖에 마리아는 오랜만에 뮤지컬 무대에 서는 이혜영과 최주희, 빌라도는 곽은태, 헤롯왕은 조남희다.

12월15일부터 31일까지 동숭홀에서 공연되는 '써우와 다므루'는 1,500년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하지만 배경만 옛날일 뿐 그외의 것은 요즘 얘기, 드라마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랑 얘기다.

백제 시대 정읍에서 소매치기 노릇을 하며 살아가는 써우와 장돌뱅이 다므루가 첫눈에 서로에게 끌려 한동안 사랑을 불태우지만 어찌할 수 없는 인연으로 인해 헤어지게 되고, 서로를 기다린다는 지극히 상투적인 줄거리다. 대신 다므루를 내세운 로드 무비 형식을 취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수탉', '애니깽' 등을 만든 시나리오 작가 출신으로 극본과 연출을 도맡은 권재우는 이번 작품에 과감하게 스타가 아닌 실력파들을 기용했다. 바닥 좁은 뮤지컬판이 몇몇 스타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는 문제의식에서다.

제작진의 만장일치로 써우 역에 캐스팅된 김기순은 '아가씨와 건달' 등에 출연했으며 미성이면서도 힘있는 음색을 갖춘 기대주다.

이에 반해 다므루 역에 더블캐스팅된 박성찬과 문경민은 각각 크고 작은 무대를 통해 이름을 알린 이들로 각각 선 굵은 연기와 음색, 개성있는 외모와 강렬한 이미지가 돋보인다는 평이다. 음악은 영화 '청춘'에서 작업한 신예 작곡가 김성준이 맡아 서정적 멜로디를 들려준다.

유럽 왕실의 왕관전, 티아라


유럽 왕가의 유물만을 수집, 전시해온 프랑스 쇼메 박물관이 12월7일부터 9일까지 예술의 전당 미술관 제6전시실에서 전시회를 연다.

쇼메 박물관은 나폴레옹 시대부터 19세기에 이르는 유럽 각국 왕실의 유물 수백점을 소장하고 있으며 특히 300여점의 왕관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여성용 보관 티아라 5점과 나폴레옹이 왕비 마리 루이즈에게 선물한 예물 세트, 머리에 쓰는 깃털 장식인 에이그렛 3점과 브로치 등이다. 모두 화려한 디자인에 수백개의 다이아몬드와 흑진주, 진주, 루비, 토파즈 등으로 장식되어 있다. 관람료는 무료. (02)3442-2340

[콘서트]



ㆍ안치환과 자유

안치환이 내년 봄 7집 발매에 앞서 '눈 내리는 캠퍼스에서'라는 제목으로 공연을 갖는다. 새 음반에 수록될 예정인 '철망 앞에서', '동행', '배웅', '슬럼프' 등 외에 '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 '마른 잎 다시 살아나', '내가 만일', '우리가 어느 별에서' 등 지난 14년간 불러온 노래도 다시 부른다.

'눈 내리는 캠퍼스에서 진정한 자유를 꿈꾸며 당당한 평화의 외침'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12월8일부터 12월10일까지 성균관대 새 천년홀. (02)3272-6747


ㆍ케빈 컨

TV 드라마 '가을동화'에 수록되었던 'Return to Love'를 연주한 미국의 뉴 에이지 피아니스트 케빈 컨이 첫 내한 공연을 갖는다. 후천적 시각 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창문을 뚫고 들어오는 아침 햇살 같은 맑은 연주와 듣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의 인생을 돌아보게 할 만큼의 깊이있는 연주가 일품이다.

또 비틀즈를 매우 좋아해 종종 그들의 노래를 연주하곤 한다. 드라마 은실이, 육남매, 전원일기 등에도 수록되었던 그의 대표곡들을 연주한다. 12월9일, 10일 힐튼 호텔 컨벤션 센터. (02)2199-9086

[연극]



ㆍ2001 맥베드

연극배우협회가 지난 1월의 사단법인 승인을 기념하여 셰익스피어의 원작 맥베드를 블랙 코미디로 새롭게 각색, 무대에 올린다. 가상의 한 국가를 배경으로 현대사회의 정치적 혼란과 허무,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욕망과 모순을 극화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기국서 연출, 이윤택 각색, 강선희 음악, 김성일 안무. 남녀주인공은 김병옥과 한보경이 맡는다. 고설봉 최대웅 장순안 이정섭 최종원 등이 특별출연한다. 12월5일부터 10일까지 호암아트홀. (02)764-5087


ㆍ날보러 와요

지난 1986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고 지금도 미제로 남아있는 화성 연쇄 살인사건을 소재로 한 수사극. 1997년 백상예술대상 희곡상 수상작품이다. 연극원 교수인 김광림이 극본을 쓰고 박광정이 연출했다.

