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마당] 콘서트 풍년 "음악에 젖어…"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맞아 모처럼 콘서트계가 북적댄다. 1년 중 가장 큰 대목을 맞아 여러 가수들이 잇달아 콘서트를 준비하고 있기 때문.

올해는 젊은 가수들 외에도 중ㆍ장년층을 겨냥한 추억의 스타들도 무대에 서고 장르 별로도 발라드, 포크, 모던 록, 댄스 등 다양하다. 가볼 만한 공연들을 소개한다.


여행스케치 '다섯가지 기적'

'왠지 느낌이 좋아'로 은근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여행스케치가 소극장이나 야외무대를 벗어나 처음으로 대형 콘서트를 마련했다.

아기자기하면서도 정감 있는 노래와 남녀 5명이 만들어내는 따뜻한 화음으로 공연 때마다 관객들과의 진한 교감을 만들어온 그들이 이번에는 관객에게 다섯 가지 기적을 선물하기 위해 갖가지 아이디어를 짜냈다. 12월23일 오후 8시 올림픽 공원 역도경기장. (02)574-6882


자우림 크리스마스 콘서트

재기발랄함이 최대의 매력인 자우림은 이번 크리스마스 콘서트 제목을 'Oops! I Killed the Santa..'(이런! 산타를 죽여버렸네..)로 정했다. 산타클로스로 상징되는 의례적인 크리스마스 이벤트를 벗어나 무언가 색다른 무대를 선보이겠다는 뜻에서다.

다양한 영상과 무대장치, 그리고 새롭게 편곡된 노래들로 관객이 한바탕 신나게 흔들어댈 수 있는 공연을 만들 것이라고. '헤이 헤이 헤이', '일탈', '밀랍천사', '매직 카펫 라이드' 등 그들의 노래를 만끽할 수 있다. 12월23일부터 25일까지 을지로 3가 트라이포트 홀. (02)2647-3553


신승훈 '네버 엔딩 크리스마스'

데뷔 10년째인 신승훈의 크리스마스 이브 공연. 데뷔곡인 '미소 속에 비친 그대'를 비롯, 가장 최근 곡인 '전설 속의 누군가처럼', '이별 그 후' 등 지난 10년간 많은 사랑을 받았던 그의 대표적 발라드들이 총망라된다.

또 여러 곡의 캐럴로 크리스마스 파티의 분위기를 한껏 더할 예정이다. 애절함과 감미로움, 그리고 약간의 흥겨움이 더해진 무대로 연령에 관계없이 누구나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을 듯. 12월24일 오후 4시/10시 코엑스 신관 컨벤션 홀. (02)538-3200


틴틴 5 '섹쉬 나이트 엽끼 나이트'

5년 만에 다시 뭉친 틴틴 5도 크리스마스 이브 날 대규모 콘서트를 갖는다. 대개의 개그 콘서트가 소극장에서 열리는데 반해 이들은 화려한 볼거리와 격렬한 춤이 곁들여진 '머리 치워 머리' 같은 노래, 멤버 각각의 주특기 개그로 큰 무대를 채울 예정이다.

노래와 웃음을 동시에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어울리는 공연. 12월 24일 오후 6시/10시 올림픽 공원 역도경기장. (02)574-6882


포크 빅3 디너쇼

지난달 초 세종문화회관에서 조인트 콘서트를 가져 성공을 거두었던 1970년대 포크 스타들이 다시 한번 공연을 연다. 이번에는 양희은이 빠지고 송창식 윤형주 김세환 세 사람만의 무대다.

세 사람이 각각 솔로로 먼저 노래를 하고 이어 송창식과 윤형주가 트윈 폴리오 시절의 노래를 들려준다. 마지막은 세 사람이 함께 꾸민다. 식사를 포함한 공연료가 다소 비싸기는 하지만, '세시봉'이나 '오비스 캐빈' 등에서 생맥주 한잔에 그들의 음악을 즐겼던 과거의 기분을 즐기고 싶은 사람이라면 가볼만 하다. 12월29일 오후 6시30분 코엑스 신관 컨벤션 홀. (02)573-0038

[어린이]



ㆍ은혜 갚은 제비

판소리 다섯 마당 중 하나인 '흥보가'가 어린이 관객을 위해 새롭게 만들어졌다.

