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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어머니로 다가가 보는 마담 퀴리

■ 퀴리부부(Madame Curie) (에브 퀴리 지음, 장진영 옮김)

미술가, 음악가, 연극 배우 등과 같은 예술가의 삶을 소재로 한 전기는 그간 숱하게 쏟아져 나왔다. 주체할 수 없는 예술적 천재성에서 나오는 기행과 자유분망한 사고, 섬세한 예술적 감수성에서 발원한 사랑, 비극을 예술로 승화시킨 드라마틱한 스토리.. 이런 예술가들의 삶은 문학 소재로 더할 수 없이 좋은 소재다.

'카미유 클로델'과의 격정적인 사랑을 펼친 로댕, '아마데우스'의 모짜르트,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자아를 삽입시킨 괴테 등과 같이 예술가들의 전기는 훗날 여러 권의 책으로 나왔다.

인류 문명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음에도 별로 전기(傳記)의 소재가 되지 못하는 인물군이 바로 과학자다.

과학자 하면 착실한 정규 교육을 받고 평생을 실험실에서 보낸 정형적 인물을 떠올린다. 그래서 과학자를 작품의 소재로 삼으려는 작가는 드물었다.

그런 점에서 볼 때 과학자 가문인 퀴리 일가를 소재로 한 전기 '퀴리 부부'(도서출판 동서고금)는 흥미를 끈다. 이 작품은 퀴리 부인의 둘째 딸인 피아니스트겸 작가인 에브 퀴리가 쓴 책으로 1937년 프랑스 주간신문 마리안느에 처음 연재됐던 작품이다.

이듬해 단행본으로 출간돼 과학자 전기로는 이례적으로 세계적으로 수백만부가 팔려 나간 책이다. 이 책은 그간 퀴리 부부에 대한 저서 중 가장 사실에 입각해 정확하게 쓰여진 책으로 평가 받는다.

작가 에브는 "흡사 신화 같기도 한 이 이야기를 하면서 만일 여기에 아주 조금이라도 불필요한 수식을 덧붙였다면 그것은 죄를 짓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나는 단 한가지라도 확실하지 않으면 이야기하지 않았다. 중요한 말은 하나도 바꾸지 않았으며 옷 색깔에 이르기까지 거짓으로 꾸며낸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말했다.

이 작품 속에는 러시아의 핍박을 받는 가난한 폴란드인으로 태어난 마리가 파리로 유학 가서 세계적인 과학자로 성장하는 과정과 이후 생을 마감할 때까지의 파란만장했던 일생을 생생하게 담고 있다.

아름다운 용모와 천부적인 두뇌를 지닌 마리가 파리 유학시절 또다른 천재 피엘 퀴리와 결혼해 행복한 시간을 보냈던 일, 함께 실험과 연구에 몰두해 라듐을 발견한 이야기, 이후 남편의 갑작스런 죽음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연구를 마쳐 노벨상을 수상했던 얘기 등이 담겨있다.

저자 에브는 어머니가 보관하고 있던 편지와 주변 사람의 증언, 어머니가 남긴 메모장 이력서 공문서, 그리고 자신의 기억을 되새겨 이 책을 꾸몄다.

이 작품은 과학자로서의 퀴리 부인이 아닌, 한 과학자의 부인이자 어머니로서의 인간적인 면에도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이 책에서 퀴리 부인은 명예를 가진 사람에게서 보이는 무례함이나 꾸며진 상냥함, 과장된 엄격함이나 겸손 따위는 없다. 대신 자유분망하고 욕심 없는 천성, 하지만 과학적 성과에 있어서만은 고집스럽고 집요했던 마담 퀴리를 보여준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0/12/05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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