살인사건이 벌어진 경찰서를 배경으로 범인을 잡으려는 여러 사람의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그린다. 강신일, 류태호 등 인기 배우들과 정원중, 권해효 등 TV 드라마로도 낯익은 얼굴들이 출연한다. 12월8일부터 내년 1월21일까지 아룽구지 소극장. (02)522-7747

[어린이]



ㆍ사랑의 빛

연우가족극장이 초등학교 고학년을 대상으로 만든 작품. 1996년 서울 어린이연극제 최고 인기상 수상작이기도 하다. 유치원생용 아동극과는 달리 부모와 어린이가 함께 볼 수 있는 어린이 연극을 지향한다.

못생기고 성격도 거칠어 친구가 없던 개똥벌레 개똥이가 병에 걸린 귀뚤이의 엄마를 위해 빛을 찾아나서면서 희생과 사랑을 배워간다는 줄거리다. 윤기현 원작, 정한룡 연출. 12월5일부터 12월 28일까지 혜화동 연우소극장. (02)744-7090

[음악회]



ㆍ이진원 귀국 독창회

이탈리아 밀라노의 베르디 국립음악원에서 수학한 바리톤 이진원이 14일 오후 7시30분 세종문화회관 소극장에서 귀국 독창회를 갖는다.

베르디의 '춘희'와 모차르트의 '피가로의 결혼' 중 아리아 외에 칼다라, 헨델, 레스피기, 레온카발로 등의 작품을 부른다. 한국 가곡으로는 김연준의 '사랑하는 님이여'와 '폐원' 등이 선보일 예정이다. 반주는 곽원섭이 맡는다. (02)2207-4870


ㆍ이진원 귀국 독창회

첼리스트 양성원, 소프라노 박미혜, 가수 이문세가 한 무대에 선다. 1부는 세 사람 모두 쇼스타코비치의 '재즈모음곡 중 왈츠2', 포퍼의 '헝가리안 랩소디' 등 클래식 곡을 선보이고 2부에서는 두 사람씩 짝을 이뤄 빌라 로보스의 '브라질풍의 아리아', 'When I Fall in Love', '광화문 연가' 등 재즈와 팝, 가요 등을 들려준다.

세 사람이 함께 부르는 마지막 곡은 'White Christmas'. 반주는 서울시향. 12월12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02)3673-2162


『 시사실 』



◆ 언브레이커블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말이 많아졌다. 데뷔작 '식스 센스'에서 죽은 사람을 볼수 있는 소년과 정신과 의사를 주인공으로 반짝이는 기지를 발휘했던 그는 두번째 작품인 '언브레이커블'에서도 만화와 현실이라는 재미난 소재를 선택했다.

'만화처럼 현실에도 초능력을 지닌 영웅과 범죄를 저지를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사람이 있다면'이라는 가정은 상당히 매력적이다.

또 '식스 센스' 이후 그의 작품에는 항상 출연하겠다고 약속한 브루스 윌리스에 새뮤엘 잭슨이라는 대스타를 기용함으로써 흥행요소는 더욱 강해졌다.

두 사람은 각각 131명이 사망한 열차사고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나는 초능력의 사나이 데이비드 던과 평생 수도 없는 골절상을 당하며 살아온 만화 수집가 엘리야 프라이스로 나온다. 엘리야가 데이비드에게 접근, 그가 만화 속의 초능력자일 거라는 암시를 주면서 두 사람의 묘한 관계가 시작된다.

전작에서처럼 이번에도 마지막에 관객을 놀라게 하는 반전이 기다린다.

하지만 샤말란 감독은 그 모두를 엘리야의 대사로 설명한다. 던에게 하는 엘리야의 대사를 듣고 있으면 마치 감독의 강의를 듣는 듯 하다. 그것도 그다지 선명하지 않은 장광설의. 말이 많은 영화치고 재미있는 작품, 특히 서스펜스 물은 그다지 많지 않다. 12월9일 개봉.

■단적비연수 온라인 소품 경매

영화 '단적비연수'의 온라인 소품 경매행사가 야후와 다움, 코리아닷컴 등 5개 인터넷 사이트에서 열리고 있다. 경매 물품은 영화에 쓰였던 무사패를 비롯, 매족과 화산족이 사용했던 칼 등 14점.

모두 수공예품이며 수익금은 스크린 쿼터 기금으로 전달될 예정이다. 소품을 소장하고 싶은 사람은 사이트에 접속해 자신이 생각하는 금액을 올려놓으면 된다. 최종 당첨자는 이달 중순경에 발표된다.



■극단 유 연구생 모집

극단 유는 내년 1월21일까지 배우 지망생을 대상으로 연구생을 모집하고 있다.

오디션은 내년 1월27일이며 선발된 사람은 연기, 음악, 동작, 무용 지도와 작품분석 및 제작실습으로 이루어진 6개월간의 교육을 받고 이중 일부는 극단 유의 5기 정식단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교육비는 총 180만원이며 오디션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사람에게는 교육비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문의전화는 (02)3444-0651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12/05 21:36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