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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살아있는 바둑역사 조치훈

"더 공부해서 당신에게 도전할거야"

최종국의 계가 장면에 관한 당시 마이니치 신문의 관전기엔 이렇게 두 사람의 대화를 적고 있다. 고바야시가 먼저 묻는다. "당신, 왜 나와 두면 이렇게 강한 거야?" "."

"조선생, 당신이 강한 건 잘 알고 있어. 내 바둑이 어떤 것 같아?" "솔직히 말하면 지금은 당신이 강해."

"겸손하지 않아도 돼. 지금 내가 졌잖아." "아냐, 이겼다고 생각하지 않아. 봐, 본인방은 내가 방어하는 입장인걸? 내가 이겼다고 할 수 있는 건 당신의 기성이나 명인에 도전해서 이길 때야. 이번에도 난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로 싸웠어. 당신은 그에 비하면 여유가 있잖아."

"여유 따윈 없어. 봐, 리그전을 마치고 도전자가 되는 건 흔한 게 아니야(자신도 할만큼 했다는 뜻)." "난 당신에게 성적에서 앞서본 적도 없고 난 더 공부해서 당신에게 도전할 거야. 그때는 필사적인 것이 아니라 자신감을 갖고 이기러 갈거야. 각오해 둬."

"좋아, 그러자."

두 사람은 계가 도중 장시간에 걸쳐 흉금을 털어놓은 대화를 했다. 그러자 주위에서 박수가 터져나온다. 가슴 찡한 감동의 현장이었다. 좀처럼 보기 드문 종국 후의 진솔한 대화였다. 이 다음은 언제일까. 어떤 기전에서 어느 쪽이 도전할까.

조치훈이 가르침을 받는 것이 아니라 이기러 가겠다고 말한 대목은 듣는 모든 이의 가슴에 깊이 박히고 만다.

11세에 프로가 되어 4반세기가 흘렀던 때였다. 프로로서 인생을 얘기한다면 반환점을 돈 마라토너라 하겠다. 1933년은 되돌아오는 길이라고 조치훈은 말한다. 기사는 수명이 길기에 37세의 나이는 이제 한창 성취를 볼 수 있는 나이다.

6세의 풋내기 소년은 별 볼일 없는 얘였다. 11세의 소년은 겁쟁이로 한발 앞서 나가길 주저했다. 15세의 조치훈은 자신감에 넘쳤고 그 대신 고독의 그림자도 함께 커져간다.

그리고 18세. 그는 승부사로서 좌절을 맛본다. 첫 타이틀에 대한 실패가 그것이다. 그러나 24세에 명인에 오를 땐 늠름하게 성장하여 미숙함은 딴 일이 되어있었다. 29세엔 커다란 시련을 겪었고 원점에 서서 다시 스스로를 바라다 보았다. 35세. 새싹들과 어울려 내제자를 둔다.

앞으로 어떤 길을 갈 것인가. 우리는 알 수 없다. 조치훈은 그의 바둑이 그러하듯 그 인생도 특정한 모델이 없다. 40대, 50대의 조치훈은 어떤 인생을 걸어걸지, 우리의 상상에 맡기기로 한다.

조치훈과 고바야시의 명승부는 조치훈의 진면목을 여실히 보여준 한판이지만 그의 필생의 라이벌 고바야시가 조연 아닌 공동주연으로서 대접받아야 할 것이다.

고바야시가 있었기에 조치훈의 끈질긴 생명력은 배가 될 수 있었고 고바야시가 있었기에 앞을 보고 전진하는 조치훈에게는 바람직한 레이스가 가능했을 것이다.

1990년 1승 후 3연패. 그리고 3연승. 1991년 2패 후 4연승. 1992년 3패 후 4연승. 어떤 작가도 이런 대하드라마를 만들진 못할 것이다. 바둑역사상 가장 센세이션한 대역전 드라마는 가슴이 뜨거운 한국인 조치훈에 의해 작성되었다.

<뉴스와 화제>


ㆍ최명훈, 생애 첫 타이틀 획득

'돌하르방' 최명훈이 생애 첫 타이틀 획득에 성공했다. '포스트 이창호'의 선두주자로 꼽혔던 25세의 최명훈은 12월 2일 제주에서 벌어진 LG정유배 결승 제4국에서 루이나이웨이를 꺾고 종합전적 3:1로 생애 첫 타이틀 획득에 성공했다.

최명훈은 이번 승리로 이창호에게만 내리 6번을 패해 준우승만 6차례 차지한 불운을 딛고 타이틀 홀더로서 대기사의 반열에 올라서게 됐다.

ㆍ유창혁 삼성화재배 도전, 1승 먼저 올려

유창혁이 삼성화재배 우승에 도전한다. 12월12일부터 15일까지 유창혁은 일본의 야마다 기미오와 결승 5번기를 속개한다.

지난달 벌어진 제1국에선 유창혁이 먼저 1승을 올린 바 있다. 유창혁으로서는 4번째 세계대회 우승도전이며 야마다 기미오는 첫 도전이다.

진재호 바둑평론가

입력시간 2000/12/1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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