흥부전의 기본 줄거리에 제비여왕과 구렁이 등 다양한 동물 캐릭터를 추가하고 창도 어린이 관객을 위해 보다 부르기 쉽게 다듬었다. 여섯살 때 흥보가를 완창해 신동 소리를 들은 유태평(8) 등 어린이 소리꾼이 대거 참여한다. 12월 21일~26일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 (02)2274-3507

[연극]



ㆍ없어질 박물관으로의 초대

올 문예진흥기금 신진연극인 지원부문 선정작으로 마술적 환상극을 표방한 연극집단 뮈토스의 작품. '기억의 박물관'이라는 독특한 소재로 과거와 현재, 미래의 관계를 그린다. 관객에게 직접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는 캐릭터 세일이라는 실험이 눈에 띈다. 강화정 작ㆍ연출. 지춘성 장성익 김현아 김민정 등 출연.

12월22일~31일 예술극장 활인. (02)765-8160

ㆍ카덴자

폭력을 화두로 한 극단 쎄실의 대표작 카덴자(이현화 작, 채윤일 연출)가 출연진을 전면 교체해 다시 막을 올린다. 왕위 찬탈에 저항하는 선비와 객석에 앉아있던 한 여성에게 행해지는 무자비한 고문을 통해 역사를 거듭하며 계속되는 폭력과 다수의 침묵, 카타르시스를 경험케 하는 작품이다. 지난번 공연에서 선비로 나왔던 장우진이 폭력을 휘두르는 왕으로, 이 작품으로 데뷔하는 오지현이 여자 관객 역으로, 모델 출신의 배우 최정훈이 선비를 맡는다. 12월31일까지 문예회관 소극장. (02)780-6343

[무용]



ㆍ댄스 뮤지컬 '2000 Being

서울발레시어터의 대표작이 부산에서 공연된다. 현재를 사는 인간들의 존재 근원을 묻는 작품으로 대사는 없지만 무용수들의 몸짓과 의상, 세트가 어우러진 장면들이 시대에 대한 반항과 갈등 용서와 구원이라는 작품의 주제를 전해준다. 제임스 전 안무. 12월 23일 오후 6시. 부산시민회관 (051)867-0729

[전시회]



ㆍ중국황제유물전

중국역사박물관 천진예술박물관 심양고궁박물관 등 중국 5대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역대 중국 황제의 유물 150점이 전시된다. 황제들이 쓰던 병풍, 탁자, 금관, 용포, 옥쇄, 갑옷, 말 안장, 보검, 금주전자 등 유물과 역대 황제 관련 서화들을 볼 수 있다. 또 중국 전통 황실 경극 '패왕별희'도 공연된다. 12월22일부터 내년 3월4일까지 63빌딩 별관 1층 특별전시장. (02)789-5663

[음악회]



ㆍ신영옥 'Sacred Songs'

소프라노 신영옥이 찬송가 모음 음반을 냈다. '내일 일은 난 몰라요', '저 높은 곳을 향하여', '나 같은 죄인 살리신' 등 맑고 청아한 음색의 그가 즐겨부르는 찬송가 12곡과 복음 성가 5곡이 실려있 다. 편곡은 월터 나차카노프, 반주는 모스크바 챔버 오케스트라가 맡았다. 예당 클래식스.

[영화]



ㆍ6번째 날

아놀드 슈워제네거 주연의 SF 대작. 20-30년 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점차 논란이 가열화하고 있는 인간복제 문제를 그렸다.

전투기 조종사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고 살아가는 아담 앞에 어느날 자신과 똑같이 생긴 또다른 아담이 나타나고 진짜 아담과 복제인간을 악용하려는 마이클 드러커(토니 골드윈)와의 전쟁이 시작된다.

터미네이터 1, 2의 제작자와 '007 네버다이'의 로저 스포티우드 감독이 손을 잡았다. 슈워제네거의 1인2역과 복제인간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테크놀지가 볼거리. 12월23일 개봉.

