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쌀] "21세기는 기능성 쌀 시대"

■ 이상효 ㈜ 라이스텍 대표이사 인터뷰

이상효(45) ㈜라이스텍 대표이사는 국내의 대표적인 '쌀박사'다. 한국식품개발연구원 쌀연구팀 책임연구원이기도 한 그는 1983년부터 18년째 쌀만 연구해오고 있다. 쌀 중에서도 그의 관심사는 쌀로 만든 가공식품이다.

1980년대 중반 쌀연구 초기에는 쌀 라면, 쌀 국수, 쌀 떡, 쌀 마카로니 등의 개발에 매달렸다. 그러다가 1990년대 들어 그는 연구방향을 대폭 수정했다.

"한국사람에게 쌀은 곧 밥이라는 사실에 주목했습니다. 그러니까 쌀 가공식품도 밀가루의 대용이 아니라 쌀의 특성을 살리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그래서 나온 것이 1997년부터 '햇반'이라는 이름으로 시판되고 있는 무균포장밥.

기존의 냉동밥이나 레토르트밥 같은 가공 밥에 비해 집에서 먹는 밥처럼 맛이 훨씬 향상된 무균포장밥은 현재 하루에 8만개가 팔릴 정도로 자리를 잡았다. 최근 시장에 선을 보인 '씻어나온 쌀'(일명 무세미)도 그의 작품이다.

1994년 일본에서 실용화된 무세미를 보고 무작정 매달린지 6년 만의 성과다. 지난해 8월에는 '씻어나온 쌀'과 이를 만드는 제조설비의 생산 및 판매를 위해 라이스텍이라는 벤처기업까지 차렸다.

이 대표는 앞으로 '씻어나온 쌀'의 제조설비 일체를 농협 산하 전국 600여곳의 미곡종합처리장에 공급, 쌀의 품질향상과 환경보전에 앞장설 계획이다.

또 당뇨예방 쌀, 다이어트 쌀, 충치예방 쌀, 혈압강하 쌀, 항암 쌀 등과 같은 기능성 쌀과 '씻어나온 쌀'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쌀 뜨물을 이용한 기능성 식품 및 기초 의약제품의 개발에 나설 생각이다.

"21세기는 기능성 쌀의 시대"라고 말하는 그는 기능성 쌀에 대한 발상의 전환을 주장한다.

"기존의 기능성 쌀은 영양에만 치중하고 밥 맛은 소홀히 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영양이 좋다고 해도 밥에서 밤의 고소한 맛이나 인삼의 쓴 맛 혹은 키토산의 시큼한 맛이 난다면 기능성 쌀의 소비는 일부 계층으로 국한될 수 밖에 없습니다."

그가 말하는 차세대 기능성 쌀은 첨가물질의 함유량을 대폭 줄여 일반미의 맛을 저해하지 않되 일반미에 없는 영양은 살릴 수 있는 쌀이다.

"그렇게 된다면 기능성 쌀은 병의 치료보다는 건강 증진, 질병 예방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로부터 보다 많은 관심을 얻게 될 것이고 값싼 수입 쌀과의 경쟁에서도 우위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확신에 찬 주장이다.

입력시간 2001/01/17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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