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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이야기(1)] 개 선진국이었던 우리나라

먼저 연재에 앞서 평소에 하고 싶었던 '개 이야기'를 마음껏 할 수 있게 지면을 할애해준 '주간한국'에 깊이 감사드린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 사회에서 개를 화제로 삼는 경우는 식용으로 할 때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애완용 개를 화제로 삼는 경우가 더욱 많아졌다. 개를 대상으로 하는 TV 프로그램도 생겨나고 개 사료에 대한 선전도 TV에 등장한다. 개에 관한 관심이 사회 전반에 점점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많은 사람이 개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은 우리 사회가 점점 각박해져서 사람이 사람보다 개에게서 마음의 위안을 찾고, 정서적 카타르시스를 추구하는 것으로 생각될 수 있다. 실제로 개에게는 이렇게 우리의 정신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는 능력이 확실히 있다.

심지어 자폐증이나 정신병을 치료하기 위해 개와 어울리게 하는 프로그램이 개발되어 우리나라에서도 많이 시행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정황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개'라는 말에는 상당부분 욕설이나 비하의 의미가 담겨있다. 아울러 우리의 우수한 토종개에 대한 관심도 별로 없다. 왜 그럴까. 가장 큰 원인은 예로부터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우수한 개 문화를 잊어버린 데 있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치르면서 우리나라는 서구사회로부터 "개고기를 먹는 야만국"이란 비난을 무수히 받아온 것도 한 원인이다. 우리는 이들의 비난에 반발하여 개고기가 우리 식문화의 대상이라는 것에만 집착, 개를 사랑의 대상보다는 천시의 범주로 밀어내는 성향이 강했다.

그런데 또 2002년 월드컵이 다가오면서 유럽을 중심으로 동물보호단체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이제 곧 서울 올림픽 때와 같은 비난이 세계 곳곳에서 조직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그러면 이번에도 우리는 "애완용 개와 식용으로 삼는 개는 구분해서 기른다"는 수준의 변명으로 방어를 해야할 것인가.

애견가의 한사람으로써 절대로 그 정도에 그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분명히 그들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 수 있는 우수한 개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며 또한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자랑할 수 있는 토종개가 있기 때문이다.

본래 우리 선조는 개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외국으로 보내는 선물에 개가 포함된 적이 많이 있다는 데서 그 반증을 찾을 수 있다.

서기 530년대 일본의 안무왕 시절에 백제에서 많은 사냥개를 수입해갔으며 이때 수입해 간 개의 성능이 매우 뛰어나 일본인들은 이 개를 '고마이누'(高麗犬), '가라이누'(唐犬, 韓犬)라고 부르며 칭송해 마지않았다고 '수렵비화'(狩獵秘話, 이상오 저)가 전하고 있다.

'일본서기'(日本書紀)에도 680년에 통일신라의 아찬 김정나(金頂那)가 일왕 천무(天武)에게 개를 선물했으며 686년에는 신라의 왕이 개 세 마리를 선물했다고 각각 기록되어 있다.

그리고 같은 일본 역사서인 '속일본기(續日本記)'에도 732년에 신라 사신 김장손(金長孫) 등이 일왕 성무(聖武)에게 개 한 마리를 선물했다는 기록도 있다. 그리고 '책응원구'(冊應元龜)에는 중국 당나라 현종 때 두 차례(723년, 730년)에 걸쳐 한마리씩, 신라에서 개를 선물했다고 적혀있다.

또 '조선왕조실록'(朝鮮王朝實錄)에는 세종 2년(1420년)에 대마도 사람이 개를 구하러 왔으나 마침 명나라에 진공(進貢)할 물건이라 거절했고, 10년 뒤인 1430년에는 일본 교토의 좌무위(左武衛)에 큰 개 한 마리를 하사하였다고 각각 기록하고 있다.

그 후대인 문종 때도 비후(肥後)의 국지위방(菊池爲方)의 요청에 따라 개 두마리를 하사한 적이 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일본 뿐만 아니라 명나라에도 세종 11년과 12년 두번에 걸쳐 개를 선물했다는 기록이 있으며 세조 14년에는 전국에 진헌(進獻)에 쓸 개를 많이 보내라는 명령을 내린 사실도 기록에 남아있다.

여기에서 눈여겨볼 것은 개를 선물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이들 나라에 우리 선조들이 개를 잡아먹으라고 선물했을 리는 없다.

미루어 짐작컨대 우리 선조는 우리 개의 영리함이나 사냥성 등의 성능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으며, 또 이런 자부심이 국제적으로도 인정을 받았음을 이러한 역사의 기록이 증명해주고 있다.

윤희본 한국견협회 회장 anydoc@lycos.co.kr

입력시간 2000/12/0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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