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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문화로 접하는 베트남 역사기행

■베트남의 신화와 전설ㆍ베트남의 기이한 옛이야기

/무경 엮음ㆍ완서 지음, 박희명 옮김

'베트남' 하면 우선 아픈 기억이 먼저 떠오른다. '라이 따이한, 양민학살, 고엽제..'

그간 베트남에 대한 우리의 지식도 매우 단편적이었다. 삼모작이 가능한 동남아의 후진국, 조혼 풍습, 자전거와 오토바이의 천국, 불교국 정도로만 인식돼 왔다. 하지만 베트남은 동남아 국가 중에서도 우리나라와 매우 유사한 문화를 가진 나라다.

초강대국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어 영향을 받았고 같은 한자 문화권에, 똑같은 시기에 불교와 유교의 영향을 받았다. 우리가 향찰(鄕札)을 통해 고대 문화를 발전시켰듯 베트남은 쯔놈(字?)을 개발해 자국어 문화를 번성시켰다.

우리에게 일연의 '삼국유사'가 전해오듯, 베트남엔 무경의 '영남척괴열전'이 전해내려온다. 또 지정학적으로도 두 나라 모두 끊임없는 외세 침략과 식민지배를 받았다는 점, 그리고 그것을 끈질긴 저항운동으로 극복했다는 점 또한 매우 흡사하다.

이런 문화ㆍ역사적 동질성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베트남에 대한 연구와 출판은 미미한 수준에 그쳤다. 1970~1980년대 베트남 전쟁과 혁명, 공산주의 운동사 등 현대사 중심의 사회 과학 연구가 있었고 여행자유화와 국교수립이 된 이후에는 여행에 필요한 실용서가 주종을 이뤘다.

이런 점에서 '베트남의 신화와 전설'과 '베트남의 기이한 옛 이야기'(돌베개 펴냄)는 베트남의 문화와 역사를 파악할 수 있는 탁월한 고전이다. 이 작품은 중국 문학이 우리와 베트남의 고전 문학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단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베트남의 신화와 전설'은 베트남 민간에 전승되던 설화 신화 전설을 한문으로 기록한 '영남척괴열전'을 번역한 책이다. 멀리 태고로부터 14세기 진나라 유종시대까지 무려 4,200여년에 이르는 광대한 시간을 아우르고 있다.

건국 신화와 풍속, 산천과 영웅에 관한 스물두 편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저자와 연대조차 알려지지 않은 채 필사본으로 유포되다가 15세기 후반 문인 무경(武瓊)에 의해 새롭게 탄생된 고전이다. 역사 뿐 아니라 사상사 인류학 민속학 신화학 등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베트남의 기이한 옛 이야기'는 16세기 전반 베트남 문인 완서가 창작한 '전기만록'(傳奇漫錄)을 번역한 단편소설집이다. 한문으로 쓰여진 전기소설로 전4권에 20편의 작품이 실려있다.

14세기 중국의 구우가 지은 '전등신화'의 영향을 받아 씌여진 이 책은 15세기 김시습이 창작한 '금오신화'에 비견되는 베트남 고전소설의 걸작이다.

요괴의 유혹, 남녀간의 사랑과 이별, 천상과 지옥의 별계 방문담, 동물의 변신 등 시공을 넘나드는 기이하고 환상적인 이야기 속에서 베트남의 현실비판과 고유한 풍속을 엿볼 수 있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herosong@hk.co.kr

입력시간 2000/12/26 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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