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니아의 세게] 커피는 신선함과 정성이 생명

다양한 커피종류, 마시는 방법에 따라 맛 달라

우리나라에서 커피를 최초로 접한 사람은 고종 황제로 알려져 있다. 1895년 아관파천으로 러시아 공사관에 머물면서 커피를 마셨다. 커피의 대중화가 시작된 계기는 한국전 당시 미군에 의해서다.

한국의 커피시장은 1980년대 이래 급성장해 지난해 6,500억원 규모를 넘어섰다. 판매액으로는 인스턴트 3,594억원, 커피믹스 1,980억원, 캔커피 1,520억원, 원두커피 380억원의 순이다.

한국인이 유별나게 즐기는 커피 중 하나는 향커피, 이른바 헤이즐넛이다. 하지만 커피 마니아들은 헤이즐넛을 '커피에 대한 모독'이라고 말한다. 커피 고유의 향을 없애고 인공 향을 원두에 스며들게 했기 때문이다.

이 향은 잘 없어지지 않아 헤이즐넛을 추출한 커피메이커에 다른 커피를 내리면 맛을 버리게 된다는 주장까지 한다.

원두는 커피나무에서 따낸 생두를 볶은 것이다. 원두에는 생두의 형태를 대체로 유지하고 있는 것과 분쇄시킨 분말원두가 있다. 인스턴트 커피는 수용성으로 제조돼 원두커피와 달리 물에 탓을 때 고형성분이 남지 않도록 한 것이다. 원두커피에 크림을 타지않는 것은 일반적이다. 하지만 크림을 타서 마신다 해서 이상할 것은 없다. 문제는 취향이다.


산지에 따라 다른 맛과 향

커피는 산지에 따라 맛과 향이 다르다. 브라질, 콜롬비아, 이디오피아, 인도네시아, 자마이카, 케냐, 탄자니아, 예멘산 등이 있다. 자마이카의 블루마운틴 커피는 세계에서 가장 값비싼 고품격으로 통한다. 사람에 따라 여러 산지의 원두를 배합해 원하는 맛을 내기도 한다.

원두를 고를 때는 색과 모양이 균일한 것이 좋다.

커피는 생두를 볶는 과정과 갈아낸 입자의 크기, 추출하는 방법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일반적으로 강하게 볶을수록 카페인의 양은 줄어든다. 원두를 갈 때는 몇잔을 마실지 염두에 두고 필요한 양만 갈아서 쓰는 것이 좋다. 갈아낸 원두를 보관할 경우 공기와의 접촉면적이 넓어져 커피 향이 손상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곱게 분쇄된 커피에서는 집중적인 풍미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물과 접촉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쓴 맛이나 떫은 맛이 강해질 수 있다. 굵게 간 커피로 강한 맛을 즐기려면 커피 양을 늘리거나 추출시간을 길게 해야 한다. 분쇄된 커피를 살 때는 진공으로 소포장된 것이 좋다.

물론 커피를 볶아주는 가게에서 사면 가장 좋다. 남은 커피는 밀봉한 다음 시원한 곳이나 냉장고에 보관하면 신선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커피는 러시안, 중국식 밀크, 스노우, 카페 플라멩고, 스파이스 커피 카푸치노, 비엔나 커피 등으로 엄청나게 다양하다. 추출된 원액에 우유나 초콜릿, 크림, 오렌지, 버터, 계피, 체리, 달걀 등을 첨가해 변화를 준 것이다.

원액을 그대로 마시는 에스프레소와 물대신 커피로 홍차를 우려낸 티커피도 있다. 술도 적당히 넣어 즐길 수 있지만 너무 많이 넣으면 커피 고유의 향미를 잃게 된다. 널리 이용되는 술은 위스키이며 대표적인 메뉴는 아이리시 커피다.

커피를 손수 갈아서 마시려면 수동식, 전동식 커피밀이 필요하다. 원두커피 추출기로는 이브리크 주전자, 사이폰, 프레스 포트, 에스프레스 포토, 드립퍼, 커피메이커 등 다양한 종류가 있다. 커피를 추출할 때는 신선하고 깨끗한 연수가 좋다. 수돗물은 수도관에 고여있던 부분을 흘려보낸 뒤 사용하면 된다. 추출시 물의 온도는 섭씨 85~95도가 적당하다.

설탕에는 시럽과 백설탕, 흑설탕, 각설탕, 깨진 돌모양의 커피슈거 등이 있다. 온도가 낮은 아이스커피에는 액체 형태의 시럽이 쓰인다. 기타 다른 커피에는 잘 녹은 백설탕이나 흑설탕이면 좋다. 커피잔에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머그나 일반적인 형태면 무난하다.

커피와 궁합이 잘 맞는 음식으로 치즈케이크가 애용된다. 초콜릿 아몬드 비스코티도 잘 어울린다. 커피에 적셔 먹기도 하지만 커피 맛에 주안점을 둔다면 적시지 않는 것이 방법이다. 과자의 각종 성분이 커피에 녹아 들어가기 때문이다.

배연해 주간한국부 기자

김명원 사진부 기자

입력시간 2001/02/06 20:12


배연해 주간한국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