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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름] 마포구 마포(麻浦)

내륙도시 서울에도 섬(島)이 있다. 그것은 한강이라고 하는 큰 강이 준 선물이기도 하다. 큰 강과 섬을 끼고 있는 도시는 상상만 해도 환상적이다.

그런데 100년 전의 서울의 모습을 전하는 부끄러운 기록을 보자. "서울의 길은 매우 좁고 불결했다. 좁은 길 양쪽에는 시궁창이 있어 가정에서 버린 쓰레기와 구정물로 악취가 진동했다. 그나마 시궁창이 없는 곳은 길바닥에 온통 오물이 널려 있었다."

1894년 출간된 영국군 대외 캔버디와 굴드 앤덤스의 '한국과 백두산'에 쓰고 있는 글이다.

그러나 자연경관은 무척 맑고 깨끗했던 모양이다. 그때까지만 해도 궁중이나 양반집의 식수는 한강물이었고 한강포구에 20~30척의 배가 정박하며 하루 평균 75척의 배가 강을 오르내렸다고 영국인 지리학자 비숍 여사는 여행기에서 쓰고 있는 걸 보아 역시 한강은 깨끗했던 게 틀림었다.

또 우리 문헌에도 남산에서 한강쪽을 바라본 8경이라는 것이 있다.

청계산(淸溪山)의 아침 구름이 그 일경이요, 관악산(冠岳山)의 저녁 안개가 이경이요, 만초천(蔓草川:욱천)의 게잡이 불이 삼경이요, 동재기 나루(銅雀津)에 돌아오는 돛배가 사경, 밤섬(栗島)에 지는 해가 오경, 검은 돌무루(墨石0里:흑석동)에 돌아가는 스님이 육경, 노들나루(鷺梁津) 행인의 풍경이 칠경, 모래마을(沙村:삼각지)의 저녁 비가 그 팔경이었다고 한다.

이 팔경이 서울 도성 앞을 끼고 흐르는 한강 언저리의 산수화 같은 절경이다.

한강이 없는 서울은 상상을 할 수 없다. 그런데 서울특별시계 안에 있는 한강에는 섬이 몇 개나 있었을까. 지금은 비록 땅이 사라졌지만 서울 한강의 섬들은 휴영지로, 혹은 삶의 터전으로 오랜 세월 서울 사람의 사랑을 받아왔다.

평화롭기만 했던 이들 섬에 변화의 바람이 몰아친 것은 서울이 급팽창을 시작한 1960년대 후반부다. 닥섬(楮子島)처럼 개발의 와중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섬이 있는가 하면 난지도(蘭芝島)처럼 거대한 쓰레기산으로 바뀐 곳도 있다.

아파트단지가 들어서 땅값이 금값처럼 비싸진 잠실, 서울의 맨해튼 여의도(汝矣島)도 이제는 육지의 한부분이 되었지만 본디 엄연한 섬이었다.

서울안에 있는 한강의 섬은 난지도, 밤섬, 선유도, 노들섬, 저자도, 하중도, 여의도 등 7개였다.

그 가운데 저자도는 구름과 밭, 흰 모래사장이 좋아 고려조부터 명가귀족 시인 묵객이 풍류를 즐기던 곳이었다. 그러나 1925년 을축년의 큰 홍수에 휩쓸려 아름다운 풍경은 불어난 한강물에 사라졌다.

모래투성이의 민둥섬만 있던 것이 1970년대 강남개발이 본격화하면서 이 섬의 자갈과 모래를 남김없이 파내 강남의 압구정 새 시가지을 꾸미는데 쓰였다. 저자도의 흙은 이제는 한강이 아닌 압구정동의 한복판 로데오 거리에 깔려 있다.

삼개나루의 명소였던 밤섬도 1968년 2월부터 3개월 사이에 걸쳐 폭파돼 여의도 둑방조성에 쓰여졌다.

밤섬에 대대로 이어살며 작은 배를 만들거나 고기잡이로 생계를 꾸리던 62가구 443명의 섬주민은 고향이 내려다보이는 마포구 창천동 고개 꼭대기로 옮겨졌다. 하중도는 잠실이 개발되면서 고밀도 아파트단지 밑에 질식해버렸다.

마포의 본디말은 '삼개'. 삼개의 '삼'은 '섬'의 본딧말이다. 옛날 사람들은 '섬'을 '사마'(泗麻), '삼'(麻)이라 했다. '섬'이라는 말이 일본으로 건너가 '섬-서마- 시마'가 됐다. '삼개'를 한자로 뜻빌림한 것이 마포(麻浦)다.

'삼개'란 '섬이 있는 갯벌'의 뜻. 그 삼(섬)개에 오늘날 서울에서 개발의 와중에 보기 드물게 여의도와 밤섬이 자리하고 있으니 역시 마포는 '삼(섬)개'이던가!

이홍환 한국땅이름학회 이사

입력시간 2000/12/12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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