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목소리 높인 '뉴라운드 반대'

세계화 대 반(反)세계화라는 거대한 흐름이 연초부터 또 한번 충돌했다.

1월25일부터 29일까지 제31차 세계경제포럼(WWF)가 열린 스위스 남동부의 휴양도시 다보스에서는 세계무역기구(WTO)의 뉴 라운드 협상 등 미국과 일본, EU 등 경제 대국들 중심의 국제 질서 개편이 논의됐으나 다른 한편에서는 세계화에 반대하는 NGO들의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회의 개막 사흘째인 27일엔 300명의 시위대가 본회장인 콩그레스 센터에 진입을 시도했다가 경찰에 의해 강제해산 되는 등 다보스는 연일 세계 뉴스의 초점이 됐다.

세계화 진영은 이번 다보스 경제포럼에서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며 "미국이나 일본, EU 등이 감기에 걸리면 나머지 나라들은 폐렴에 걸리게 된다"는 힘의 논리로 뉴 라운드 체제의 조기 출범을 주장했다.

특히 일본을 중심으로 한 일부 아시아 국가들은 동남아국가연합과 한중일을 포괄하는 자유무역협정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어 향후 국내 경제에도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맞서 굵직굵직한 국제회의가 열릴 때마다 대규모 시위대를 조직, 세계화에 맞서온 각국의 반세계화 운동가들은 이번에도 역시 세계화는 선진국과 개도국들 간에 빈부 격차를 심화시킨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사실 세계화와 반세계화의 대결은 이제 더 이상 새롭지 않다. 하지만 기본적인 가치관을 달리는 양측의 주장은 쉽게 화해할 수 없어 보인다. 타협의 전망은 지극히 불투명하다.

28일 다보스 포럼에 참석한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빈곤과 경제적 불평등 해소를 골자로 하는 '더 나은 세계화'를 주장했지만 어느 측에도 막연한 이상론으로만 받아들여지고 있는 분위기다. 세계화와 반세계화의 대결은 올 한해도 국제 경제의 가장 첨예한 사안이 될 전망이다.

김지영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1/30 17:54


김지영 주간한국부 koshaq@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