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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풍향계] 여권 새판짜기, 폭 어디까지?

김대중 대통령이 공언한 국정개혁은 어떤 모습으로 구체화할까. 정가 안팎의 시선이 12월14일 노벨평화상 시상식 참석을 마치고 돌아오는 김대중 대통령의 보따리에 모아지고 있다.

거기에는 '오슬로 구상'이라고도 할 만한 국정쇄신책이 담겨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여권 주변에서는 온갖 설과 아이디어들이 떠돌았지만 결국 키는 김 대통령이 쥐고 있다.

우선적 관심사는 민주당과 청와대 비서실, 내각 등 국정개혁의 범위가 어디까지 미칠 것인가와 권노갑 최고위원 등을 포함한 동교동계의 2선 퇴진 여부다.

당초에는 당직과 청와대 비서진 일부의 교체가 유력했으나 총체적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개각까지도 단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일부에서 거론되듯이 한광옥 청와대 비서실장이 국정원장으로 이동하고 야당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정무장관직 신설 등이 현실화할 경우 자연스럽게 개각으로 이어질 개연성이 높다.

차제에 물의를 빚었던 통일ㆍ외교ㆍ안보 분야 장관이나 업무능력에 회의가 제기된 일부 부처 장관이 경질될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동교동계 2선 퇴진여부 최대 관심사

한광옥 비서실장의 교체와 더불어 동교동계인 남궁진 정무수석이 물러날 지도 주목되고 있다. 청와대 비서진에 포진한 동교동계의 진퇴는 민주당 당직을 맡고있는 동교동계의 진퇴와 맞물려 있다.

당3역 가운데 동교동계 핵심 중 한사람인 김옥두 사무총장은 교체가 확실하고 범동교동계에 속하는 정균환 총무도 비록 선출직이긴 하지만 분위기 쇄신을 위해 용퇴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정동채 기조위원장 등 중하위 당직에 포진돼 있는 동교동계 인사도 전술적 후퇴를 할 개연성이 있다.

그러나 김 대통령 입장에서도 권노갑ㆍ한화갑 두 최고위원의 거취문제는 다루기가 쉽지 않다. 권 최고위원은 대통령이 지명했지만 전당대회의 인준을 받았고 한 최고위원은 대의원의 투표로 당선된 선출직인 탓이다.

민주당내 동교동계의 양 축을 이루고 있는 두 사람은 최근 정동영 최고위원이 제기한 '권노갑 퇴진론'의 파동 속에서 권력다툼을 벌이는 것으로 비쳤다. 권 최고위원측이 '권노갑 퇴진론'의 배후에 한 최고위원이 있다며 음모론을 제기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최고위원은 "그렇게 주장하는 것이야말로 음모"라고 역음모론으로 반박하고 있다. 당내 소장파 의원의 자발적 움직임을 자신이 배후조종하는 음모라고 몰아붙임으로써 권 최고위원이 궁지를 모면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일부에서는 자진사퇴 형식이 거론되고 있지만 본인은 일축하고 있다. 두 최고위원을 포함해서 동교동계 인사들은 12월10일 저녁 단합대회를 갖고 내부 결속을 다짐하고 당직에서의 후퇴 등에 의견을 모았다지만 앙금이 완전히 가셨다고 보기는 힘들 것 같다.

서영훈 대표가 갈릴지는 유동적이다. 얼마 전까지는 대안부재론이 우세, 유임쪽 분위기였다.

하지만 당정의 대폭 개편과 정치구도 변화 차원에서 판을 크게 짠다면 교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여야관계 복원에 기대

김 대통령 귀국 후에는 한나라당 이회창 총재와의 영수회담, 자민련 김종필 명예총재와의 DJP회동이 예정돼 있다. 여야 영수회담에서는 여당의 검찰 수뇌부 탄핵안 표결 저지 이후 악화한 여야관계의 복원문제가 가장 중요하게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특히 박순용 검찰총장과 신승남 대검차장의 경질을 요구할 방침이어서 김 대통령의 반응이 주목되고 있다. 이 부분이 매듭지어지지 않을 경우 여야 관계의 원만한 회복은 힘들다.

이번에 DJP회동이 이뤄진다면 남북 정상회담 직후에 있었던 회동 이후 6개월만이다. 그동안 김 대통령은 몇 차례 김 명예총재에게 회동을 제의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두 사람은 이번 회동을 통해 공조강화나 합당 등의 특단의 조치에 합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임시국회도 열리고 있다. 12월9일 폐회된 정기국회에서 미처 다하지 못한 새해 예산안처리 등 숙제를 뒤늦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내년도 예산의 전년수준 동결 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진통을 겪고 있다.

또 민주당과 자민련이 교섭단체 요건을 완화하기 위한 국회법 개정안 처리를 하겠다고 벼르고 있고 한나라당은 여차하면 검찰 수뇌부 탄핵안을 재제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숙제를 잘 할 수있을지 의문스럽다.

이계성 정치부 차장

입력시간 2000/12/12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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