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상] 사이버 아파트

얼마전까지 서민들의 첫 번째 꿈은 내집마련이었다. 적금을 붓고, 은행창구를 들락거리며 대출을 받아 작으나마 내집을 갖게 되면 '안 먹어도 배부르다'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좋다.

무엇보다 한(?)많은 전세살이에서 해방되는 기분이 최고의 행복감이다. 그러나 최근 들어 주택보급률이 90%를 훨씬 웃돌면서 내집마련의 꿈도 예년만큼 달콤하지 못하다.

서민들의 내집마련 꿈을 실현시킨 일등공신은 단연 아파트다. 한정된 국토에 주택보급률을 늘리기에는 아파트만한 주택도 없다. 전체 주거환경의 50% 이상이 아파트일 정도로 우리나라에서의 아파트는 주거 1순위에 오른 주택이다.

특히 아파트의 편리함을 경험해 본 가정이라면 쉽게 아파트를 떠나지 못한다. 이른바 '아파트 증후군'은 이미 신세대 가정을 중심으로 깊숙이 침투해 있다. 아파트는 확실한 한국형 주거문화로 자리잡았다.

최근에는 아파트에 부가기능을 더한 기능형 아파트가 나와 입주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인터넷 아파트, 일명 사이버 아파트다.

디지털 생활을 가능케해주는 똘똘한 아파트로 전용망을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 사용은 기본이고 가정생활에 필요한 뉴스, 쇼핑, 재테크, 교육, 여가, 건강 등 각종 생활정보를 인터넷으로 얻을 수 있는 아파트다.

아파트 인터넷 서비스 전문 업체 이지빌(http://www.ezville.net)은 건강, 교육 등 14개 카테고리로 분류해 커뮤니티, 전자상거래, 생활정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가족만의 공간인 '우리집 코너'는 메일 송수신을 통해 가족 구성원의 사랑을 돈독히 할 수 있는 공간이다. e메일의 경우 무선서비스를 이용해 외부에 있을 때도 핸드폰을 통한 확인이 가능하며 친인척, 친구들의 주소록 관리와 집안 대소사 및 일간, 주간, 월간 단위의 일정 관리도 가능하다.

특히 킴스클럽 등 할인점과 주변 상가를 네트워크로 연계해 제품 검색 및 주문, 배달까지 가능하며 사이트 이용 중 느낀 불편사항 등을 건의하면 일정한 포인트를 주고 적립한 포인트로 전화기, 컴퓨터 등을 경품으로 얻을 수도 있다.

대림산업이 주축이 된 '이씨티로(www.icitiro.co.kr)'는 가입회원별로 30메가 바이트의 e메일 및 홈페이지 용량을 제공하며 홈페이지 서비스를 통해 단지 내 주민간의 동호회 활동 활성화, 인터넷 반상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생활정보 서비스는 인근 상가정보를 중심으로 어느 가게 야채가 신선한지 인터넷을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전자상거래서비스를 통해 아파트 주민들이 특정 제품을 공동구매하는 것도 가능하다.

지역 정보서비스는 주변의 맛있는 음식점, 솜씨 좋은 미용실 등 주부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공과금 등의 통합과금시스템, 원격 검침시스템 등 다양한 종류의 홈오토메이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물산의 건설부문이 100% 출자해 설립한 '브이네트(www.cvnet.co.kr)'는 인터넷에 친숙하지 못한 40~50 대 주부들을 위해 무선 인터넷 접속 시설인 '웹 스크린 폰'을 무료로 제공한다. 터치스크린 방식의 웹 스크린 폰을 통해 집 밖에서도 각종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또 사이버 지원센터 및 관공서와 연결, 주민등록등본 등 각종 서류를 제공받을 수 있는 무인정보안내시스템(KIOSK)도 있다.

벤처기업 및 건설업체 20개사가 참여한 '테크노빌리지(www.enhome.co.kr)'도 최근 입주에 들어간 성동구 금호동 대우 아파트와 강남구 반포동 대우아파트에 본격적인 홈 포털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테크노빌리지는 TV를 통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TV인터넷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는데 주민들은 홈TV인터넷이 구축한 시스템을 통해 PC없이도 TV를 통해 초고속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이용자는 인터넷을 통해 관리비 내역 조회는 물론, 주민 공동 시설 예약, 지역 교통안내 등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이밖에 한국통신도 나눔 정보기술, 드림위즈 등과 제휴해 각각 '우리아파트(www.uriapt.com)', '나이스빌(www.nicevil.com)사이트'를 통해 아파트 주민을 위한 지역 및 단지별 생활정보, 쇼핑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이경우 전자신문 인터넷부 기자

입력시간 2000/12/05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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