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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 진짜 사나이의 인생과 사랑

■황야의 7인

옛날 영화 스타는 범접하기 어려운 카리스마가 있었다. 배우 얼굴을 클로즈 업할 때도 소프트 필터를 끼운듯 아련한 흑백 영상이어서 이 세상 사람이 아닌, 천상의 미남미녀로 비추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선명한 칼라 필름을 들이대 얼굴의 잡티까지 볼 수 있는 데다가, 이웃집 아저씨 같은 평범한 얼굴의 배우도 적지 않다. 거기다 미디어의 발달로 배우의 일거수일투족을 시시콜콜 접하다보니 신비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특수 효과와 첨단 카메라로 잡아낸 뮤직 비디오처럼 빠른 영상 등 눈요기거리가 적지 않아 매력적인 스타 한명이 영화 한편을 책임지던 시절도 오래 전 일이고.

가장 아쉬운 점은 마마보이같은 남자 배우, 보이쉬한 여자 배우가 많아져 영화를 통한 강한 남성, 매혹적인 여성을 접하기 어려워졌다는 것.

<황야의 7인 The Magnificent Seven>(12세, 폭스)의 뒤늦은 출시를 반기는 것도 '싸나이'다운 '싸나이'가 집단으로 출연한다는 것.

특히 상대를 꿰뚫어보는 듯한 강렬한 눈빛, 어깨와 팔다리에 율동이 실린 당당한 걸음걸이, 깊은 곳에서 울려오는 저음의 음성, 이목구비가 자신있지 않으면 할 수 없는 대머리 배우 율 브린너를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아깝지 않은 영화다.

<황야의 7인>은 율 브린너를 중심으로 한 7명의 총잡이가 악당에게 한해 농사를 빼앗기는 농부들을 지켜주다 희생된다는 이야기. 이렇다할 대가없이 의리로 뭉친 사나이의 면면은 다음과 같다.

찌푸린 얼굴의 과묵한 사나이 빈으로 분한 스티브 맥퀸, 파산한 백만장자 오레일리에 찰슨 브론슨, 총보다 빠른 칼 솜씨를 보이는 브릿에 제임스 코번, 금을 찾는 해리에 브래드 덱스터, 검은 장갑의 사나이 리에 로버트 본, 풋내기 총잡이 치코에 홀스트 부흐홀즈.

<독수리 요새> <노인과 바다> 등 남성적 영화를 주로 발표해온 존 스터지스 감독의 1960년 작 <황야의 7인>은 널리 알려진대로 구로사와 아끼라의 대표작 <7인의 사무라이>를 서부극으로 번안한 것이다.

<7인의 사무라이>를 보고 감동한 율 브린너가 판권을 사서 제작에도 참여한 <황야의 7인>은 선악대결이라는 단순구도의 기존 서부극에서 한걸음 나아가 총잡이의 허무와 땅을 지키는 농사꾼의 질긴 생명력을 노래하고 있다.

영화의 말미, 촌로의 대사는 이러한 주제의식을 잘 드러낸다. "더 있어도 되네만, 자네들이 가도 아무도 신경 쓰지 않지. 결국 농부들만 이긴 거지.

땅처럼 끝까지 살아남는 건 농부들 뿐이니까. 자네들은 그 땅 위를 지나가는 바람이고."

마을 소년들이 오레일리를 따르며 "아저씨는 정말 용감하고 멋져요. 아저씨가 죽으면 꽃을 바치겠어요"라고 하자 오레일리는 이렇게 답한다.

"총 가진 사람이 용기있어 보이니? 자식을 위해 책임감을 갖고 마을을 지키는 너희들 아버지가 진짜 용기있는 사람이란다." 집도 가정도, 자식도 없이 떠돌아다니는 총잡이의 허무가 묻어나는 대목이다.

누구에게도 얽매이지 않고, 누구도 책임지고 싶지 않아서 바람가는 대로 떠돌아다니는 총잡이들은 악당과의 싸움을 앞두고 두려움에 떨며 분열되는 농부들을 위해 끝까지 싸운다. 악당 칼베라(엘리 왈락)는 죽어가며 이렇게 말한다.

"이런 곳에 왜 돌아왔나. 자네같은 사람이." 일당백을 할 수 있는 최고의 총잡이가 비겁하기까지 한 농부를 지켜주는 마음. 현대인에게 가장 결여된 용기, 의리, 정의, 생명 존중을 가르치는 싸나이 영화.

옥선희 비디오칼럼니스트

입력시간 2000/12/05 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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