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세상] 데이 마케팅

1년에 한번 여자가 남자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날이 2월14일 '발렌타인데이'이다.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날이며 품어두었던 사랑의 마음을 작은 선물을 통해 표현하는 날이다.

사랑 표현의 매개체가 언제부터인가 초콜릿으로 한정되는 느낌을 주어 자못 씁쓸하지만 발렌타인데이는 사랑하는 남녀의 성절(聖節)이자 최고의 기념일이다.

이와 함께 제과점과 백화점에게는 더할 수 없는 대목이다. 초콜릿은 없어서 못 팔고 각종 선물용품도 진열대를 헐렁할 만큼 팔려나간다. 젊은 사람들의 왕성한 소비력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날이기도 하다. 짭짤한 대목 맛을 본 유통업체들이 최근에는 '데이(day) 마케팅'이라는 신종 마케팅 기법을 내놓기에 이르렀다.

물론 데이 마케팅의 발산지는 발렌타인데이이다. 매월 14일을 각종 기념일로 정하고 이를 통해 매출을 올리려는 속내이다. 기념일을 통한 매출이 적지 않음을 보여주고 있다.

인터넷에서도 각종 기념일을 겨냥한 다양한 행사가 마련돼 있다. 특히 발렌타인데이의 경우 인터넷 쇼핑몰로서는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 발렌타인데이를 지키는(?) 부류의 사람들이 30대 미만의 젊은이이고 이들 대부분이 네티즌들이기 때문이다. n세대를 겨냥한 독특한 공략법으로 벌써부터 인터넷은 시끌벅적하다.

e현대백화점(www.e-hyundai.com)은 심리테스트를 거쳐 남자 친구에게 적합한 선물을 추천해 주는 '관심법을 빌려드립니다' 이벤트를 진행한다. 막연히 상품만 팔기보다는 신세대들의 관심과 흥미를 유도해 손님을 모은다는 전략이다.

또 1,000원 이상 구매고객 전원을 대상으로 프로포즈 사연을 게시판으로 받은 후 추천인 수가 가장 많은 사연을 선정, 삼성동 글래스타워 전광판에 동영상을 제작해 올려준다.

사랑의 선물은 역시 떨어져 있는 사람에게 주거나 받았을 때 진가를 더욱 발휘하는 것. 군대간 애인에게 인터넷으로 선물을 보내는 사이트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지클럽(www.easyclub.co.kr)은 2월9일까지 군대간 애인에게 계급에 맞춰 선물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아이디어 상품들을 마련해 놓고 판매한다. 이 사이트는 또 모든 구매고객에게 14일 '초코렛' 영화시사회에도 초대한다.

신세계사이버몰(www.cybermall.co.kr)은 60만 국군장병과 함께 하는 사랑의 발렌타인데이 이벤트를 진행한다. 군대에 애인을 보낸 연인 중 20명을 선정해 사랑의 초콜릿 바구니를 군부대로 보내준다.

좀 더 색다른 선물을 주고 싶다면 온라인 애인만들기 사이트인 앤커플(www.ncouple.co.kr)에 접속해 보자. 앤커플은 온라인상에서 연인에게 일정기간 써온 편지를 저장했다가 책으로 만들어주는 온라인 연애편지 모음집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e메일로 받은 사랑의 편지는 삭제하기도, 그렇다고 마냥 보관하기도 싶지 않다. 저장용량의 한계 때문에 일정 시간이 지나면 지워버리거나 별도로 저장해 두어야 한다. 특히 n세대들에게 연애 e메일은 영원히 간직해 두어야 할 소중한 기억이기 때문에 보관에 더욱 어려움을 겪는다.

이에 따라 최근 앤커플의 연애편지 모음집 서비스 체리북은 저장용도와 함께 선물용으로도 크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용자수가 동시접속 1만5,000여명을 기록할 정도.

체리북을 만들려면 시작하는 날짜와 끝나는 날짜를 이용자의 희망에 따라 정한 후 편지의 배경으로 사용되는 카드는 다양한 콘텐츠 중 임의로 골라 사용할 수 있다.

아이아이러브(www.iilove.com), 야후코리아(www.yahoo.co.kr), 초콜릿생산업체인 허쉬(www.hersheys.com)는 공동으로 발렌타인데이 초콜릿 판매에 경매방식을 동원하고, 경매수익금을 모두 불우이웃돕기에 쓰는 행사를 펼친다. 경매되는 초콜릿은 포장전문 디자이너 황인자씨(한국선물보장전문가협회 이사)의 작품으로 쉽게 구할 수 없는 디자인들이다.

이밖에 삼성몰(www.samsungmall.co.kr), 인터넷공동구매(www.my09.com), 인터파크( www.interpark.com), 한솔CS클럽(www.csclub.com) 등도 발렌타인데이에 맞춰 초콜릿, 커플링, 액세서리, 팬시용품, 꽃바구니 등의 선물용품 특별전을 마련하고 네티즌들의 클릭을 기다리고 있다.

이경우 전자신문인터넷부 기자

입력시간 2001/02/06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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