ㆍ6번째 날

환상에 관한 대단히 시적인 영화. 카스피해 인근 한 마을에 사는 17세 소녀 말라카. 영화배우 톰 크루즈를 흠모하는 그는 숲속에서 톰 크루즈의 친구라는 낯선 남자를 만나 아기를 갖게 된다.

말라카는 아버지와 정신지체인 오빠와 함께 사라져버린 그 남자를 찾아 여행을 떠나는데.. 낭만적이면서도 유머가 넘치는 독특한 작품이다. 중앙 아시아 출신 바크티아르 쿠도이나자로프 감독과 슐판 카마토바, 모리츠 브라입트르 등의 배우가 만들었다. 12월23일 개봉.

[음악회]



ㆍ사랑의 플룻 콘서트

중견 플룻 연주자인 배재영이 해마다 여는 자선공연. 30여명의 플루티스트로 이루어진 플룻 오케스트라가 카로스 타악기 앙상블과 소프라노 차인경, 첼리스트 홍지연 등과 함께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그리그의 '페르퀸트 서곡', 파헬벨의 '캐논'과 등 낯익은 곡을 들려준다.

공연 수익금 전액은 경기 남양주의 장애자 시설인 신망애 복지타운을 위해 쓰인다. 12월 25일 오후 3시 예술의 전당 리사이틀 홀. (02)548-4480

ㆍ 클래식으로 듣는 캐럴

클래식 연주자들이 크리스마스 캐럴을 들려주는 무대. 이경선(바이올린) 이성환(색소폰) 김하영(하프) 김형규 (피아노) 등이 '화이트 크리스마스', '펠리츠 나비다드', '어메이징 그레이스', '고요한 밤 거룩한 밤', '루돌프 사슴코' 등 잘 알려진 곡을 연주한다. 12월23일 오후 7시30분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 (02)780-6400


『 시사실 』



◆ 불후의 명작

소설 속에 소설가가 자주 등장하듯, 영화 속에도 영화 만드는 사람의 이야기가 종종 등장한다. '시네마 천국', '헐리우드 키드의 생애', '인터뷰' 등이 대표적인 예다.

12월23일 개봉하는 심광진 감독의 데뷔작 '불후의 명작'도 그런 영화다. 남녀 주인공 인기(박중훈)는 영화감독, 여경(송윤아)은 시나리오 작가다.

영화에 대한 영화 치고 '불후의 명작'은 꽤 솔직하다. 그리고 심각하지 않다. 감독은 영화에 미쳐있던 어린 시절을 추억하지도 않고 요즘 말로 '쿨'한 직업으로 영화감독을 등장시키지도 않는다. 대신 영화 판에 있는 인간 군상을 가감없이 보여준다.

인기는 외국 유학까지 갔으나 돈도 없고 사업가적 기질도 없어 3류 에로 영화를 찍으며 생활하고 여경은 대필 작가로 근근이 살아간다. 자칭 예술영화를 찍는다는 에로영화사 사장(백윤식)도 나오고 작품성만 강조하다 흥행실패를 거듭하는 감독과 영화를 비즈니스로만 보는 기획사 실장도 나온다.

모두 저마다의 불후의 명작을 만들고 싶어하는 이들의 모습은 한편 우습기도 하고 한편 서글픈 느낌도 준다.

감독이 말하고자 하는 불후의 명작이란, 아마도 만드는 사람이 자신의 인생을 담아 열과 성을 다한 작품인 듯 하다. 하지만 영화 어디에도 불후의 명작에 대한 훈계나 노골적인 메시지는 없다. 그저 인기와 여경이 만들어가는 서커스 영화를 보여줄 뿐이다.

이 영화 속 영화는 두 사람의 관계를 상징하는 동시에 영화 만들기에 대한 원초적인 정열을 상징한다. 하지만 이 역시도 심각하기 보다는 유머러스하다. 이따금 웃음이 섞여있을 뿐 시종일관 담담한 감독의 시각은 묘하게도 관객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누구나 처음에는 자기 이야기를 창작의 소재로 하게 된다지만 자기 감정에 빠지지 않고 다른 이들의 공감을 얻어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 그런 점에서 불후의 명작은 꽤 괜찮은 데뷔작이다.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0/12/19 21:19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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