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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대] 해 넘긴 총체적 한파

"변동성과 불확실성, 그리고 주가의 낙폭과대 문제가 강조되는 한 해." 관점과 처지에 따라 약간씩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올 한해를 이렇게 전망한다. 또한 경기변수가 수급변수나 구조개혁변수보다 더욱 주목될 것이라는 해석도 곁들인다.

그런 만큼 모든 시장분석 자료는 비관과 불안, 기대와 희망이 뒤범벅된 난수표다. 당연히 "경제주체들은 방향성을 염두에 둔 '계기비행'보다 순간순간의 상황변화를 감안한 '시계비행'을 하는 것이 서바이벌하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우선 경기변수를 보면 지난해 초 67%에 육박했던 설비투자 증가율이 지난해 11월 22개월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1.3%(전년 동기비)로 돌아섰다. 경기를 지탱해오던 수출도 1997년 3월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 증가율(10월 12.6%→11월 4.6%)에 머물렀다.

자동차 판매가 20% 급감하고 백화점 판매액이 줄어들면서 소비증가율도 지난해 말 23개월 만에 3%대로 주저앉았다.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급감하면서 제조업체 생산증가율은 추락하고 재고율은 급증, '생산감소→투자위축→재고급증→소비위축'의 악순환마저 우려된다.

정부, 경기부양에 안간힘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정부는 연말에 올해 예산의 60~70%를 상반기중에 조기집행하고 6개 도시에 2,200만평 규모의 신도시를 조성하며 콜금리 인하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재정 및 금융을 통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았다. 효과는 장담할 수 없지만 최소한 정책의지만은 평가돼야할 것 같다.

구조조정 변수는 일단 국민, 주택 등 우량은행이 합병 이니셔티브를 잡고나와 전반적으로 우호적이다. 3월까지 한빛, 평화, 제주. 경남은행 등을 묶는 금융지주회사가 설립되면 금융권 구조조정은 일단락되고 자금시장 경색도 해소될 것으로 보여 은행을 통한 기업구조조정의 물살도 한결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위한 노동개혁, 공기업 효율성을 위한 공공개혁 등도 금융개혁의 성패에 따라 방향성이 정해질 것이다.

수급 차원의 악재와 호재는 어떨까. 먼저 국내외 호재로는 △장기간 주가하락에 따른 저가메리트 기대감 △연기금 주식투자 비중확대 등 증시 수급상황 호전 △구조개혁에 따른 국가 신용등급 상향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 △국제유가의 상대적 안정세 등이 꼽힌다.

반면 △주요 기업의 실적악화 등 미국 경제 경착륙 우려 △동남아 등 이머징 마켓의 환율불안 △3달러선도 무너진 D램 반도체 가격 △1분기중 만기도래하는 30조원대의 회사채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가중 △실업난ㆍ여야대립 등에 따른 정치ㆍ사회 불안 등은 악재다.

이러한 호재와 악재가 서로 대립하며 연초 주가를 어느 방향으로 이끌고 나가느냐에 따라 상반기 우리 경제의 기상도도 확연히 달라질 수 밖에 없다. 대부분의 시장 애널리스트들은 '1월 효과'를 기대하며 2000년 10월31일 장중 한때 기록했던 주가지수 483을 바닥으로 본다.

500선을 지지대로 다소간의 기간조정은 있겠지만 구조개혁이 차질없이 진행되고 미 FRB의 금리인하 조치 등 해외변수가 가세한다면 단기적으로 700선까지의 상승도 기대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가는 주가만이 안다"는 격언처럼 현실과 희망 사이의 거리는 여전히 멀다.

지난해 증시에 농락당한 투자자들이 거꾸로 증시를 왕따놓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연출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영웅 사라진 증시, 그래도 희망은 놓지 못해

새해 우리 경제의 흐름을 좌우할 또하나의 변수는 1월 중순께로 예정된 개각, 특히 경제팀 개편 내용이다. 이기호 청와대 경제수석의 경질이 기정사실화한 상태에서 최대 관심은 진념 재경부장관의 거취.

일단은 경질설이 우세하나 잦은 경제장관 경질이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성을 해친다는 시장의 지적이 높고 마땅한 후임자도 없다는 점에서 인사권자의 최종 결정이 주목된다. 이 경제수석의 후임에 누가 오느냐에 따라 경제팀의 컬러가 결정된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이맘 때 미 월가와 여의도 증권가에는 낙관주의자 일색이었다. 하지만 불과 1년새 이들은 "오직 기업의 실적만이 주가를 움직인다. 가치 외에 유효한 것은 없다"는 뼈저린 교훈을 얻으며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

우리 증시에는 이제 더이상 영웅은 존재하지 않는다. 이익치 박현주 등 한때의 명망가들도 한때 '재수좋았던 장사꾼'으로 치부될 뿐이다. 버블주가의 위험성을 경고하기는 커녕 오히려 이를 조장한 수많은 애널리스트들도 이젠 오간 데 없다. 그 자리엔 시장의 무서움과 냉정함에 넋놓고 떠는 개미 투자자만 있다.

그러나 시작은 언제나 희망으로 다가온다. 용의 해, 우리 모두 개천에 떨어진 이무기가 됐다면 뱀의 해엔 우리 모두 모든 허물을 벗고 창공으로 날지 못할 이유가 없다.

이유식 경제부 차장 yslee@hk.co.kr

입력시간 2001/01/03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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