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더스 코리아] 졸지에 이산가족 "가족이 보고싶다"

캐나다 영주권자 김종태(37)씨

K 벤처회사에서 전략기획팀장으로 일하는 김종태(37)씨는 캐나다 영주권자다. 김씨의 아내와 딸 나정(10ㆍ월튼 엘리먼터리스쿨 3년)이는 지난해 9월부터 밴쿠버 코퀴틀람에서 살고 있고 김씨만 혼자 돌아와 서울에서 생활한다.

연세대를 나와 리스회사에서 10여년간 근무한 금융통인 김씨가 이민을 결심한 것은 다름 아닌 딸아이 교육 때문이다.

지난해 초 아내가 외동딸 나정이 학교의 한 여선생님과 심한 마찰을 빚은 것이 도화선이 됐다. 그 이후 나정이가 학교에서 계속 스트레스를 받았고 결국에는 이것을 계기가돼 이민을 결행했다.

갑작스런 캐나다 이민생활은 경제적 어려움을 가져다줬다. 김씨는 리스회사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금융 베테랑이지만 캐나다 현지에서 바로 취직하기란 쉽지 않았다. 그래서 김씨만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회사를 다니며 캐나다로 생활비와 학비를 보낸다.

이민법상 영주권자는 일년에 절반인 183일 이상을 캐나다에서 체류해야 하는데 김씨로서는 경제적 사정 때문에 이를 지키지 못하고 있다.

"딸 아이가 보고 싶어 매일 딸아이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 가족사진을 보고 메일을 나눕니다. 아내가 간호학과 출신이라 영어만 익히면 바로 취직이 될 겁니다. 그러면 1~2년안에 가족이 다시 합칠 수 있을 것입니다. 쉬쉬 하지만 저희 말고도 경제적 문제 때문에 가장만 고국으로 돌아온 가족이 꽤 있습니다"고 김씨는 말했다.

비록 가족과 떨어져 있지만 김씨는 딸 나정이가 캐나다 학교생활에 푹 빠져 있는 것이 큰 보람이다.

"한반 학생의 정원은 불과 18명인데 담임선생님은 자원봉사자 1명을 포함해 세분이나 됩니다. 게다가 영어가 부족한 나정이는 ESL과정 영어선생님 세분이 별도 지도를 해줍니다. 교육환경이 국내와는 비교가 안되지요. 캐나다에서 가장 큰 체벌이 학교 안보내는 것이라면 누가 믿겠습니까."

김씨는 "고국을 떠나고 싶은 사람이 어디 있겠냐"며 "하루빨리 국내에서도 이런 선진 교육 시스템이 갖췄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송영웅 주간한국부 기자

입력시간 2001/02/06 17:21


송영웅 주간한국부 herosong@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